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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은진슬 Feb 23. 2018

온 세계 시각장애인과 비시각장애인을 하나로 연결하는 앱

Be my eyes 설립자의 TED talk

ⓒTED_Yotue


(박수)


감사합니다.


여러분은 좀 더 나은 세상을 위해 자원봉사를 하고 싶다고 생각해 본 적이 있나요?

하지만, 당신의 시간은 늘 부족하고, 빡빡한 스케줄을 맞추기도 너무 어렵죠.

자! 이젠 당신도 이 어플리케이션을 이용하면 손쉽게 자원봉사를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먼저, 다른 측면에서 이야기를 시작해 보겠습니다.


ⓒTED_Yotue


당신이 시각장애인이라고 가정해 봅시다.

(갑자기 강연장 조명이 꺼진다.)


와우! 좋아요.


당신은 저녁식사를 요리하기 위해 부엌에 서 있고, 레시피 노트에는 ‘코코넛 밀크를 넣으세요.’라고 나와 있습니다. 당신은 찬장을 열었고, 그 곳에는 똑 같은 크기와 모양의 캔이 세 개 있습니다. 그 중 한 개가 코코넛 밀크죠.


자! 이제 당신은 어떻게 할까요?


글쎄요, 당신은 아마 도박을 해 볼 수도 있을 것입니다.

물론, 별로 좋은 생각이 아니라는 건 내가 보증할 수 있지요.


또 다른 대안은, 재킷을 입고 세 개의 캔을 들고 흰지팡이까지 들고, 오늘만 벌써 두 번째 방문인 이웃집으로 걸어가며 당신은 이렇게 생각하는 겁니다. ‘그는 참 도움이 많이 되는 이웃이야. 다음에 커피 한 잔 하자고 해야겠어.’ 그리고는 그의 집 초인종을 누르고, 코코넛 밀크 캔이 어떤 것인지 물어보는 겁니다.


시각장애인들의 일상생활 속에서, 이렇듯, 찰나의 순간 비시각장애인의 눈이 필요한 상황들은 너무나도 비일비재합니다.

 

이 우유의 유통기한은 언제까지인지, 내가 사용한 전기료는 얼마인지, 외출 전에 거울을 보며 내 상태를 체크해 보는 것 등등…


물론, 가끔씩 이웃에게 도움을 받는 것 정도는 괜찮습니다. 하지만, 거기에도 제한은 있지요. 물론, 당신도 당신의 운을 너무 많이 소진시키고 싶지는 않을 겁니다.


ⓒTED_Yotue


제가 이런 이슈에 깊이 공감하는 이유는, 바로 저 자신이 시각장애인이기 때문입니다.


저는 180도 정상 시야각을 가지고 태어났지만, 현재까지 살아오는 과정에서, 이제는 5도 정도의 시야각 밖에 남지 않았습니다. 지금 제가 정면을 똑바로 응시하면, 딱 두 사람을 볼 수 있지요.


(자신의 시야에 들어오는 딱 두 사람을 향하여…)


와주셔서 감사합니다.


(웃음) 


저는 덴마크 시각장애인 협회에서 일하고 있는데, 처음 2년 동안의 제 일은, 컨설턴트로서 시각장애인들의 가정을 방문하여, 시각장애를 가지고 어떻게 요리를 할 수 있는지 조언하는 것이었습니다.


제가 시각장애인들을 방문했을 때, 매우 자주 들었던 말은, ‘하루에 한 두 번 아주 잠깐씩만이라도 내가 볼 수 있다면, 지금보다 훨씬 더 독립적으로 할 수 있는 일들이 많아질텐데… 그러면, 친구들이나 가족들에게 도와달라고 요청하지 않아도 될텐데…’라는 것이었습니다.


ⓒCSB NEWS_Yotue



<Be my eyes>는, 시각장애인이 직접 도움을 요청하지 않고도 도움을 받을 수 있는, 도움을 받기 위해 우리 집에 진짜 누군가를 들이지 않고도 누군가를 우리 집에 들일 수 있는, 저의 작은 마법 트릭 입니다.


<Be my eyes>는, 도움이 필요한 시각장애인의 아이폰과 비시각장애인의 아이폰을 화상채팅을 매계로 연결하는 어플리케이션입니다. 물론, 저의 시각장애인 친구들은 이미 Skype나 Facetime 등을 통해 화상채팅으로 도움을 받고 있었지요. 하지만, 그들은 도움을 받기 위해 가족과 친구들에게 반복적으로 화상채팅을 요청해야 했습니다. 


하지만, <Be my eyes>의 다른 점은, 시각장애인이 도움을 받기 위해 가족이나 친구에게 화상채팅을 요청하는 대신,< Be my eyes>에 등록된 자원봉사자들에게 화상 채팅를 요청하여 도움을 받을 수 있다는 것입니다.


시각장애인 입장에서는, 내가 필요할 때 기꺼이 돕고자 자원봉사자로 등록한 사람에게 도움을 요청하는 것이기 때문에, 도움의 안정성과 확신을 가질 수 있습니다. 또한, 자원봉사자는, 잠깐 자신의 아이폰만 들여다 보면, 도움이 필요한 시각장애인의 집에 직접 들어가지 않고도 ‘왼쪽 것이 코코넛 밀크입니다.’라고 말해줄 수 있지요.


물론, 당신은 도와줘서 고맙다며 커피를 권할 필요도 없이 고맙다는 한 마디 남기고는 하던 요리를 계속 할 수 있습니다.


ⓒCBS NEWS_Yotue


<Be my eyes>는 자원봉사자가 되는 매우 새로운 방법과 가장 쉽고 편리하게 자원봉사를 할 수 있는 방법을 제안합니다. 저는 이것을 ‘미시적 자원봉사’라고 부르기를 좋아합니다.


이제 당신은 어디서든 자원봉사를 할 수 있습니다. 회사에서 휴식시간이 생길 때도, 긴 줄이 늘어선 슈퍼마켓에서 차례를 기다리면서도, 심지어, 당신의 집 소파에 누워서도 말이죠.


우리 중 많은 사람들은, 휴식시간이 생길 때마다 ‘Angry bird’나 ‘Fruits Ninja’ 같은 게임을 합니다.


이 게임 이름들 참 맘에 들어요.


(웃음)


제 생각에, 우리는 좀 더 나아질 수 있습니다.


우리는, 가벼운 게임을 하는 대신, 가벼운 미시적 자원봉사를 할 수 있습니다.


저는, 좀 더 좋은 일을 하고 싶은 분들에게, <Be my eyes>가 대안이 될 수 있음을 바라고 또 확신합니다.


우리의 바람을 현실화 하기 위해, 우리는 <Be my eyes>를 비영리단체 형태로 만들었으며, 우리의 목표는, 온 세계의 시각장애인과 비시각장애인들을 하나로 연결하는 것입니다.


매일 아침, 거울 속에 비친 당신의 모습을 볼 수 있다는 것은, 우리에게 그저 주어지는 당연한 일이 아닙니다.  


하지만, 당신의 눈과 <Be my eyes>가 함께 거울 속 우리의 모습을 바라볼 수 있다면, 아마도, 우리는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을 좀 더 나은 세상으로 만들 수 있을 것입니다.


감사합니다.

 


▼ 원본 영상을 보고 싶으신 분들은 아래의 URL을 클릭해보세요 ▼


1. TED_Be My Eyes

https://www.youtube.com/watch?v=IfeLJxCSLC0&feature=youtu.be



2. CBS News

'Be My Eyes' app helps blind people do everyday things

https://www.youtube.com/watch?v=W61LV1P6AqI&feature=youtu.b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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