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수도 살 가치가 있을까

by 쿠크다스

오늘은 밥을 먹다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백수도 살 가치가 있을까?


직장도 없고 돈도 없고, 1년동안 아무런 성과 없이 그저 서류 제출과 면접만 의미없이 반복하는 나도 살 가치가 있는 인간일까?


남들은 회사에 가서 일을 하고 있을 시간에, 나는 수십 개의 구직 사이트를 들락거리며 공고를 뒤적이고 있다.

남들은 고민없이 살 1000원짜리 물건을, 나는 줄어드는 통장 잔고가 생각나 발길을 돌린다.


4년간 3200만원의 등록금을 내고, 고작 1년의 경력을 채운 뒤 벌써 1년째 백수로 지내고 있는 딸은 부모님은 뭐라고 생각하실까. 아마 너무 한심해보이겠지.


밥 때가 되면 백수 주제에 이것저것 주워먹는다고 생각하지 않을까.

도대체 뭘하고 있는거냐고 한 소리하고 싶은 말이 목구멍까지 차오르지만, 그래도 자식이라고 애써 참고 있는건 아닐까.


아빠는 모르겠지만 엄마는 나를 못마땅해하는 것이 불쑥불쑥 느껴져서 가끔은 내 자신이 안쓰럽기도 하고, 동시에 그런 내가 너무 싫어진다.


백수 주제에, 왜 맛있는게 먹고 싶고 왜 예쁜 옷이 입고 싶고 왜 좋은 데를 가고 싶을까. 나는 그런 걸 누릴 수 있는 상황이 아닌데.


1년 전 그날, 난 직업과 동시에 사소한 행복을 누릴 수 있는 자격도 잃어버린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