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정소장 Aug 01. 2021

회사는 변하지 않는다

 슬픈 현실이자 자명한 사실입니다. 회사는 우리의 기대치를 맞춰주지 않습니다. 그렇다면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우리가 변해야죠. 회사에 대한 기대치를 낮춰야 합니다. 회사에 거는 기대가 큰 만큼 실망도 큽니다.


 “내년엔 더 올려줄게” 매년 빠지지 않고 듣는 말입니다. 연봉협상 테이블에서 나오는 단골 멘트죠. 저 또한 매번 들었던 이야기입니다. 다음 연봉 협상 때 어떻게 됐을까요? 50만 원 올랐습니다. 월급이 아니고요. ‘연봉’이 50만 원 올랐어요. 월급으로 계산하면 ‘4만 원’입니다. ‘내년’이란 말에 내심 큰 기대를 했습니다. 하지만 회사는 변하지 않았습니다.

 여러분도 이런 경험 있으신가요? 월급뿐만 아니라 회사 복지, 문화도 마찬가지입니다. 회사는 큰 기대를 주지만 항상 기대를 저버립니다. 매번 똑같은 방식으로 직원을 살살 구슬리죠. 아닐 걸 알면서도 마음 한 구석에는 작은 기대가 자라납니다. 결과를 들여다보면 실망과 좌절만 가득하죠. ‘공수표’라는 말은 이럴 때 쓰는 건가 봅니다.


 누구나 회사에 바라는 모습이 있습니다. 월급을 많이 줬으면 좋겠고, 점심시간이 30분 더 늘어났으면 하죠. 상사 눈치를 살피지 않고 칼퇴하는 문화가 생기길 바라고, 명절 상여금이 왕창 들어오길 바랄 겁니다. 이 외에도 아주 사소한 부분까지 회사에 거는 기대가 있을 거예요.


 슬픈 현실이지만 회사에게 우리는 ‘부품’ 일 수도 있습니다. 일하며 쌓인 불만이 터져 사직서를 내더라도, 그 자리는 영원히 공석이 아닙니다. 누군가 들어와 자리를 채우고 업무를 하겠죠. 회사 입장에선 그리 아쉬울 것이 없습니다. 채용공고만 올려도 지원자가 수두룩하게 몰리는 시국이잖아요? 내가 아니더라도 회사는 잘 돌아가고 일 할 사람은 널렸습니다. 그러니까 직원의 기대를 충족해주지 못하더라도, 혹은 안 해주더라도 회사는 손해 볼 게 없습니다. 회사에 기대를 한 직원의 마음만 쓰라린 거죠.

 회사는 변하지 않습니다. 슬픈 현실이자 자명한 사실입니다. 회사는 우리의 기대치를 맞춰주지 않습니다. 그렇다면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우리가 변해야죠. 회사에 대한 기대치를 낮춰야 합니다. 회사에 거는 기대가 큰 만큼 실망도 큽니다. 상처 받지 않고 좌절하지 않으려면, 회사를 향한 기대를 내려놔야 해요. 


 내가 회사에 80을 쏟는데 회사는 나에게 50 정도 쓴다면, 회사에 쓰는 마음을 40~50으로 줄이자고요. 기대치를 그 수준으로 낮춰서 생활하는 거예요. 회사가 자아실현의 공간이자, 회사의 성공이 내 인생의 성공이었나요? 한 때 저에게 회사는 그런 존재였답니다. 지금은 그냥 돈 버는 곳, 맛있는 걸 먹기 위해 노동력을 투여하는 장소로 생각하고 있어요. 기대치를 낮추고 마음을 적게 쓰니까 한결 편안해졌습니다. 실망감도 확실히 덜하고요.


 감히 말하건대, 회사와 우리는 동등한 관계라 생각합니다. 서로 계약 관계잖아요. 회사가 실망스러운 모습을 보인다면 나도 그 수준에 맞추는 거죠. 사랑과 우정 관계라면 누구 한 명이 손해 보더라도 관계가 유지될 수도 있죠. 가끔은 깨질 때도 있지만요. 회사와 나의 관계는 철저한 ‘계약 관계’입니다. 물론 업무를 대충 하거나 출근을 하지 않는 식의 극단적인 방법은 아니고요. 앞서 말한 것처럼 기대치를 내려놓자고요. 회사는 나에게 언제든 떠날 수 있는 곳, 그저 밥벌이하는 공간처럼요.

 모든 회사가 직원의 기대에 못 미친다는 건 절대 아닙니다. 직원을 사랑하고 직원과 함께 성장하는 회사가 더 많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변하지 않는 회사나 직원을 일개 부품 취급하는 회사에선 기대치를 내려놓고 일하는 것이 훨씬 도움 될 거라 생각해요. 우리가 변하는 것이 가장 확실하니까요. 상처 받지 않고 마음 쓰지 않고 똑똑하게 일하는 방법, 이것이 바로 ‘스마트워크’의 시작 아닐까요?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