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딴짓의 힘> 김충만
한 직장인이 있습니다. 그는 회사에서 바쁠수록 더 중요한 사람, 열심히 살고 있는 사람이라고 생각합니다. 쉬는 순간 경쟁에서 밀려나 도태될 뿐이니 미친 듯 일만 합니다. 자기 자신을 착취하면서 말이죠.
자신의 커리어를 만들어 가는 것은 중요합니다. 하지만 삶의 주도권을 잃어버린 채 브레이크 없이 달리기만 한다면, 번아웃에 빠지게 됩니다. 바쁨을 의무감으로 생각하고 일에 몰두했던 직장인은 끌려 다니는 삶일 뿐입니다.
김충만 작가의 <딴짓의 힘>은 번아웃에 빠진 직장인, 삶의 주도권을 잃은 사람에게 ‘딴짓’을 권합니다. 딴짓으로 본업을 내팽개치고 떠나는 것이 아닙니다. 바쁜 일상에서 잠시 벗어나 자신의 내면에 집중하고 다시 돌아오는 것에 의미가 있습니다. 딴짓의 힘은 딴짓을 하고 돌아왔을 때 펼쳐집니다. 새로운 아이디어를 떠올리게 하며, 자신의 삶의 주도권을 찾게 합니다.
작가는 딴짓이 삶의 전환이며 회복이라고 강조합니다. 번아웃에 빠진 사람에게 딴짓만큼 좋은 건 없다는 것이죠. 바쁜 삶 속에서 잠시 멈추는 것은 뒤처지는 것이 아닙니다. 충전 시간을 가지며 일상을 회복하는 원동력입니다.
우리가 알고 있는 유명인사들도 딴짓을 즐겨합니다. 투자의 귀재 워랜 버핏은 멍 때리는 시간을 가집니다. 출근하면 책상에 앉아 천장을 바라보며 하루를 시작하죠. 스티브 잡스는 산책을 했습니다. 중요한 협상을 할 때, 산책을 하며 대화를 나눴다는 유명한 일화도 있습니다. 기타 연주와 시낭송도 그가 했던 딴짓입니다. 영화감독 우디 앨런은 온수 샤워를 즐겨했습니다. 풀리지 않는 일이 생기면 모든 걸 내려놓고 욕실로 향했습니다. 이 외 수많은 과학자, 수학자, 철학자들이 딴짓으로 휴식을 가졌습니다. 그 시간 덕분에 영감과 아이디어를 얻었습니다.
딴짓은 일상을 살아가는데 중요한 시간입니다. 제가 하는 딴짓도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화가 났던 일, 기뻤던 일, 슬펐던 일 등 간략하게 기록합니다. 완벽한 문장을 만든다던가, 멋진 문장을 뽑아내려고 하지 않습니다. 그것도 단 세 줄만 씁니다. 부담 없이 쓸 수 있는 분량입니다. 글을 쓰며 그날 있었던 감정을 정리하고 마음을 다스립니다. 아주 쉬운 딴짓이니 여러분도 해보시기 바랍니다.
레이싱 경주를 보면 의아한 장면이 있습니다. 잘 달리던 차가 갑자기 속도를 늦추고 차고로 들어옵니다. ‘피트인(Pit in)'이라고 합니다. 정지한 차가 다시 속도를 높이는데 소요되는 시간은 20초 이상 걸립니다. 1초라도 더 빨리 달려야 하는데 왜 멈추는 걸까요?
바로 잘 달리기 위함입니다. 빠른 속도로 트랙을 주파하면 타이어 마모가 생깁니다. 그 타이어로 계속 트랙을 달린다고 생각해 보세요. 마모된 타이어로 코너링을 하게 되면 차량이 미끄러집니다. 아무리 핸들을 바로잡아도 소용없습니다. 큰 사고가 발생하게 되는 거죠. 레이스를 완주하기 위해 피트인을 하는 것입니다.
번아웃에 빠진 직장인에게 <딴짓의 힘>을 권합니다. 우리의 일상도 피트인이 필요합니다. 서두름과 재촉 속에서 살다가 자칫 방향을 잃고 미끄러질 수 있습니다. ‘너무 바쁘면 잘못 살고 있는 것이다’라는 말이 있습니다. 딴짓으로 내 삶의 주도권을 회복하고 앞으로 나아갈 힘을 얻길 바랍니다. 잠깐의 딴짓이 우리의 삶을 건강하게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