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직히 출근 생각하면 잠이 안 오는 당신에게> 이하루
일요일 저녁은 항상 기분이 우울합니다. 다음날이 ‘월요일’이기 때문입니다. 꿀맛 같던 주말은 가고 지옥 같은 한 주가 시작됩니다. 오늘이 금요일 저녁이었으면 하는 헛된 바람만 가득하죠. 일찍 침대에 누웠지만 출근 생각에 잠이 오지 않습니다. 매주 이렇게 월요일을 맞이합니다.
이하루 작가는 <솔직히 출근 생각하면 잠이 안 오는 당신에게>에서 월요일을 앞둔 자신의 마음을 제목으로 솔직하게 표현했습니다. 이 책은 힘든 직장생활을 하며 겪었던 작가의 빡센 하루가 그대로 담겨있습니다. 하이퍼 리얼리즘이 녹아든 이야기를 직장인 독자라면 문장마다 공감할 것입니다. 일요일 밤, 걱정 없이 잠들고 싶은 여러분에게 월요일 극복 에세이를 소개하겠습니다.
작가는 회사는 미워해도 회사 사람은 미워하지 않으려 애씁니다. 회사 사람도 한낱 월급 받는 노동자일 뿐이니까요. 모두 같은 처지라고 말합니다. 하지만 쉽지 않습니다. 회사는 원래 힘들고 짜증 나고 고된 곳입니다. 매달 무례한 사람들과 무리한 업무를 진행하던 작가는 몸 상태가 엉망이 되었습니다. 대상포진, 공황장애, 탈모 등 스트레스에 시달리며 고통받았습니다. 그런데도 일은 계속했습니다. 아니, 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새벽 1시까지 일하고 새벽 6시에 일어나 다시 회사로 향했습니다. 결국 작가는 몸과 마음이 무너졌습니다.
업무에 시달리던 작가에게 불안과 우울증상이 나타났습니다. 버스를 기다리던 중 어지러움이 찾아왔고 버스에서는 매스꺼움을 느꼈습니다. 사무실에서 호흡하는 게 어려웠고요. 잠을 자면서 식은땀을 흘렸습니다. 월요일을 맞이하면 심한 두통까지 찾아왔습니다. 작가는 힘든 현실을 피하고 싶지 않았습니다. 자신의 감정을 직접 마주하기 위해 심리상담소를 찾아갑니다.
작가와 저는 닮은 점이 많습니다. 올해로 6년째입니다. 매주 신경정신과를 찾아 치료를 받고 있습니다. 원인은 회사 스트레스였습니다. 본인의 성과를 위해 아랫사람을 쥐어짜는 부장 밑에서 일했습니다. 버텨낸다고 생각했지만 아니었죠. 출근길 지하철에서 알 수 없는 눈물을 흘렸습니다. 머리가 어지럽고 구토 증세가 일어났습니다. 저는 괜찮지 않았습니다. 며칠 뒤 회사 인근 병원을 찾아가 진료를 받았습니다.
심리상담이나 정신과에 가는 게 어려울 수 있습니다. 왠지 모를 불편함 때문이죠. 병원을 들어서는 순간 불편함은 사라집니다. 괴물이 있을 것 같고, 난폭하거나 깊은 우울함에 빠진 사람이 있는 곳이 아닙니다. 우리와 똑같은 그리고 나와 닮은 사람들이 진료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작가는 심리상담과 정신과에 가는 걸 망설이는 사람에게 “하루라도 건강한 마음으로 살기 위해 일단 가보라”라고 말합니다. 저도 작가의 말에 덧붙이고 싶습니다. “정말 어렵지 않습니다.”
작가는 상담을 받으며 마음가짐이 달라졌습니다. 상담사의 공감과 경청 덕분에 남들에게 쉽게 할 수 없었던 이야기도 털어놓았고요. 현재 자신의 문제에 대해 전혀 다른 식으로 접근하는 방법도 찾았습니다. 사람들은 몸이 아파서 치료받는 건 당연하게 생각합니다. 마음이 아플 때 치료받는 일에는 인색하죠. 그럴수록 더욱 깊은 아픔에 빠집니다. 내 몸의 증상처럼 내 마음의 상태도 섬세하게 살펴야 합니다.
심리상담 치료를 끝낸 작가는 더 이상 회사에 마음 쓰지 않습니다. 회사에 마음 쓰는 자신의 마음이 아깝다고 느꼈거든요. 이전과 다른 마음가짐으로 출근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퇴근 후에 할 수 있는 ‘의미 있는 일’에 집중하기로 했습니다.
<솔직히 출근 생각하면 잠이 안 오는 당신에게>는 대만과 중국에 출간 예정입니다. 직장생활이 힘든 건 다른 나라도 마찬가지인가 봅니다. 하루빨리 출간되어 전 세계 직장인들이 에세이를 읽고 많은 공감을 했으면 좋겠습니다.
마지막으로 작가의 ‘직장생활 꿀팁’을 알려드리며 이야기를 마무리하겠습니다. 심리상담보다 더 쉬운 방법입니다. 바로 ‘욕’입니다. 영국의 한 연구팀에 의하면 욕이 스트레스를 감소시킨다고 합니다. 오늘도 회사에서 고통스러운 순간을 보내는 직장인 여러분, 당신이 알고 있는 가장 상스럽고 추악한 욕을 떠올려보세요. 주변에 아무도 없는 걸 확인했다면 나지막하게 내뱉어봅시다. “X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