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2035년 탄소중립이라는 꿈을 현실로 만들다

by GLEC글렉

한라산이 지켜본 역사적 선언

2024년 5월 1일, 한라수목원 잔디광장에 모인 사람들의 눈빛이 유난히 밝았다. 제주특별자치도가 "에너지 대전환을 통한 2035 탄소중립 비전"을 선포하는 순간이었기 때문이다. 정부의 2050년 탄소중립 목표보다 15년이나 앞선 이 야심찬 계획은 단순한 정책 발표를 넘어, 제주가 아시아 최초 무탄소 도시로 도약하겠다는 의지의 표명이었다.


오영훈 제주지사는 그날 이렇게 말했다. "제주와 대한민국의 미래가 탄소중립에 달려 있는 만큼 가장 먼저 시작한 제주가 가장 먼저 탄소중립 사회를 열겠다." 그의 목소리에는 확신이 담겨 있었다.


숫자로 말하는 제주의 각오

제주도가 전문가 그룹과 함께 연구한 결과는 명확했다. 2035년 제주지역 탄소배출량은 총 600만톤으로 예상되며, 순배출 제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재생에너지 7기가와트 이상과 그린수소 6만톤 이상을 생산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언뜻 불가능해 보이는 이 수치들 뒤에는 제주만의 특별한 전략이 숨어 있었다.


바로 바람과 태양, 그리고 바다였다. 제주는 예로부터 바람의 섬이었고, 이제 그 바람이 탄소중립의 핵심 동력이 되려 한다. 해상풍력을 중심으로 한 재생에너지 발전 비율을 70퍼센트 이상으로 끌어올리고, 화력발전을 수소발전으로 완전히 대체하겠다는 것이 제주의 계획이다.


변화는 이미 시작되었다

2026년까지라는 단기 목표부터 살펴보면, 제주의 진정성을 확인할 수 있다. 해상풍력 발전설비 6메가와트를 추가로 구축하고, 수전해 시설을 15메가와트 이상 확충한다는 구체적인 계획이 그것이다. 이는 단순한 선언이 아닌, 실행 가능한 로드맵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특히 주목할 부분은 교통 분야의 변화다. 제주도는 내연차량 등록을 규제하는 동시에 대형차량의 수소차 전환을 가속화하고 있다. 관광지로 유명한 제주에서 이런 정책을 펼친다는 것은 쉽지 않은 결정이었을 것이다. 하지만 제주는 수소 트램 도입과 같은 혁신적인 대안을 제시하며 지속가능한 관광의 새로운 모델을 만들어가고 있다.


기술과 협력의 힘

제주의 탄소중립 도전이 더욱 현실적으로 느껴지는 이유는 구체적인 파트너십 때문이다. 2024년 12월 3일, 한전KDN과 제주도가 체결한 업무협약은 그 증거다. 빅데이터, 인공지능, 디지털 트윈, 섹터 커플링 등 4대 핵심 기술을 기반으로 한 이 협력은 제주의 에너지 전환을 한층 가속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분산에너지 특화지역 ICT 기반 에너지 데이터 통합센터 구축, 가상발전소와 에너지저장장치 등 신산업 분야 솔루션 개발 등은 제주를 단순한 관광지가 아닌 에너지 혁신의 중심지로 탈바꿈시킬 핵심 요소들이다.


새로운 생태계의 탄생

오영훈 지사가 언급한 "에너지 선도기업이 참여하는 새로운 비즈니스 생태계"라는 표현이 흥미롭다. 제주의 탄소중립 계획은 환경을 지키는 것을 넘어 새로운 경제 모델을 창출하겠다는 의도를 담고 있다. 에너지 신산업 육성과 지역 일자리 창출, 그리고 관광과 에너지가 융합된 새로운 관광 모델까지, 제주는 탄소중립을 통해 다면적인 성장을 꿈꾸고 있다.


도전 앞에 선 제주

물론 앞길이 평탄하지만은 않다. 막대한 초기 투자비용 조달, 기술적 안정성 확보, 에너지 수급 균형 관리 등 해결해야 할 과제들이 산적해 있다. 하지만 제주는 이미 그 첫걸음을 내디뎠다. 중요한 것은 완벽한 계획이 아니라 시작하는 용기였고, 제주는 그 용기를 보여줬다.


제주가 그리는 미래

제주도의 2035 탄소중립 비전이 단순한 환경 정책을 넘어 주목받는 이유는 그 파급효과 때문이다. 제주가 아시아 최초 무탄소 도시로 성공한다면, 이는 전 세계 섬 지역들에게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하는 모범사례가 될 것이다. 기후위기 대응과 에너지 안보 문제 해결, 그리고 지역경제 활성화를 동시에 달성할 수 있다는 것을 증명하는 셈이다.


제주의 이런 도전이 성공하려면 기술 혁신과 정책 지원, 시민 참여와 투자 유치가 모두 조화롭게 이뤄져야 한다. 쉽지 않은 길이지만, 제주는 이미 그 여정을 시작했다. 바람의 섬에서 시작된 이 변화가 어떤 결과를 가져올지, 전 세계가 주목하고 있다.


제주도의 2035 탄소중립 도전. 이것은 꿈이 아닌 현실이 되어가는 이야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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