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부 : 항공업계의 탄소중립 로드맵

2050 Net Zero를 향한 여정

Jun 12. 2025

들어가며 : "비행기 타는 게 이렇게 죄스러울 줄이야"

지난달 유럽 출장을 다녀온 친구가 카페에서 한숨을 쉬며 말했습니다.

"요즘 비행기 타는 게 너무 죄스러워. 뉴스에서 맨날 항공업계 탄소배출이 얼마나 심각한지 나오잖아. 그런데 일 때문에 안 탈 수도 없고..."

정말 많은 사람들이 공감할 이야기예요. 전 세계가 기후변화 대응에 나서고 있는 가운데, 항공업계는 특히 주목받는 분야입니다. 2018년 전 세계 항공 운송으로 인한 CO2 배출량이 약 9억 3,000만 톤에 달했거든요.

하지만 동시에 항공업계는 가장 적극적으로 탄소중립에 나서고 있는 산업 중 하나이기도 합니다. 오늘은 항공업계의 구체적인 탄소중립 로드맵과 그 중심에 있는 SAF의 역할을 살펴보겠습니다.

Chapter 1 : 항공업계가 직면한 현실

숫자로 보는 항공업계의 도전

항공업계는 글로벌 GDP의 주요 배출원 중 하나입니다. 생각해보세요. 하루에 전 세계에서 얼마나 많은 비행기가 뜨고 내리는지 말이에요. 그 모든 비행기들이 연료를 태우며 하늘을 날아다니는 거죠.

하지만 이 업계가 특별한 이유는 다른 산업과 달리 대체재를 찾기가 매우 어렵다는 점입니다. 화물차는 전기트럭으로 바꿀 수 있지만, 대서양을 건너는 항공기를 전기로 날리기는 현재 기술로는 불가능해요.

그래서 항공업계만의 특별한 접근이 필요했던 겁니다.

Chapter 2 : ICAO와 IATA의 마스터플랜

ICAO의 글로벌 전략

국제민간항공기구(ICAO)에서 내놓은 해답이 바로 CORSIA(국제항공 탄소상쇄 및 감축제도)입니다. 2021년부터 시범 실시해서 2027년부터 본격 시행하는데, 2020년 대비 국제항공 CO2 배출량 증가분을 상쇄하겠다는 목표예요.

그리고 2022년 제41차 ICAO 총회에서는 결정적인 선언을 했습니다. "2050년까지 탄소중립 달성"이라는 장기 목표를 설정한 거죠.

IATA의 4단계 통합 전략

국제항공운송협회(IATA)는 더 구체적인 전략을 제시했습니다. 탄소중립 달성을 위한 4단계 통합 전략인데, 각각의 기여도까지 명확히 했어요.

항공기 기술 개선이 12%를 담당합니다. 차세대 항공기 엔진 개발, 경량화 소재 적용, 공기역학적 설계 최적화 등이 포함되죠.

운항 효율성 향상은 6%를 기여합니다. 항로 최적화, 연료 효율적 운항 절차, 공항 지상 운영 개선 등이 여기에 해당해요.

탄소 포집 및 저장기술이 19%를 담당합니다. CCUS(Carbon Capture, Utilization & Storage), 직접 공기 포집(DAC) 기술, 산림 복원 프로젝트 등이 포함됩니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것이 바로 지속 가능한 항공연료(SAF)로, 무려 65%의 역할을 담당합니다.

Chapter 3 : SAF가 핵심인 이유

65%의 무게

SAF가 항공업계 탄소중립 목표 달성의 65%를 책임진다는 건 정말 엄청난 비중이에요. 다른 어떤 기술보다도 중요한 역할을 의미합니다.

왜 SAF가 이렇게 중요할까요? 간단합니다. 현재 기술로 즉시 적용 가능한 유일한 대규모 솔루션이기 때문입니다. 기존 항공기와 인프라를 그대로 활용할 수 있고, 장거리 항공편에도 제약 없이 적용할 수 있어요.

단계별 확대 로드맵

2025년 목표는 글로벌 SAF 생산량을 연간 20억 리터로, 전체 항공연료 대비 혼합 비율을 2%로 설정했습니다.

2030년 중간 목표는 더 야심찹니다. 글로벌 SAF 생산량을 연간 330억 리터로, 전체 항공연료 대비 혼합 비율을 10%로, 생애주기 온실가스 배출을 50% 감축하겠다는 거예요.

2050년 최종 목표는 SAF를 통한 탄소 배출 65% 감축과 완전한 탄소중립 항공 운송 실현입니다.

Chapter 4 : 세계 각국의 정책 경쟁

유럽연합의 선도적 움직임

유럽이 가장 적극적입니다. ReFuelEU Aviation 이니셔티브를 통해 2025년부터 EU 공항에서 SAF 의무 혼합을 시작해요. 2030년에는 5%, 2050년에는 63%까지 의무 혼합 비율을 높이겠다고 했습니다.

Fit for 55 패키지도 주목할 만한데, 2030년까지 온실가스 55% 감축 목표와 함께 항공업계에 대한 구체적 감축 의무를 부여했어요.

미국의 정책 추진

미국도 SAF Grand Challenge를 통해 2030년까지 연간 110억 리터 SAF 생산 목표를 세웠습니다. 정부와 민간의 협력을 통한 대규모 투자와 세제 혜택을 통한 생산 인센티브를 제공하고 있어요.

아시아 태평양의 움직임

일본은 2030년까지 SAF 혼합 비율 10% 목표와 정부 주도의 기술 개발 지원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싱가포르는 아시아 SAF 허브 구축 계획을 세우고 지역 항공사들과의 협력을 강화하고 있어요.

Chapter 5 : 항공사들의 실제 노력

대형 항공사들의 선도적 노력

United Airlines는 2050년까지 100% 탄소중립 목표를 세우고, SAF 구매 약정을 통한 시장 확대에 기여하고 있습니다. Venture Capital을 통한 SAF 스타트업 투자도 적극적으로 하고 있어요.

Delta Air Lines는 10억 달러 규모의 탄소중립 투자 계획을 발표하고, SAF 공급업체와의 장기 구매 계약을 체결했습니다.

KLM은 2030년까지 SAF 사용량 10% 목표를 세우고, 고객 참여형 SAF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어요.

국내 항공사들의 움직임

대한항공도 2050년 탄소중립을 선언하고 SAF 도입을 위한 파트너십을 구축하고 있습니다. 아시아나항공은 친환경 운항 프로그램을 강화하고 SAF 테스트 비행을 실시했어요.

Chapter 6 : SAF 생산과 공급망의 현실

현재와 미래의 격차

현재 상황을 보면 좀 답답해집니다. 2023년 기준으로 연간 약 3억 리터만 생산되고 있거든요. 2030년 목표인 330억 리터를 달성하려면 무려 110배를 증가시켜야 해요.

주요 생산업체들의 계획

Neste는 핀란드 기반의 세계 최대 SAF 생산업체이고, BP는 대규모 바이오연료 정제소 건설을 계획하고 있습니다. Shell은 바이오연료와 e-fuel 복합 전략을, TotalEnergies는 프랑스 기반 통합 생산 체계를 구축하고 있어요.

원료의 진화

1세대 원료로는 폐식용유와 동물성 지방을 사용하는데, 상업적 생산 기술이 이미 확립되어 있습니다.

2세대 원료는 목질계 바이오매스와 농업 폐기물을 활용하는데, 대량 생산 잠재력이 높아요.

3세대 원료로는 조류(algae) 기반과 합성 연료(e-fuel)가 있는데, 이건 장기적 혁신 기술로 분류됩니다.

Chapter 7 : 경제적 현실과 전망

가격의 벽

현재 가장 큰 걸림돌은 가격입니다. 기존 항공유가 리터당 약 0.8달러인 반면, SAF는 리터당 2-5달러로 원료와 기술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2-6배 정도 비싸요.

희망적인 전망

하지만 희망적인 소식도 있습니다. 2030년까지 50% 비용 절감이 전망되고 있어요. 대량 생산 시설 증설을 통한 단가 하락, 제조 공정 효율화, 새로운 원료 기술 개발, 생산성 향상을 통한 비용 최적화가 그 이유입니다.

마무리 : 현실적 낙관론

항공업계의 2050 탄소중립 목표는 결코 쉽지 않은 도전입니다. 하지만 체계적인 로드맵과 SAF를 중심으로 한 실현 가능한 전략이 마련되어 있어요.

처음에 얘기했던 친구에게 이제 이렇게 말해줄 수 있을 것 같아요.

"걱정하지 마. 항공업계도 정말 열심히 노력하고 있어. SAF라는 해답도 있고, 전 세계가 함께 움직이고 있으니까."

성공의 핵심 요소들

정부의 강력한 정책 지원, 산업계의 적극적 투자와 협력, 기술 혁신을 통한 비용 절감, 그리고 소비자와 사회의 지속적 관심이 모두 필요합니다.

SAF는 단순한 연료 대체를 넘어 항공업계 전체의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한 핵심 인프라로 자리잡아가고 있습니다. 앞으로의 여정이 쉽지는 않겠지만, 명확한 방향과 구체적인 계획이 있다는 점에서 희망적입니다.

다음 3부에서는 SAF의 온실가스 배출 계산 방법론과 관리 체계에 대해 더욱 구체적으로 알아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