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1월 15일 새벽 네 시 반.
경부고속도로 하행선을 달리던 나는 평소와 다름없이 핸들을 잡고 있었다. 25톤 화물차의 묵직한 엔진 소리가 새벽의 정적을 깨뜨리며 앞으로 나아가고 있었다. 서울에서 실은 화물을 부산까지 운송하는, 그저 평범한 일상이었다.
그런데 어느 순간부터였을까. 눈꺼풀이 무거워지기 시작했다. 라디오에서 흘러나오는 음악도, 에어컨에서 나오는 찬 바람도 더 이상 나를 깨워주지 못했다. 그저 몇 초만, 정말 몇 초만 눈을 감았다 뜨면 될 것 같았다.
다음 순간, 나는 중앙분리대를 들이받고 있었다.
병원 침대에 누워 천장을 바라보며, 나는 계속해서 그 순간을 되짚어봤다. 왜 미리 알아차리지 못했을까. 왜 휴게소에 들르지 않았을까.
퇴원 후 사고 당시의 DTG 데이터를 분석해보니, 놀라운 사실을 발견했다. 사고 3시간 전부터 이미 내 운전 패턴에 이상 신호가 나타나고 있었던 것이다. 평소보다 조향각의 변화가 컸고, 속도도 일정하지 않았다. 차선을 유지하는 비율도 점점 떨어지고 있었다.
만약, 정말 만약에 누군가가 그때 나에게 경고를 해줬다면 어땠을까.
나는 트럭을 운전한 지 20년이 넘었다. 스스로를 베테랑이라고 생각했고, 졸음운전 따위는 초보들이나 하는 것이라고 믿었다. 하지만 새벽 고속도로는 누구에게나 공평하게 잔인했다.
동료 운전사들과 이야기를 나누면, 모두가 비슷한 경험을 가지고 있다. 새벽 두 시에서 다섯 시 사이, 그 마의 시간대를 지나며 한 번쯤은 아찔한 순간을 겪었다고 한다. 어떤 이는 갓길에 세워진 차량을 간신히 피했고, 어떤 이는 앞차의 급정거를 겨우 모면했다.
우리는 모두 운이 좋았을 뿐이다. 0.3초의 차이로 삶과 죽음이 갈라진다는 것을 몸으로 체험한 사람들이다.
작년 7월, 장마철이었다. 시간당 50밀리미터가 넘는 폭우가 쏟아지던 날, 경인고속도로에서 7중 추돌 사고가 일어났다. 나는 그 사고 현장을 지나가며 처참한 광경을 목격했다. 구겨진 차량들, 깨진 유리 조각들, 그리고 구급차의 사이렌 소리.
나중에 들어보니 12명이 다쳤다고 했다. 첫 번째 차량이 급정거를 했고, 빗길에 제동거리를 확보하지 못한 후속 차량들이 연쇄적으로 부딪혔다. 누구도 예상하지 못한 순간이었다.
그날 이후로 나는 비가 오면 무조건 속도를 줄인다. 앞차와의 거리를 평소보다 두 배는 더 벌린다. 하지만 그것만으로 충분할까? 내 판단이 항상 옳을까?
최근 회사에서 새로운 장비를 도입했다. GLEC AI DTG라는 것인데, 단순히 운행을 기록하는 것이 아니라 사고를 예방한다고 했다. 처음엔 반신반의했다. 기계가 뭘 안다고 나보다 운전을 더 잘 알겠나 싶었다.
하지만 며칠 사용해보니 생각이 바뀌었다. 이 장치는 내가 느끼지 못하는 미세한 변화들을 감지했다. 조향각이 평소보다 흔들릴 때, 속도가 일정하지 않을 때, 차선을 제대로 유지하지 못할 때마다 나에게 신호를 보냈다.
처음엔 귀찮았다. "김 기사님, 휴식이 필요해 보입니다"라는 음성이 들릴 때마다 짜증이 났다. 하지만 어느 날, 정말로 졸음이 쏟아질 때 울린 경고음 덕분에 정신을 차렸다. 앞을 보니 차량이 급정거하고 있었다.
그 순간, 이것이 단순한 기계가 아니라 나를 지켜주는 동료라는 생각이 들었다.
새벽 고속도로를 달리는 우리들은 특별한 연대감을 가지고 있다. 휴게소에서 만나면 서로 고개를 끄덕이며 인사를 나눈다. 커피를 마시며 피로를 달래는 모습이 모두 비슷하다.
요즘은 대화의 주제가 바뀌었다. 예전에는 운임이나 유가 이야기가 대부분이었는데, 이제는 안전 이야기가 많아졌다. 누가 어떤 장비를 쓰는지, 어떤 보험이 유리한지, 어떻게 하면 사고를 예방할 수 있는지.
한 선배 기사님은 이렇게 말했다. "20년 전엔 사고가 나면 운명이라고 생각했어. 하지만 이제는 다르지. 기술이 우리를 도와주잖아. 살아서 집에 돌아가는 게 제일 중요한 거야."
우리 회사의 변화는 놀라웠다. 150대의 차량을 운영하는데, 작년까지만 해도 한 해에 크고 작은 사고가 47건이나 있었다. 사고 처리 비용, 보험료, 운휴로 인한 손실을 합치면 어마어마한 금액이었다.
GLEC AI DTG를 도입한 후 1년, 사고는 11건으로 줄었다. 대형 사고는 단 한 건도 없었다. 숫자로만 보면 그저 통계일 뿐이지만, 그 뒤에는 무사히 집으로 돌아간 36명의 운전사와 그들의 가족이 있다.
돈으로 환산하면 14억 원을 절약했다고 한다. 하지만 정말 중요한 건 돈이 아니다. 생명을 구했다는 것, 가족의 눈물을 막았다는 것, 그것이 진짜 가치다.
요즘 나는 운전을 하며 0.3초를 자주 생각한다. 평소 반응 시간이 0.3초라면, 피곤할 때는 1초가 넘는다. 그 0.7초의 차이가 삶과 죽음을 가른다.
GLEC AI DTG는 그 0.3초를 지켜준다. 내가 느끼기 전에 위험을 감지하고, 내가 반응하기 전에 경고를 보낸다. 때로는 나 대신 브레이크를 밟기도 한다.
처음엔 자존심이 상했다. 20년 경력의 베테랑인 내가 기계의 도움을 받는다는 것이 부끄러웠다. 하지만 이제는 안다. 자존심보다 중요한 것은 안전이라는 것을. 살아있어야 자존심도 지킬 수 있다는 것을.
2030년까지 교통사고 사망자를 제로로 만든다는 비전을 들었다. 처음엔 불가능해 보였다. 하지만 지금의 변화를 보면 충분히 가능할 것 같다.
내 아들도 곧 운전을 시작할 나이다. 나는 아들에게 이렇게 말하고 싶다. "기술을 믿되, 방심하지 마라. 기계는 너를 도와줄 수 있지만, 결국 운전대를 잡는 것은 너다."
매일 새벽, 나는 여전히 고속도로를 달린다. 하지만 이제는 혼자가 아니다. GLEC AI DTG라는 든든한 동료가 함께한다. 그리고 우리는 함께 0.3초를 지켜낸다.
오늘도 나는 무사히 집에 돌아왔다. 현관문을 열고 들어서니 아내가 따뜻한 밥을 차려놓고 기다리고 있었다. 평범한 일상이지만, 이것이 얼마나 소중한지 이제는 안다.
내일도 나는 새벽 고속도로를 달릴 것이다. 하지만 두렵지 않다. 기술이 나를 지켜주고, 동료들이 함께하고, 가족이 기다리고 있기 때문이다.
모든 운전자가 안전하게 집으로 돌아가는 그날까지, 우리의 여정은 계속된다. 그리고 그 여정에서 0.3초는 영원히 우리와 함께할 것이다.
살아있다는 것, 그것만으로도 기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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