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류회사 대표가 탄소중립을 결심한 날

by GLEC글렉

작년 가을, 유럽 바이어로부터 한 통의 이메일을 받았습니다. 평소와 다름없이 열어본 메일에는 낯선 단어들이 가득했습니다. CBAM, ISO-14083, 탄소국경세... 순간 머릿속이 하얘졌습니다. 20년간 물류업에 종사하며 수많은 변화를 겪어왔지만, 이번만큼은 달랐습니다.


"이제 탄소배출량을 측정하지 못하면 유럽 수출이 불가능합니다."


바이어의 담담한 어조가 귓가에 맴돌았습니다. 창밖으로 보이는 물류센터와 줄지어 선 트럭들이 갑자기 다르게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저 모든 것들이 얼마나 많은 탄소를 배출하고 있을까요. 그리고 우리는 그것을 어떻게 측정하고 관리해야 할까요.


그날 이후 몇 달간, 저는 탄소배출 관리 솔루션을 찾아 헤맸습니다. 컨설팅 업체를 만나고, 세미나를 다니고, 관련 서적을 탐독했습니다. 하지만 대부분의 해결책은 단편적이었습니다. 어떤 곳은 측정만, 어떤 곳은 보고서만, 또 어떤 곳은 컨설팅만 제공했습니다.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전체를 아우르는 무언가였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한 스타트업 대표를 만났습니다. GLEC이라는 이름의 회사였습니다. 커피를 마시며 나눈 대화는 예상과 달랐습니다. 그는 숫자와 규제를 늘어놓는 대신, 우리 회사의 일상에 대해 물었습니다.


"매일 아침, 차량 운행 데이터를 어떻게 확인하시나요?" "연료 소비량은 어떻게 관리하고 계신가요?" "보고서 작성에 얼마나 많은 시간을 쓰시나요?"


그의 질문들은 정곡을 찔렀습니다. 우리는 여전히 엑셀 파일과 수기 작성에 의존하고 있었고, 정확한 데이터 수집은 요원한 일이었습니다.


GLEC의 솔루션을 처음 접했을 때, 저는 약간의 회의감을 품었습니다. 하드웨어, API, 클라우드 플랫폼까지... 너무 거창해 보였습니다. 하지만 실제 구현 과정은 놀라울 정도로 자연스러웠습니다.


먼저 우리 트럭에 설치된 AI DTG는 단순한 운행기록계가 아니었습니다. 32비트 프로세서와 CAN 인터페이스, GPS, LTE 모듈이 탑재된 이 작은 장치는 차량의 모든 움직임을 실시간으로 포착했습니다. 연료 소비량부터 급가속, 급감속 패턴, 심지어 운전자의 졸음운전 징후까지 감지했습니다.


특히 인상적이었던 것은 탄소배출 계산 방식이었습니다. 단순히 연료 소비량에 배출계수를 곱하는 것이 아니라, WTT(연료 생산과정), TTW(실제 운행), WTW(전체 생애주기)를 모두 고려한 정교한 계산이 이루어졌습니다. 타이어 압력 센서, 냉동기 온도 센서, 중량 센서까지 연동되어 진정한 의미의 통합 데이터가 수집되었습니다.


API Console을 통한 시스템 통합은 우리 IT팀의 걱정과 달리 순조로웠습니다. 초당 만 건의 트랜잭션을 처리하고, 평균 50밀리초의 응답 속도를 자랑하는 이 시스템은 우리의 기존 ERP, TMS와 완벽하게 연동되었습니다.


도로 운송뿐만 아니라 해상, 항공, 철도 운송까지 모든 운송 모드에 대한 ISO-14083 기준 계산이 가능했습니다. 지형 요소, 날씨 조건, 적재율까지 고려한 정밀한 계산은 우리가 그동안 놓치고 있던 많은 것들을 보여주었습니다.


웹훅을 통해 배출량 계산 완료, 보고서 생성, 임계값 초과 등의 이벤트가 실시간으로 전달되었고, 최대 10만 건의 데이터를 일괄 처리할 수 있는 배치 프로세싱 기능은 월말 정산 시간을 획기적으로 단축시켰습니다.


하지만 진짜 마법은 LCAMS 플랫폼에서 일어났습니다. 클라우드 기반의 이 통합 관리 시스템은 우리가 수집한 모든 데이터를 한눈에 볼 수 있게 해주었습니다.


아침에 출근해서 대시보드를 열면, 전체 차량의 실시간 위치가 지도 위에 펼쳐집니다. 어제의 탄소 배출량, 이번 주의 트렌드, 목표 대비 달성률이 선명하게 표시됩니다. 각 차량의 운행 궤적, 연료 소비율, 운전자별 안전 점수까지... 모든 것이 투명하게 드러났습니다.


Scope 1의 직접 배출부터 Scope 3의 공급망 배출까지, 우리 회사의 탄소 발자국이 완전히 가시화되었습니다. 더 놀라운 것은 자동 보고서 생성 기능이었습니다. EU CBAM 신고서, K-ETS 명세서, CDP 공시 자료가 버튼 하나로 생성되었습니다. 매달 며칠씩 걸리던 보고서 작업이 몇 분으로 단축되었습니다.


머신러닝 기반의 예측 분석은 또 다른 차원의 가치를 제공했습니다. 과거 데이터를 학습한 시스템은 다음 달의 배출량을 예측하고, 유가 변동을 반영한 연료비를 전망했습니다. 차량 상태 데이터를 분석해 정비 시점을 예측하는 기능은 예방 정비를 가능하게 했습니다.


알림 시스템은 우리의 관리 방식을 완전히 바꾸어 놓았습니다. 일일 배출량이 목표치의 110%를 넘으면 즉시 관리자에게 이메일이 발송되고, 급가속이 시간당 10회를 넘으면 운전자 앱으로 푸시 알림이 갑니다. 연료 효율이 기준치의 85% 아래로 떨어지면 자동으로 정비 점검이 스케줄링됩니다.


도입 과정은 생각보다 체계적이었습니다. 2주간의 평가와 설계 단계에서는 현재 시스템을 분석하고 데이터 매핑을 설계했습니다. 이어진 6주간의 구축 단계에서는 DTG 설치, API 연동, 데이터 마이그레이션이 진행되었습니다. 그리고 지금, 우리는 지속적인 운영과 최적화 단계에 있습니다.


처음 DTG에서 수집된 데이터가 API Console에서 처리되고, LCAMS에서 시각화되어 자동 보고서로 생성되는 전체 흐름을 지켜보았을 때, 저는 작은 전율을 느꼈습니다. 복잡하고 막막하기만 했던 탄소 관리가 이렇게 단순하고 명확해질 수 있다니.


어느 날 직원이 물었습니다. "대표님, 이 시스템 도입 이후 정말 많이 바뀐 것 같아요. 그런데 가장 큰 변화가 뭐라고 생각하세요?"


저는 잠시 생각한 후 답했습니다. "측정할 수 있게 되었다는 거예요. 측정할 수 없으면 관리할 수 없고, 관리할 수 없으면 개선할 수 없거든요."


그 직원은 고개를 끄덕이며 돌아갔습니다. 창밖의 트럭들이 여전히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이제 우리는 압니다. 저 트럭들이 배출하는 탄소의 양을, 그리고 그것을 줄일 수 있는 방법을.


최근 유럽 바이어로부터 다시 메일이 왔습니다. 이번에는 칭찬이 가득했습니다. 우리의 투명한 탄소 관리 시스템에 감탄했다며, 장기 계약을 제안해왔습니다. CBAM이라는 높은 벽 앞에서 막막했던 그날이 떠올랐습니다.


탄소중립은 더 이상 선택이 아닙니다. 하지만 두려워할 필요도 없습니다. 적절한 도구와 시스템이 있다면, 그것은 오히려 우리를 더 강하게 만드는 기회가 될 수 있습니다.


오늘도 LCAMS 대시보드를 열며 하루를 시작합니다. 초록색 그래프가 조금씩 내려가는 것을 보며, 우리가 옳은 방향으로 가고 있음을 확인합니다.


GLEC과 함께한 이 여정이, 단순히 규제를 충족시키기 위한 것이 아니라 더 나은 미래를 만들어가는 과정임을 이제는 압니다.


문의사항이 있으신 분들은 GLEC(contactglec@kakao.com, 010-4481-5189)으로 연락주시길 바랍니다.

홈페이지(glec.io)에서도 더 자세한 정보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https://glec.io/?utm_source=brunchstory&utm_medium=blog&utm_campaign=brunchstory_even

우리의 작은 변화가 모여 큰 변화를 만듭니다. 그 시작점에 여러분도 함께하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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