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cope 3 Category 4, 왜 이렇게 어려운 걸까?
안녕하세요, 물류와 운송업계에서 탄소배출량 측정 일을 하고 있는 글렉입니다.
얼마 전 한 대기업 구매팀장님이 제게 이런 말씀을 하셨어요.
"ESG 때문에 탄소배출량을 측정해야 한다는데, Scope 3 Category 4가 뭔지도 모르겠고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할지 막막해요."
사실 이런 고민을 하시는 분들이 정말 많습니다. 오늘부터 5편에 걸쳐 이 복잡한 세계를 함께 탐험해볼까요?
Scope 3 Category 4. 이름부터 어렵죠?
쉽게 말하면 "우리 회사로 물건이 오는 과정에서 나오는 모든 탄소"예요. 트럭이든, 배든, 비행기든 상관없이 공급업체에서 우리 회사까지 오면서 뿜어내는 이산화탄소를 모두 계산하는 거죠.
예를 들어볼게요.
커피전문점을 운영한다면 콜롬비아에서 원두가 부산항까지 배로 오고, 다시 트럭으로 매장까지 배송되잖아요? 그 모든 과정의 탄소배출량이 바로 Category 4입니다.
IBM의 최근 연구 결과를 보면 깜짝 놀랄 수밖에 없어요.
기업이 직접 배출하는 탄소의 11.4배가 공급망에서 나온다는 거예요. 쉽게 말해 우리가 사무실에서 에어컨 틀고 차량 굴리는 것보다 물건 가져오는 과정에서 11배 이상의 탄소가 나온다는 뜻이에요.
물류회사인 CJ대한통운만 봐도 2022년 자체 배출량은 22만 톤인데, Scope 3는 무려 33만 톤이었어요. 거의 1.5배죠.
이제 왜 모든 기업들이 Category 4에 주목하는지 이해가 되시나요?
가장 큰 문제는 "내가 볼 수 없다"는 거예요.
우리 회사 트럭이 기름을 얼마나 썼는지는 영수증만 봐도 알 수 있어요. 하지만 협력업체 트럭이 우리 물건을 실어 나르면서 얼마나 썼는지는... 글쎄요?
대부분의 물류업체들에게 물어보면 이런 답이 돌아와요.
"그런 걸 왜 알려드려야 하나요?" "전체 기름값은 알지만 고객별로는 몰라요." "그런 데이터 관리 안 해요."
요즘 제품 하나 만들려면 전 세계에서 부품이 와야 해요.
스마트폰 하나만 봐도 중국에서 만든 배터리, 한국에서 만든 반도체, 일본에서 만든 카메라 렌즈... 각각의 운송경로마다 다른 배출량이 나오죠.
더 복잡한 건 1차 협력업체, 2차 협력업체, 3차 협력업체까지 따지면 끝이 없다는 거예요.
같은 업종 기업인데도 배출량이 천차만별이에요.
석유화학 회사들을 비교해보면 :
SK이노베이션: 1억 3천만 톤
LG화학: 121만 톤
롯데케미칼: 1천 8백만 톤
LG화학이 특별히 친환경적이어서 그런 게 아니라 아마 계산 방식이 달랐을 수 있어요.
유럽연합은 이미 CSRD라는 법으로 단계적 의무화를 시작했어요. 미국도 SEC에서 상장기업들에게 의무화를 추진하고 있고요.
국제 표준인 IFRS S2에서는 아예 모든 기업에게 Scope 3 공시를 요구할 예정이에요.
애플이 2030년까지 협력업체까지 포함해서 탄소중립을 하겠다고 선언했어요. 협력업체 70여 개가 동참하기로 했고요.
이게 무슨 의미냐면, 탄소 관리 못 하는 업체는 글로벌 기업의 협력업체가 될 수 없다는 뜻이에요.
많은 분들이 "정확하지 않으면 의미 없다"고 생각하세요.
하지만 IBM은 이렇게 권고해요. "사용 가능한 데이터로 시작하되 한계를 명확히 문서화하고, 점진적으로 개선해라."
70% 정확도로 시작해서 매년 개선하는 게 0%에서 멈춰 있는 것보다 훨씬 낫죠.
다음 편에서는 "데이터 부족, 경계 설정, 배분 문제"라는 Category 4의 3대 난제를 구체적으로 파헤쳐볼게요.
실제 기업들이 어떤 문제에 부딪히는지, 왜 같은 운송인데도 업체마다 다른 결과가 나오는지 생생한 사례와 함께 알아보겠습니다.
탄소 측정이 어렵다고 포기하지 마세요. 올바른 방향과 꾸준한 노력이면 충분해요.
다음 편: "데이터가 없다고? Category 4 계산의 진짜 어려움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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