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다발을 받았다

by 글린더

꽃다발을 받았다.


퇴사를 축하해 주는 꽃다발과 함께

많은 사람들 앞에서

마지막 감사 인사를 전했다.


누군가는 아쉬워해주고,

누군가는 축하해 주고,

누군가는 무관심했겠지.


과하게 넘치는 관심과 환대로

끝을 마무리한다는 건

참 어색하고도 과한 일이다.


그동안의 부족함과 섭섭함은

‘끝’이라는 말과 함께

감정의 무게도, 의미도 사라졌다.

그저 다음을 바라보게 된다.


새로운 시작에 발을 내딛는 순간,

다른 감정과 의미들이 생겨났다.

감사함도,

미안함도,

속상함도

결국은 감정이었다.


내 쪽의 감정이 끝나는 순간,

관계는 이미 끝을 향해 움직인다.


더 잘하고자 했던 욕심도,

더 나은 결과를 바랐던 마음도

지금은 조금 잦아들었다.


그 감정이

부담스럽지 않다.


어쩌면

그렇게 스스로를 설득하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부끄럽지만 감사했고,

조금은 위로가 된 순간이었다.


끝나버린 감정은

새로운 곳을 향해 움직이며

다시, 다른 형태로 꿈틀거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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