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가는 길

찰나 그 순간의 기록 #28

by 재이리

1년의 한 번은 엄마와 혹은 언니와 함께 외국으로 여행을 떠난다.

대부분 8월 여름휴가 시즌이었다. 이제까지는 세 모녀의 여행, 자매 여행이 전부였는데

지난해에는 언니의 일정이 맞지 않아 엄마와 단 둘만의 여행을 떠나게 되었다.

엄마가 원하고 원했던 성지순례 여행.

이탈리아와 이스라엘을 둘러보는 약 2주간의 여정이었다.


아래의 기록은 여행에서 이동할 때면 언제나 그랬듯

내 한 손을 잡고 가만히 눈을 감고 있는 엄마를 보며 써 내려간 글이다.


이따금씩 들여다보는 생각이지만 늘 잊어버리는,

찰나에 다시금 깨닫고 또 한 번 다짐하는,

잊지 말고 늘 되새겨야 하는 그 순간의 기록이다.


[ 08. 11 이스라엘 가는 길 ]


매년 8월이면 엄마, 언니와 여행을 떠난다. 올해도 어김없이 8월이 찾아왔고

지금은 이탈리아에서 이스라엘로 넘어가는 비행기 안이다.


엄마와 함께 떠나는 성지순례 여행


사실 나는 아슬아슬한 천주교 신자라고나 할까.

오랫동안 냉담을 했었고 지금도 주일을 잘 지키고 있지 못한다.


그런 내가 엄마와의 성지순례 여행을 택한 것은 단 하나,

엄마와 함께 하는 여행이기 때문이다.

더 많은 추억을 만들고 함께하기 위해서.


한 살 더 먹어 어느덧 서른의 나이가 되면서는

부모님과 함께하는 시간을 더 많이 만드는 것에 초점을 맞추기 시작했다.

더 많이 손을 잡고, 더 꽉 안아보고, 더 자주 눈을 맞추고

쑥스러워도 사랑한다고 한번 더 말하고 장난스럽게 뽀뽀를 하기도 한다.


더 빠르게 지나가는 시간들, 그 순간순간의 소중함을 알기에

후에 지나온 시간들이 간절해지기 전에 자주, 더 많이 하려 한다.


내 옆에 손을 잡고 가만히 눈을 감고 있는 엄마의 모습을 보니,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다.

'나는 우리가 함께할 때, 엄마의 마음을 잘 헤아리고 있을까?'

'함께 하는 시간을 만드는 것에 급급해, 엄마의 마음을 놓치고 있는 건 아닐까?'


내 옆에 있는 사람. 가족, 연인 그리고 친구.

가장 힘들 때 나를 지켜줄 이들의 모습을 떠올려보게 된다.


혹시, 나는 사랑하는 나의 사람들에게

무조건적인 이해와 사랑을 바라고만 있지는 않았을까.

그들의 표정, 마음을 놓치고 있지는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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