찰나 그 순간의 기록 #24
일주일에 몇 번씩,
때로는 하루에도 몇 번씩 문득, 여행이 그립다.
내 방 한구석의 캐리어를 볼 때마다 어디든 떠나고만 싶다.
에라 모르겠다.
말 나온 김에 표를 끊어버리자.
결심한 듯 컴퓨터 앞에 앉아
항공권 가격과 일정을 비교해가며 한 참을 뒤적거리지만
이내 곧, 떠날 수 없는 현실을 깨닫게 된다.
언제나 그랬듯,
나의 그리움과 반항은,
한 번의 한숨으로 끝나고 만다.
씁쓸한 마음에 지난 여행에서의 사진을 꺼내어
수백 장의 사진을 넘겨보다 발견한 공항에서의 사진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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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날은, 홍콩 여행 후 한국으로 돌아오는 날이었다,
비행기 시간이 워낙 늦은 터라,
텅텅 비어있는 공항에서 엄마와 한참을 기다렸다.
자리가 불편해서 잠에 들지도 못하고, 어찌나 지겨웠던지.
가만히 앉아 음악으로 한참을 보내고
엉덩이가 저려오기 시작하면 공항의 끝과 끝까지 오가기를 반복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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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 찍어놓았던 텅 빈 공항 곳곳의 사진이다.
지겨움에 지친 나와 엄마의 모습부터,
할 일이 없어서 심심풀이로 찍어놓은 것들일테다.
처음엔 왜 이런 사진을 이렇게나 많이 찍어놨을까.
참 쓸데없다 생각했다.
그런데 지금은,
지겹기만 했던 그때가, 그렇게도 그립기만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