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을 표현할 때

by 재이리

지금보다 더 어렸을 때는 감정을 표현하는 것이 두렵기만 했는데, 지금은 감정에 솔직한 편이라 마음을 드러내지 않는 것이 도리어 더 어렵고 힘들다. 이제는 마음을 말과 행동으로 표현했을 때, 나 스스로가 더 행복함을 느낀다. 단, 감정에 솔직해질 때는 전제조건이 따라붙는다. 내가 표현한 그만큼 다른 이의 마음도 돌아올 것이라는 생각은 내려놓아야 한다는 것. 대가를 바라는 마음이 생겨버리면 그때부터는 행복뿐만이 아니라, 불안과 불행까지도 함께 안고 가야 한다.


상대도 나와 같길 바라는 마음을 던져버리는 것은 정말 쉽지 않은 일이다.

사실 나에게도 아직 너무나 어렵고, 해결하지 못하는 숙제 중 하나다.


SNS에서 돌아다니는 문구 중에 한 번 읽었음에도 머리에 새겨진 말이 있다. <내 마음을 표현하되 상대에게 나와 같은 감정을 가지라고 요구하지 말고, 상대가 표현하지 않는 것에 불행하다 생각하지 마라. 감정을 표현하는 것은 행복한 일이니, 상대가 표현하지 않는 것은 내가 불행한 것이 아니라, 그가 불행한 것이다.> 이 말은 여전히 숙제를 끝내지 못하는 나 스스로에게 하는 말이자, 나와 같은 이들에게도 해주고픈 말이다.


어쩌면 이 숙제는 내가 만나는 상대가 어떤 사람인가에 따라 금방 해결될 수도, 영원히 해결될 수 없을지도 모른다. 나의 작은 표현에도 행복해하고 그 마음에 고마움을 느낄 줄 아는 사람이라면, 굳이 내 쪽에서 바라지 않아도 알아서 척척척 스스로 어린이가 되어 줄 것이다. 그리고 자신의 선에서 더 많이 노력하려는 모습이 드러날 테니, 그 모습만으로도 충분하다 여겨질 것이다.


오랜 세월을 서로 다르게 살아왔던 두 사람이 만났기에 다른 부분이 생길 수밖에 없다. 결국엔 함께 하려는 마음의 차이이자, 의지의 차이인 것이다. 둘이 만나 연인이 되고 둘이서 함께 만들어 나가는 것이 연애다. 자신의 감정을 솔직하게 표현하고, 상대의 마음을 받아들이는 것을 두렵다 여기지 말자. 그리고 마음을 나누며 가질 수 있는 행복함을 즐기자.


그러나 나에게 마음과 의지를 내어줄 생각이 없는 상대라면, 그땐 과감히 뒤돌아설 줄도 알아야 한다. 나의 진가를 알아보지 못하는 어리석은 똥차가 아닌, 나만의 벤츠 씨를 찾아 떠나야 할 때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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