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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담담한 자영업자 Oct 11. 2021

하락에 베팅한 나

- 자존감을 잃지 않는 주식투자



코스피(KOSPI) 지수가 하락하면 수익이 나는 KODEX 인버스라는 종목이 있습니다. 

이 인버스를, 지난 8월 중순경에서 9월 말까지 - 위 차트 이미지에서 타원이 그려진 구간 - 그때그때 추이를 보면서, 아주 조금씩 매수했습니다. 매입 평단가와 이 글을 쓴 10.8 종가 기준 수익률은 아래와 같아요. 그러니까 저는 저 시점부터 주식시장이 하락할 것이라 판단하고 베팅한 것이지요.




왜 그렇게 생각했는지 풀어가보도록 하겠습니다.

제 경우 주식 매매는 일봉차트에서 200일 이동평균선을 기준으로 하는데, 일봉이 종가를 기준으로 200일선 위로 1% 이상 뚫고 올라가면 다음날 시초가에 매수하고, 거꾸로 뚫고 내려가면 다음날 시초가에 파는 식입니다. 200일선을 뚫고 올라가고, 다시 뚫고 내려가는 일을 반복하는 횡보구간에서는 매우 짜증 날 수 있지만, 잘하면 큰 호흡으로 한 텀을 먹을 수 있기 때문에 선호하는 방법이예요. 이게 일단 기본 패턴입니다.


위에서 말하는 기준을 엄격하게 적용하면 200일선을 1% 이상 뚫고 올라간 다음 날에 매수를 한 번만 하는 것이 맞습니다. 어 그럼 바로 위에서 말한 내용과는 다른 거 아닌가? 앞에서도 말했듯이 200일선을 뚫고 올라가기를 기다리지 않고 타원 구간에서 조금조금씩 평균 3,938원에 물량을 사들인 것은 다른 이유가 있습니다.


인버스 차트에서는 10월 초가 되어서야 200일선을 뚫고 올라가는 모습을 보였지만, 실제 코스피 차트에서는 이미 시장이 상승 에너지를 다했구나 싶은 패턴이 보여 조금이라도 더 싸게 사두고 싶었기 때문에 서둘렀던 것입니다. 다른 일반적인 주식종목들과 다르게 ETF 종목인 KODEX 인버스나 KODEX200은 코스피 차트와 연동되면서도 중요한 변곡점에서는 실제 시장 차트보다 조금 느리게 후행하는 경향이 있어요. 아마 시장의 대세상승의 시작과 대세하락 흐름을 투자참여자들이 명확히확인하고 싶어하는 심리가 반영된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그래서 원칙 그대로의 매매는 아니었지만, 혹시 주가가 200일선을 넘나들면서 횡보로 흔들리는 시황이 찾아오더라도, 그보다 한단계 낮은 매수단가는 심리적 여유를 제공해주기 때문에 좀 서둘러 본 것입니다. 

 

어쨌든 위에서 언급한 200일선 기준 매매기법은 우리나라 주식시장의 대세 상승과 대세하락, 두 가지 큰 텀을 기준으로 매매한다는 뜻입니다. 그때그때 차이는 있지만, 대세상승과 대세하락의 패턴에 제대로 올라탔다면 짧게는 수개월에서 길게는 약 2년이 되지 않는 정도의 투자기간이 소요되는 게 일반적이죠. 따라서, 현금흐름상 그 기간 동안 묵혀두는 것이 가능한 정도의 금액만 투자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또 하나, 200일선을 기준으로 흐름을 올라탔다고 하면, 추가 매수는 하지 않아요.  


제가 이렇게 큰 호흡으로 매매를 하려는 이유는 본업이 전업투자자가 아니기 때문입니다. 다르게 얘기하면, 주식시황에 신경을 써야 하는 시간을 최소화하고 싶었어요. 매일 오후 4시 이후나, 혹은 퇴근 후에 잠깐 일일 현황을 보는 것만으로도 할 수 있는 매매 패턴을 찾아낸 것이 이것.


그러다 보니, 종목발굴에도 시간을 많이 쓰고 싶지 않았습니다. 같은 패턴으로 개별종목을 매매했을 때에 수익률이 훨씬 크게 나는 경우도 물론 많지만, 이런 종목을 찾아내는 데에도 수고가 많이 드는 편이기 때문에 코스피의 등락을 가지고 단 두 가지 종목을 매매하는 것으로 한정했지요. 코스피가 상승하면 수익이 나는 KODEX200과, 거꾸로 하락하면 수익이 나는 KODEX 인버스(두 배 수익이 나는 곱버스도 있어요)라는 두 종목으로. 


읽어보시면 아시겠지만, 제가 원하는 것은 수익률의 극대화가 아닙니다. 그저 내게 맞는 패턴을 갖고서 원칙을 지키면서 매매하는 것을 우선시하고 있지요. 지금 하고 있는 본업과 일상을 망가 뜨리지 않으면서, 적절한 수익을 낼 수 있으면 매우 족합니다.


공교롭게도 주식시장의 상승이 아닌 하락을 시작하는 시점에 브런치에 글을 올리기 시작하게 되었는데, 앞으로 어떻게 될지 지켜보며 기록을 남겨 보도록 할게요. 망하면 망하는대로, 흥하면 흥하는대로 같이 울고 웃는 글이 되면 좋겠습니다. 



덧1. 주식시장이라는 것이 일반적으로 개미들은 늘 주가가 오르기만 바라는 상승지향적인 면이 있는데, 거꾸로 하락장에서도 수익을 낼 수 있음을 늘 염두해두시면 좋겠습니다. 세력은 공매도도 하는데, 개미만 늘 한방향으로만 기우제를 지내며 산다는 것은 억울하잖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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