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티지 가구의 복원과 수리

- 빈티지 초보를 위한 가이드 (4)

by 더스테이블 빈티지

지난 글에서 빈티지 가구의 컨디션은 단순히 깨끗함이 아닌, 세월을 견딘 건강함이라는 점을 이야기했다. 이 기준을 마음에 담고 가구를 바라보면, 우리는 곧 현실적인 선택의 기로에 서게 된다.


'이 가구의 상처 입은 부분은 고쳐야 할까, 아니면 이대로 두어야 할까?'


빈티지 가구를 소유한다는 것은 그 물건의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를 함께 책임지는 일이다. 그 과정에서 가장 예민하고도 중요한 지점이 바로 복원(Restoration)과 수리(Repair)의 경계다.



수리는 생존이고, 복원은 존중이다

우선 용어의 개념부터 정리할 필요가 있다. 실무적으로 수리(Repair)는 가구가 가구로서 기능을 할 수 있게 만드는 최소한의 조치를 말한다. 삐걱거리는 다리를 고정하거나, 부서진 경첩을 갈아 끼우는 것이 여기에 해당한다. 이는 가구의 생존에 관한 문제다. 반면 복원(Restoration)은 가구가 처음 만들어졌을 당시의 의도와 그간 쌓인 파티나를 조화롭게 되살리는 정교한 작업이다. 단순히 망가진 곳을 고치는 것을 넘어, 가구의 가치를 보존하는 존중의 영역이다.




어디까지 고쳐야 할까: 선을 지키는 태도

초보자들이 흔히 하는 실수는 빈티지 가구를 새 가구처럼 만들고 싶어 한다는 점이다. 하지만 앞서 강조했듯, 빈티지의 영혼은 파티나에 있다. 복원과 수리에는 지켜야 할 암묵적인 선이 존재한다.


구조적 결함은 타협하지 않는다 흔들리는 프레임, 쪼개진 상판, 제대로 닫히지 않는 서랍은 반드시 고쳐야 한다. 실사용 가구로서 안전과 기능을 위협하는 결함을 빈티지스러운 멋으로 포장해서는 안 된다. 이는 가구의 수명을 단축시키는 방치일 뿐이다.


세월의 흉터는 남겨둔다 컵 자국이 희미하게 남은 링 마크(Ring mark)나 작은 찍힘들은 가구의 서사다. 이를 없애기 위해 전체 상판을 과도하게 깎아내면(Sanding), 나무 본연의 두께와 결이 얇아지며 가구의 비례감이 깨지게 된다. 눈에 거슬리는 상처라도 그것이 구조적인 문제를 일으키지 않는다면, 가급적 그대로 두거나 최소한의 보정만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재료의 일관성을 유지한다 수리 과정에서 현대적인 나사못을 마구 박거나, 원래 재질과 전혀 다른 화학 접착제를 오남용하는 것은 금물이다. 전통적인 방식의 천연 아교(Hide Glue)를 사용하거나, 같은 수종의 고재(Old wood)를 구해 덧대는 식의 노력이 가구의 가치를 유지시킨다.




오버 리스토어(Over-Restore)의 위험성

종종 시장에서는 지나치게 번쩍거리는 빈티지 가구를 마주하게 된다. 오래된 칠을 완전히 벗겨내고 현대적인 우레탄 도장을 두껍게 올린 경우다. 이를 오버 리스토어라고 부른다.

이렇게 관리된 가구는 당장 보기에는 깨끗해 보일지 모르나, 나무가 숨 쉬는 통로를 막아버린다. 시간이 흐를수록 자연스럽게 깊어지는 맛이 사라지고, 결국 빈티지의 탈을 쓴 중고 가구로 전락하고 만다. 진정한 복원은 가구가 가진 본연의 색감과 질감을 방해하지 않는 선에서 멈추는 절제미가 필요하다.




결국 딜러와 작업자의 철학을 보라

빈티지 초보가 직접 가구를 복원하기란 불가능에 가깝다. 그래서 우리는 판매자나 복원 전문가의 손길을 사게 된다. 가구를 고르기 전, 판매처에 물어보자.


이 가구의 어느 부분까지 손을 보셨나요?

복원 과정에서 어떤 마감재를 사용했나요?


이 질문에 명확하고 철학 있는 답변을 내놓는 곳이라면 신뢰해도 좋다. 그들은 가구를 단순히 상품으로 보는 것이 아니라, 역사의 전달자로 대하고 있기 때문이다.




정리

빈티지 가구를 고치는 행위는 과거의 장인과 현재의 사용자가 대화를 나누는 과정이다. 잘못된 수리는 가구의 입을 막아버리지만, 올바른 복원은 가구가 가진 이야기를 더욱 또렷하게 들려준다.

우리는 완벽한 가구를 찾는 것이 아니라, 나와 함께 늙어갈 건강한 가구를 찾는 것임을 잊지 말자. 약간의 헐거움과 흉터는 그 가구가 치열하게 시간을 살아냈다는 훈장과도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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