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티지 가구는 실사용해도 괜찮을까

- 빈티지 초보를 위한 가이드 (5)

by 더스테이블 빈티지

빈티지 가구에 매력을 느끼면서도, 막상 구매를 결정하려 할 때 가장 발목을 잡는 현실적인 고민은 바로 내구성이다.


"보기에는 참 예쁜데, 50년도 넘은 의자에 정말 앉아도 될까?" "혹시 내가 앉았다가 다리라도 부러지면 어쩌지?"


박물관에 전시된 유물처럼 눈으로만 감상해야 하는 것은 아닌지, 혹은 상전 모시듯 조심조심 다워야 하는 것은 아닌지 걱정하는 것이다. 결론부터 이야기하면, 빈티지 가구는 감상용 오브제가 아니다. 이것들은 애초에 철저하게 쓰임을 위해 만들어진 도구이며, 지금도 여전히 현역이다.




시간이라는 가장 가혹한 테스트를 통과한 생존자들

우리는 종종 잊는다. 지금 우리 눈앞에 놓인 저 빈티지 의자가 지난 수십 년의 세월을 견디고 살아남은 생존자라는 사실을 말이다.


오늘날 만들어지는 많은 가구들은 효율을 위해 압축 목재(MDF)나 합판을 사용하고, 조립을 위해 나사못과 화학 접착제에 의존한다. 수명이 길어야 10년 남짓인 경우가 허다하다. 반면 1940~1960년대, 혹은 그 이전에 만들어진 가구들은 접근 방식이 달랐다. 좋은 나무를 깎아 짜맞춤 방식으로 결합하고, 대를 이어 사용할 것을 전제로 튼튼하게 설계되었다.


지금까지 멀쩡하게 남아 있다는 것 자체가 이미 내구성을 증명한 셈이다. 약한 가구들은 이미 수십 년 전의 시간 속에서 도태되어 사라졌으니까.




복원은 필수 과정이 아닌, 상태에 따른 선택

흔히 빈티지 가구는 낡았으니 무조건 어딘가 손을 보고 보강해야 한다고 오해하는 경우가 있다. 하지만 이는 사실이 아니다.


전통적인 장부 맞춤 방식으로 제작된 가구들은 시간이 흘러도, 나무와 나무가 서로 꽉 물려 있는 구조적 힘만으로도 놀라울 만큼 견고함을 유지하는 경우가 많다. 이런 가구들은 수십 년이 지났어도 수집 당시의 상태 그대로 실사용이 가능하다.


즉, 모든 빈티지 가구가 복원을 기다리고 있는 환자는 아니다. 수집 환경에 따라 구조적인 보수가 필요한 개체가 있을 뿐이다. 상태가 온전하다면, 굳이 인위적인 손길을 더하지 않고 그 자체의 오리지널리티를 즐기는 것이야말로 빈티지 가구를 대하는 가장 담백한 태도일 것이다.




가죽과 패브릭 가구의 생명 연장: 업홀스터리

나무의 견고함과는 별개로, 몸이 닿는 가죽이나 패브릭 가구는 조금 다른 관점의 관리가 필요하다. 여기서 등장하는 개념이 업홀스터리(upholstery)다.


우리가 흔히 말하는 천갈이는 단순히 겉면의 소재만 바꾸는 것을 뜻하지만, 정통적인 업홀스터리는 훨씬 깊숙한 곳까지 파고든다. 세월에 삭아버린 내부의 폼이나 솜 같은 충전재를 걷어내고, 이를 지지하는 밴드나 스프링 같은 구조재 단계부터 새로 다듬는 과정이다.


전통적인 수작업 방식을 고수하는 장인들의 손길을 거치면, 낡은 가죽 소파는 외형의 아름다움을 회복할 뿐만 아니라 처음 만들어졌을 때의 안락함까지 되찾게 된다. 나무 가구가 골격을 유지하며 나이 든다면, 가죽과 패브릭 가구는 이 업홀스터리 과정을 통해 새로운 생명력을 얻어 다시 태어나는 셈이다.




막 다루는 것이 아니라, 존중하며 쓰는 것

다만 실사용이 가능하다는 말이 함부로 다워도 된다는 뜻은 아니다. 나는 손님들에게 늘 적당한 긴장감을 가지고 사용하시라 권한다.


소파에 몸을 던지듯 털썩 주저앉거나, 의자 뒷다리로만 지탱해 기우뚱거리는 습관은 튼튼한 새 가구조차 망가뜨리는 행동이다. 하물며 반세기를 살아온 나무 가구에게는 더욱 가혹하다.


나무는 숨을 쉬는 소재다. 계절에 따라 수축과 팽창을 반복하고, 습도와 온도에 민감하다. 뜨거운 냄비를 받침 없이 올려두거나, 물기가 흥건한 화분을 방치하면 흉터가 남는다. 이것은 불편함이 아니라, 물건을 대하는 태도의 문제다. 가구가 가진 나이와 성질을 이해하고 조금 더 사려 깊게 사용하는 태도, 그것이 빈티지 라이프의 핵심이다.




일상의 동반자가 주는 위안

빈티지 가구를 실사용한다는 것은 단순히 밥을 먹고 앉아서 쉬는 기능을 수행하는 것 이상의 의미가 있다. 손끝에 닿는 낡지만 단단한 질감은 묘한 위안을 준다. 툭 치면 부서질까 두려워하며 모셔두는 것이 아니라, 내 일상의 무게를 기꺼이 받아주는 든든한 동반자로 받아들이자.


생각보다 빈티지 가구는 훨씬 강하다. 사람의 온기가 담긴 손길만 계속 닿는다면, 빈티지 가구는 수십 년을 넘어 수백 년의 시간도 거뜬히 당신 곁을 지켜줄 수 있는 물건이다.




정리

빈티지 가구는 눈으로 보는 예술품이기 이전에, 쓰임을 위해 태어난 도구다. 살아남은 것들은 강하다. 내구성을 믿어도 좋다. 목재의 견고함과 업홀스터리를 통한 보완은 가구의 수명을 무한히 연장시킨다.

이제 안심하고 그 낡은 의자에 앉아보자. 당신의 일상 속에 자연스럽게 스며들 준비는 이미 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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