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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글림공작소 Feb 03. 2019

너무 나가버린 속편

스물세 번째 영화, 데드풀 2를 보고


데드풀은 마블 코믹스 원작 영화이긴 하지만, 흔히 알고 있는 MCU 영화와는 결이 많이 다르다. 판권 문제로 어벤져스와 같이 나올 수 있다, 없다 등의 문제를 뒤로 하고, 영화의 색 자체가 많이 다르다. 유일한 R등급 영화라서 그런지, 아니면 엑스맨 라인업의 영화라서 그런지는 모르겠다. 하나 확실한 것은 호불호가 분명하게 갈릴만한 영화라는 것이다.



MCU 영화 스토리 이해에 필요한 영화가 아니라면 히어로 영화는 잘 보지 않았었다. 쉽게 말해 어벤져스 관련 영화만 본 셈인데, 데드풀 2가 개봉한다는 이야기를 듣고 뒤늦게 1편을 접했다. 1편은 소위 약 빨고 만들었다는 말이 납득이 될 정도로 막 나가는 액션과 유머 등이 재미있었다. 2편은 더 강한 것을 준비해야겠다는 생각 때문인지 너무 나간 면이 없지 않다. 물론 더 열광하는 팬들도 적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고, 실제로 관객수도 더 많고 네이버 평점도 더 높다. 그런데 나 같은 사람한테는 좀 안 맞았다. 여기서 나 같은 사람이란, 과하게 잔인한 것을 못 보면서 엑스맨 시리즈를 안 본 사람이다.


이 영화를 보면 딱 킹스맨이 생각난다. 킹스맨 1편을 봤을 때의 그 짜릿함은 잊기 힘들다. 단순히 "콜린 퍼스가 수트를 입고 액션을 한다!"는 것을 제외해도, 킹스맨 선발 과정부터 마지막 대결까지 바로바로 떠오르는 장면이 하나 둘이 아니다. 그리고 2편은 그 기대치를 무너뜨렸다. 다른 것은 둘째치고 쓸데없이 잔인한 장면들로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장면들이 많았다. 사람을 갈아서 햄버거로 먹는 장면 같은 건, 아무리 B급을 표방한다고 해도 이해할 수 없는 오버다.


그리고 데드풀 2가 그랬다. R등급 액션 영화면 충분히 잔인할 수 있지만, 그게 너무 과했다는 생각이 든다. 킬 빌이나 존 윅 같은 영화를 볼 때 과했다는 생각은 안 들었는데, 이 영화는 그렇게 생각한 포인트가 너무 많았다. 몸을 썰고 갈고 자르고 찌르는 장면들이 너무 맥락 없이 나왔다. 그리고 그게 개그 포인트라서 그런지 계속 반복되어서 보기 힘든 면이 있었다.



데드풀 시리즈는 구강액션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끊임없는 수다가 포인트다. 그런데 이게 엑스맨 시리즈를 안 봤거나 각 배우들의 사정(a.k.a 흑역사)을 모르면 이해하기 힘든 개그가 많다. 이해가 되는 개그들은 재미가 있긴 한데, 아무래도 엑스맨 시리즈를 모르니 놓치는 부분이 적지 않다.


쓰다 보니 나쁜 점만 열거한 것 같은데, 이게 다 1편 때문이다. 1편에서 올려놓은 기대치를 2편에서 충족을 못 시켰을 뿐, 영화 자체는 나쁘지 않았다. 다만 너무 과했다는 것. 아마도 3편이 만들어지면 또 극장에서 보게 될 것 같은데, 그때까지는 엑스맨 시리즈를 봐둬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요즘 23아이덴티티와 글래스로 관심이 부쩍 많아진 제임스 맥어보이와 안야 테일러 조이가 엑스맨 시리즈에 나오고 있는 게 더 큰 이유이긴 하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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