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물 네번째 영화, 모글리 : 정글의 전설을 보고
요즘 아내와 나는 넷플릭스 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잘 알려져 있다시피 넷플릭스 자체 컨텐츠는 영화보다 드라마가 월등히 앞섰는데, 그래도 이 영화는 예고편에 이끌려서 봤다. 부끄럽게도 둘 다 정글북과 관련된 어떤 컨텐츠도 사전에 접해본 적이 없다 :) 책, 만화, 애니메이션, 영화 등. 덕분에 스포(?)도 전혀 당하지 않은 상태에서 볼 수 있었다.
예고편에서 훅 끌린 것은 CG와 성우진 때문이었다. 특히 성우진 라인업이 어마어마하다. 예고편에 아래와 같이 성우진이 나오는데, 정말 헉 소리 나오는 라인업이다. 영화 자체에 대한 관심도 있었지만, 이 영화를 보게 만든 데에는 아래 라인업의 영향이 컸다.
예고편에서 성우진의 이름만 슬쩍 봤기 때문에 영화 속에서 어떤 캐릭터를 맡았는지는 몰랐다. 그래서 영화를 보면서 누구의 목소리일지 유추해가면서 봤는데, 이렇게 유명한 배우들도 정작 목소리만 따로 떼어 들으니 누구의 목소리인지 맞히기가 어려웠다. 그래도 딱 한 사람은 듣자마자 알았다. 바로, 베네딕트 컴버배치였다.
베네딕트 컴버배치에 대한 이야기를 잠깐 하자면, 나는 이 배우가 왜 이렇게 핫한지 이해를 못 했다. 셜록이라는 드라마를 잘 만났거나, 외모가 독특한데 중독성(?)이 있다거나, 어쩌다 닥터 스트레인지처럼 잘 생겨 보일 때가 있거나.. 딱 그 정도였다. 그러다 위의 영상을 접했고, 이 배우에 대한 이미지가 완전히 달라졌다. 모글리에서 컴버배치의 목소리가 들렸을 때, 머릿속에서는 위 영상이 자동 재생됐다. 또 저렇게 연기를 하고 있을지도 모르겠구나, 그런 생각도 함께.
그리고 앞서 이야기한 대로 CG는 상당했다. 얼마 전에 라이언킹이 '실사화'된다는 기사를 보고, '실사화? 도대체 어떻게 라이언킹을 실사로 찍지?' 라는 생각을 했었는데, 이런 식일 것이다. 엄밀히 말하면 픽사의 애니메이션과 다를 바 없으나, 최대한 실제 느낌이 나도록 말이다. 이렇게 실제 느낌을 살려낸 CG는 확실히 몰입하게 만드는 장점이 있다.
이렇듯 시청각 요소는 훌륭했다. 그런데도 자신있게 추천하기가 어렵다. 정글북 자체의 문제일 수도 있으나, 이 영화만 놓고 보자면 뒤로 갈수록 힘이 빠졌다. 초중반에는 스토리면이나 시각적인 면에서 지루할 틈이 없었으나, 후반부에는 긴장감이 많이 풀렸다. 특히, 보스격 캐릭터인 시어 칸과의 대결은 좀 허무할 정도였다. 스토리를 중시한다면 좀 고민이 될 수 있겠지만, CG나 성우진을 좋아한다면 한 번쯤 보기에 부족함이 없는 영화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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