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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글림공작소 May 09. 2019

직접 해보는 베어 그릴스의 탐험

쉰 한번째 영화 아닌 인터랙티브 컨텐츠, 인간과 자연의 대결을 보고

징그러운 장면에는 그다지 면역이 안 되어 있어서, 베어 그릴스라는 이름은 많이 들어봤지만 단 한 번도 흥미를 가진 적은 없었다. 그런데 이번에 나온 프로그램은 게임 요소를 많이 갖고 있어, 애벌레를 뜯어먹는 모습도 견디며 재미있게 보고 있다. 


넷플릭스에서 제작한 ‘인간과 자연의 대결’은 처음 접해 본 형태의 프로그램이다. 아주 예~전 예능에 TV 인생극장이란 것이 있었다. (알면 아재…) 선택의 갈림길에서 “그래, 결심했어!”를 외치고 선택에 의해 달라지는 인생을 각각 보여주는 포맷이었다. 1998년에 개봉한 기네스 펠트로 주연의 슬라이딩 도어즈도 비슷한 포맷이다. 당시의 프로그램들은 갈림길에서 나뉜 2가지 인생을 따로따로 보여주는 방식이었는데, 이제는 시청자가 직접 선택할 수 있게 됐다. 분기점도 한 번이 아니라 4~5번으로 확 늘어났다.


총 8개의 에피소드로 구성되어 있는데, 아직 절반 정도밖에 보지 못 했다. 주로 밥 먹으면서 자주 보는 편인데, 베어 그릴스가 애벌레나 개구리 알을 너무 맛있게 먹어서 이 프로그램은 도저히 밥 먹으면서 볼 수가 없다... 이 고비만 넘기면 나머지는 내용도 형식도 흥미롭다.


가방엔 대체 뭘 넣고 다니며, 왜 자꾸 애벌레 같은 것을 먹으려고 하는건지.. ㅠ


첫 번째 에피소드는, 오지에서 전염병을 막기 위해 약을 마을까지 갖다 주는 것이다. 백신은 차가운 상태를 유지하면서 빨리 전달되어야 하는데, 그러기 위해서는 시청자가 올바른 선택을 해야 한다. 첫 회는 한 번에 클리어해서 그냥 아무렇게나 선택해도 미션이 잘 끝나는가 싶었는데, 두 번째는 잘못된 선택으로 베어 그릴스가 중간에 포기 선언을 하여 게임오버가 되기도 했다. 


이 프로그램을 보면서 (아니, 하면서) 플랫폼이란 이래야 한다는 것을 느꼈다. 컨텐츠 사업은 불법복제라는 엄청난 벽이 존재하여, 안정적인 수익을 거두기는 힘들 것이라 생각했다. 아니면 시민의식이 발달한 일부 국가에서만 가능할 줄 알았다. 그러나 점점 음원에 이어 영상도 합법적인 방법으로 소비되고 있다. 좋아하는 가수의 앨범이 1년에 한 번 정도 나오던 시대에서, 한 달에도 여러 번 음원이 나오는 시대로 변했다. 매번 새 곡을 다운로드하여 듣는 것도 어지간한 정성이 없으면 못 할 일이 됐다. 영상도 여러 개의 디바이스로 보기 때문에, 모든 디바이스로 원하는 프로그램을 바로 볼 수 있으려면 매번 다운로드하여 전부 복사하는 수고를 해야 한다. 그런데 한 달에 커피 두 잔 값이면 그럴 필요가 없게 됐다. 귀찮은 일의 해결, 그게 절대적이다. 그리고 이번에는 불법으로 복제가 안 되는 새로운 방식을 제공한다. 모든 컨텐츠를 이런 방식으로 만들 수는 없지만, 이런 방식을 활용하면 더 재밌는 컨텐츠는 분명 있다. 베어 그릴스에 전혀 관심 없던 나도 보게 됐으니. 


이제는 지겨울 정도로 많이 나오는 음식 프로그램에 적용해봐도 재미있을 것 같다. 2가지 조리 방법 중 하나를 선택했더니, 하나는 맛있는데 다른 하나는 망한다든가. 앞으로도 인터랙티브 포맷을 활용한 재미있는 컨텐츠가 많이 나오면 좋겠다.


배경화면 다운로드 받기 : https://blog.naver.com/glim_gongjakso/221532955246

인스타그램에서는 명대사 이미지와 함께 올리고 있습니다. 놀러오세요! @glim_gongjaks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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