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트로 : 우리 집 인공지능이 '뻥카'를 치지 않게 하려면
다가오는 AI 시대, 마케팅 현장에서도 '타겟팅'의 풍경이 변하고 있습니다. 과거에는 마케터가 일일이 성별, 연령, 관심사를 설정했다면, 이제는 광고 시스템 내에 탑재된 똑똑한 머신러닝(Machine Learning)이 알아서 최적의 고객을 찾아줍니다. 광고 시스템의 타겟팅은 점점 더 간편해지는 것처럼 보입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초보 마케터들은 그저 예산 및 간편한 타겟팅 정도만 설정해도 머신이 알아서 해줄 것이라고 믿곤 하지요.
하지만 현장에서 만나는 많은 브랜드들은 이렇게 하소연합니다. "분명 머신러닝이 최적화를 한다는데, 왜 광고비만 쓰고 매출은 그대로일까요? 머신러닝이라는 것이 제대로 움직이기는 하는 겁니까?"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그건 머신러닝이 멍청해서가 아닙니다. 여러분이 머신러닝에게 '잘못된 먹이'를 주었거나, 혹은 '굶겼기' 때문입니다.
(물론 매출이 발생하기 위해서는 마케팅 측면 외에도 제품력이나 가격 등 다른 요소들도 중요합니다. 하지만 오늘은 '디지털 마케팅'의 관점에서만 이야기해 보겠습니다.)
1. 머신러닝은 '신입 사원'과 같습니다
머신러닝은 머리는 비상하지만 경험은 전무한 '신입 사원'과 같습니다. 만약 우리가 신입 사원에게 "우리 제품 살 사람 좀 데려와 봐"라고 시키면, 처음에는 감이 없이 아무나 데려옵니다. 그러다 우연히 누군가 실제 결제를 하면 우리는 그 신입사원을 칭찬하겠죠.
"오, 방금 데려온 손님이 물건을 샀어! 아주 잘했어. 다음에도 이런 사람을 찾아와!"
이 칭찬이 바로 머신러닝에서 인식하는 '전환 데이터'입니다. 이 데이터가 쌓일수록 신입 사원은 "아, 이런 옷차림에 이런 말투를 쓰는 사람들이 우리 물건을 사는구나!"라고 학습하며 점점 데리고 오는 손님의 기준을 스스로 정교화 합니다. 이게 바로 머신러닝 최적화의 본질입니다.
2. 머신러닝이 잘 되기 위한 조건 1 : 데이터의 양
머신러닝이 학습하기 위해선 일정 수준 이상의 '학습량'이 필요합니다. 보통 매체사들은 보통 최소 50건의 전환을 권장합니다. 예를 들어 메타의 경우 7일 내 50건의 전환 데이터를, 구글은 최근 발표 기준으로 최소 30건 이상(타겟 ROAS 최적화의 경우 50회 이상)의 전환 학습을 권장합니다.
이 말인 즉슨 매체 입장에서 인식할 수 있는 전환이 어느정도 필요하다고 정리될 수 있는데요. 만약 내가 파는 제품이 아직 유명하지 않아서 사람들이 잘 모르거나, 하나에 200만원정도 되는 엄청 비싼 제품이거나, 제품 구매 결정에 많은 시간을 쏟아야 하는 고관여 제품이라고 하면, 상품이나 산업적 특성 상 매체에서 권장하는 학습량을 맞추지 못할 수 있습니다.
이럴 땐 먹이의 종류를 바꿔야 합니다. '구매'라는 비싼 먹이 대신, 조금 더 흔하고 얻기 쉬운 '장바구니 담기'나 '리뷰 조회', ‘가격 조회’ 등을 학습 데이터로 주는 것이죠. 이러한 중간 전환을 ‘마이크로 전환(Micro Conversion)’ 이라고 합니다. 단계별로 가벼운 먹이를 주며 학습시키면 머신러닝은 훨씬 빠르게 똑똑해집니다.
3. 마신러닝이 잘 되기 위한 조건 2 : 데이터의 질
많이 먹이는 것만큼 중요한 것이 '제대로 된 데이터'를 주는 것입니다. 머신러닝은 아주 순진해서 여러분이 주는 데이터를 의심 없이 믿어버립니다. 만약 여러분이 실수로 '상담 신청 완료' 페이지에 심어야 할 태그를 '메인 페이지'에 심었다고 가정해 봅시다. 그러면 머신 입장에서는 "와! 메인 페이지만 들어와도 성과라고? 그럼 메인페이지에 들어오는 사람들을 엄청 데려와야지!"라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이것은 우리의 의도와 맞지 않죠. 그렇기에 우리가 의도한 데이터가 제대로 들어가고 있는지를 확인하는 '검수 작업'이 반드시 필요합니다.
그리고 클릭 실수, 중복 데이터 등 불필요한 데이터들이 머신러닝의 입으로 들어가지 않도록 필터링 하는 작업도 가능합니다. 구글애즈의 경우 전환 집계에 있어 중복 데이터 방지를 위한 매개변수를 제합니다. 예를 들어 ‘구매 완료’를 전환으로 집계 할 때, 주문완료시 보여지는 주문번호를 매개변수로 인식시키는 것이지요. 이렇게 하면 혹여나 유저가 구매완료 페이지를 중복으로 들어왔을 때, 구글애즈가 주문번호 데이터를 기준으로 중복 전환 데이터를 필터링합니다.
4. 제대로 된 머신러닝을 위한 '식단 관리' 3단계
머신러닝이 제대로 학습하기 위해 우리는 각 상황에 맞는 전환을 단계별로 설계해야 합니다. 필자는 일반적인 커머스 기업의 경우, 브랜드의 상황에 따라 다음과 같은 전환 추적을 제안합니다.
제가 제안드리는 방식이 모든 브랜드에 적용되는 것은 아닙니다. 각 브랜드별 상황에 맞는 단계를 구축해야 합니다. 단계별 전환을 설정하고 각 단계가 최종 전환과 얼마나 상관성이 있는지 파악하는 방법은 추후에 다른 글로 공유를 드리겠습니다.
5. 기다림은 마케터의 가장 강력한 도구입니다
마지막으로 당부 드리고 싶은 것은 '기다림'입니다. 머신러닝이 학습을 시작하면 최소 1주~2주 정도의 학습 기간이 필요합니다. 성격 급한 마케터들은 하루만 성과가 안 좋아도 광고 소재를 바꾸거나 예산을 크게 조정하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이는 신입 사원이 이제 막 업무 파악을 끝냈는데, 갑자기 "오늘부터 다른 일 해!" 라고 책상을 뒤엎는 것과 같습니다. 그러면 머신러닝은 다시 혼란에 빠지고 학습은 원점으로 돌아가겠지요. 그러면 결과적으로 가만히 있는 것보다 더 많은 비용과 시간을 소모하게 됩니다.
필자는 이러한 혼란을 최소화하기 위해서 필자는 소재나 타겟팅을 테스트하는 캠페인 라인(테스트 라인)과 우수한 효율이 증명된 소재나 타겟팅만 운영이 되는 캠페인 라인(우수 라인)을 별도로 구분해서 운영을 합니다. ‘테스트 라인’에서 다양한 테스트를 진행하고, 테스트 후에 좋은 결과를 얻은 것들만 ‘우수 라인’으로 옮기는 것이죠. 이렇게 하면 검증된 소재만 운영이 되는 ‘우수 라인’의 머신러닝 환경 변화를 최소화 할 수 있습니다.
마무리 : 머신러닝은 ‘요리’이다.
머신러닝은 마법의 지팡이가 아닙니다. 우리가 어떤 재료를 넣는지에 따라 맛이 달라지는 '요리'에 가깝습니다. 고객의 여정을 이해하고, 우리 브랜드의 체력(예산과 데이터 양)에 맞는 적절한 먹이를 던져주세요. 머신러닝이 배불리 먹고 똑똑해지는 순간, 여러분의 광고 대시보드는 비로소 '진짜 성과'로 응답할 것입니다.
Article by 비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