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트로 : GA4, 구글애즈에서 보여지는 소수점 전환
GA4나 구글애즈 같은 구글관련 마케팅 툴의 보고서에서 간혹 전환 수치가 ‘소수점’으로 기록되는 것을 종종 볼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전체 구매 데이터는 1건인데, 유튜브 성과가 0.7, 인스타그램 성과에는 0.3 이렇게 보여지는 경우이지요. 마케터는 이런 데이터를 마주했을 때 어떻게 의미를 부여해야 하는지 의문이 들 수밖에 없습니다.
이렇게 기여도가 소수점으로 구분이 되는 이유는 GA4, 구글애즈가 도입한 '데이터 기반 기여 모델(Data-driven Attribution, 이하 DDA)' 때문입니다. 과거처럼 '마지막에 클릭한 놈이 다 가져가!'라는 식의 단순한 규칙이 아니라, 아주 정교한 수학적 계산을 통해 공로를 나누는 것인데요. 오늘은 DDA가 기여도를 분석할 때 어떤 방식으로 계산기를 두드리는지, 그 속사정을 들여다보겠습니다.
1. 핵심 원리 : "너 없었으면 어쩔 뻔했어?" (반사실적 분석)
DDA의 계산 방식은 '반사실적 분석(Counterfactual Analysis)'이라는 논리에 기반합니다. 쉽게 말해 특정 광고 채널이 ‘빠졌을 때’와 ‘있었을 때’, 전체 전환율이 얼마나 차이 나는가를 보는 것이죠.
축구팀으로 비유해 볼까요?
A 선수가 뛴 경기들의 승률은 80%입니다.
A 선수가 빠진 경기들의 승률은 50%입니다.
이런 경우 A 선수의 '승리 기여도'는 두 경우의 차이인 30%만큼이라고 인정해 주는 식입니다.
웹&앱 분석툴 중 하나인 GA4는 우리 사이트에 들어온 유저들의 고객 여정을 전수 조사합니다. 만약 구글, 메타 등 마케팅 채널별 기여도를 평가하고 싶다고 할 때, 해당 채널을 거친 사람들과 거치지 않은 사람들의 전환률 차이를 비교하며 각 채널별 '순수 몸값'을 측정합니다. 구글애즈의 경우에는 계정에서 노출된 광고의 성과에 한하여 캠페인 별 전환 기여도를 나누게 됩니다.
2. 구체적인 계산 방식 : '샤플리 밸류(Shapley Value)'
GA4나 구글애즈가 기여도를 배분할 때 사용하는 구체적인 알고리즘의 뿌리는 2012년 노벨 경제학상을 받은 로이드 섀플리 교수가 주창한 '샤플리 밸류'라는 ‘협동 게임 이론’에 있습니다. 이는 협동 게임에서 각 참여자가 전체 성과에 얼마나 기여했는지를 공정하게 배분하는 계산법입니다. 이해를 돕기 위해 아주 단순화된 예시를 들어보겠습니다.
상황 : '유튜브 광고'와 '검색 광고'가 동시에 운영 중일 때
유튜브 광고만 본 사람의 전환수 : 2건
검색 광고만 클릭한 사람의 전환율 : 3건
둘 다 거친 사람의 전환율 : 10건
여기서 '둘 다 거친 사람'의 전환율 10건를 어떻게 나눠야 공정할까요? 단순 합산(2건+3건=5건)보다 훨씬 높은 성과가 났죠? DDA는 여기서 '시너지'를 계산합니다.
유튜브의 기여도: "검색 광고만 있을 때(3건)보다 유튜브가 추가되었을 때(10건) 전환수가 7건이나 올랐네?"
검색의 기여도: "유튜브만 있을 때(2건)보다 검색 광고가 추가되었을 때(10%) 전수가 8건이나 올랐네?"
DDA는 이런 모든 조합의 경우의 수를 계산하여 평균을 냅니다. 이해를 조금 더 돕기 위해 매체를 3개 사용하는 경우로 한번 더 예를 들어보겠습니다. 만약 내가 유튜브, 네이버 검색, 구글검색 이렇게 세가지 채널을 활용했고 여기서 유튜브의 기여도를 평가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가정해봅시다.
그러면 ‘유튜브 단독’ 전환율, ‘유튜브+네이버 검색’ 조합의 전환율, ‘유튜브+구글검색’ 조합의 전환율, ‘유튜브+네이버 검색 +구글 검색’조합의 전환율 등 유튜브가 끼는 모든 경우에 대한 전환율 비교 계산해서 이것들의 평균을 계산합니다.
3. GA4 DDA가 이전 기여모델보다 합리적인 이유
DDA는 기존의 규칙 기반 모델(첫 클릭, 마지막 클릭, 선형 등)과 다르게 아래와 같은 특징을 갖고 있습니다.
맞춤형 계산: 화장품 쇼핑몰과 자동차 판매 사이트의 고객 여정은 완전히 다릅니다. DDA는 내 사이트에 쌓인 실제 데이터를 학습하므로, 우리 비즈니스에 최적화된 기여도를 산출하게 됩니다.
노출 데이터의 반영: 클릭뿐만 아니라 광고가 단순히 노출된 데이터(View-through)까지 계산에 포함하여 훨씬 입체적인 분석이 가능합니다. 이전 글에서 다루었던 클릭 기여기간, 조회 기여기간 등의 개념이 여기에 포함되는 것이지요.
허수 제거: 전환에 별 도움을 주지 못하고 '길목'만 지키고 있는 광고 채널은 AI가 귀신같이 알아내 기여도를 낮춰버립니다.
DDA의 이러한 요소들 때문에 기존 규칙 기반 모델보다 우리 비즈니스에 적합하고 보다 입체적으로 매체별 기여도를 측정할 수 있게 됩니다.
4. 마케터는 무엇을 해야 할까요?
이제 우리는 소수점으로 찍히는 숫자를 보면 "우리 광고들이 서로 어시스트를 주고받으며 팀플레이를 잘하고 있구나"라고 이해할 수 있습니다.
그럼 여기서 DDA가 마케터에게 주는 실질적인 도움은 무엇일까요? 저는 '예산 재분배'의 근거라고 생각합니다. GA4 이전에 있었던 Universal Analytics는 기본 기여모델은 ‘마지막 클릭’이었습니다. ‘마지막 클릭’ 기준으로 한국 이커머스 데이터를 보다 보면, 항상 ’네이버가 짱이다’라는 결론이 나왔습니다. 우리나라 국민들의 온라인 쇼핑 여정에서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것이 ‘기승전 네이버’거든요.
하지만 DDA가 적용되면서 고객 여정의 초반이나 중반에 영향을 주고 있었던 마케팅 채널을 확인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예를 들어 동영상 광고는 고객 여정의 초반에, 배너 광고는 고객 여정의 중간 단계 정도에서 나름의 역할을 해주고 있었다는 등의 수치적인 근거를 얻을 수 있습니다. 이러한 근거를 바탕으로 마케터는 보다 합리적으로 매체별 예산을 재분배할 수 있게 되고, 이는 전체적인 마케팅 성과 개선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가능성이 높습니다.
마무리 : 데이터의 이면을 읽는 눈
마케터가 데이터를 꼼꼼히 뜯어보아야 하는 중요한 이유 중 하나는 '제한된 예산을 어디에 사용하는 것이 비즈니스 성장에 효과적일까?' 라는 질문에 대해 가장 현명한 결정을 내리기 위해서입니다. 앞서 설명한 'DDA'처럼 데이터를 훨씬 입체적으로 분석할 수 있는 기술들이 마케팅 업계에도 빠르게 도입되고 있습니다. 저는 이러한 툴들이 어떤 원리로 작동하는지 끊임없이 궁금해하고, 더 나아가 활용법을 스스로 연구해 보는 습관이 마케터의 성장을 결정짓는 가장 중요한 요소입니다.
우리가 무심코 지나칠 수 있는 숫자의 이면과 원리를 파악하려는 노력은 단순히 업무 효율을 높이는 데 그치지 않습니다. 이런 노력은 나 자신의 전문성을 키워주는 것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우리 서비스와 연결된 수많은 사람에게 더 나은 가치와 경험을 전달하는 시작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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