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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용 11. 하루살이로 살기로 했다, 앞 뒤 안 보고.

청중 1: 스님은 내일에 대한 비전과 계획이 없으시다 했는데, 어제는 어떻게 기억하고 계세요?

도법스님: 가급적이면 어제는 잊어버리려고 합니다. 그런데 잘 안 잊어먹어져요. 사실 현재를 제대로 살면 과거는 필요하면 기억하고, 필요 없으면 또 사라져 버리고 해야 마땅하지요....(중략) 현재를 온전하게 제대로 살면 과거의 문제는 기억해야 될 필요가 있을 때는 기억을 해 내게 됩니다. 그러나 그렇지 않을 때는 또 없는 것처럼 흘러가게 되죠. 그런데 제가 현재를 온전히 사는 것에 충분하지 못하다 보니까 과거들이 잘 안 사라집니다. 늘 기억에 남아서 따라다니기도 하고, 누가 나를 욕했다 하면 기분 나쁜 것들이 계속 가잖아요? 그런 문제가 있어서 사실 제가 풀어야 될 과제라고 생각합니다.

우리가 현재를 온전히 산다고 하면 혹시 과거를 다 망각하지 않을까, 또 미래에 대한 전망들이 너무나 불투명하지 않을까, 이런 걱정들을 많이 하게 되죠. 그러나 그렇지 않습니다. 현재를 온전히 살게 되면, 과거의 것이 필요할 때 우린 언제든지 기억할 수 있는 능력이 생깁니다.

그리고 미래에 대한 전망도 괜히 골머리 앓지 않아도 확실하게 있게 되어 있습니다. 그런데 우리는 현재를 온전히 사는 능력들이 충분하지 않고, 그런 쪽에 또한 익숙하지 않다 보니까 이런저런 걱정들을 하게 되는거죠.
<출처: 인드라망 10주년 첫 번째 정기법회 - 대중과의 대화>


힘든 상황에 빠질 때 자신이 어떻게 반응하는지 주로 파악하나요? 그 상황이 왜 생겼는지에 대해 분석하는 것과 어떻게 헤쳐 나갈지 중에서 주로 어느 쪽으로 선택을 하나요? 늪인양 자꾸만 빠져드는 그 늪 같은 상황에서 여러분은 얼마 만에 다시 일어나 내나요? 이 두 줄을 읽는 순간 떠오르는 사건이 있는 분도 여러 명일 수 있어요. 이제 와서 돌아볼 때 그때의 내 행동에서 패턴을 볼 수 있나요? 이제야 돌아보며 그때의 내 모습이 얼마나 자랑스러운가요? 혹 아쉬움을 포착한다면, 다음에는 어떻게 다르게 행동할지 뜻이 서나요?


susan-q-yin-Ctaj_HCqW84-unsplash.jpg 셀프케어 스킬을 연마하면 내가 나침반이 되고, 어떤 상황이든 헤쳐 나옵니다. 사진: Unsplash의 Susan Q Yin


하나의 문이 닫히면 다른 문이 열리지만, 우리는 종종 닫힌 문을 너무 오래 바라보고 너무 후회하기 때문에 우리를 위해 열리는 문을 보지 못합니다. – 알렉산더 그레이엄 벨

When one door closes another door opens, but we so often look so long and so regretfully upon the closed door, that we do not see the ones which open for us. – Alexander Graham Bell


가상의 상황을 걱정하고, 이미 일어난 것과 다른 상황을 상상한다면, 우리는 있는 그대로의 실상을 무시하는 것입니다. - 작가미상

If you worry about what might be, and wonder what might have been, you will ignore what is. – Author Unknown


인생은 목적지가 아니라 항해 그 자체입니다. – 랄프 왈도 에머슨

Life’s a journey, not a destination. – Ralph Waldo Emerson



내가 되고 싶은 나의 모습을 보게 되는 셀프케어 스킬을 소개합니다.


Delete - 스포츠 경기에서 골을 넣고, 바로 원위치를 찾는 선수처럼 과거를 보내 버리고, 미래를 열기 전에 현재로 오롯이 몰입해 내는 스킬


최선을 다해서 미래를 준비해 왔었는데 그만 전혀 예상치 못한 상황이 발생하고, 정신이 쏙 빠지고, 자꾸만 늪에 빠지는 것 같은 곤경에서 허우적 댈 수밖에 없는 사건을 겪었습니다. 지푸라기라도 붙잡는 심정으로 셀프케어 스킬 21가지를 하루에도 몇 번씩 되뇌었답니다. 주변에서 응원해 주는 사람들은 있었지만, 제 게임은 제 몫이고, 승리를 이끌어낸 비법은 셀프케어였습니다. 그 과정에서 건진 소중한 보물 중 보물은 "있는 그대로의 실상 파악하기"였어요. 아팠던 만큼 굳은살이 생겼어요. 이젠 보이는 그대로의 실상을 인정하고, 그 사실을 저의 바람이나 두려움으로 눈가림하지 않게 되었어요. 그다음 스텝으로는 현재 상황과 어울리지 않으면 딜리트 delete 버튼을 클릭. 중요한 건 지금이라서! "혹시나 다음에" 필요할 수도 있다는 가정으로 현재 불편함을 버티지 않고, 필요할 때는 또 구해지리라 믿어요. 인간의 뇌는 이미 만들어진 익숙한 기존 시스템대로 작동되기에, 새로운 사고방식이 온전히 받아들여지기까지 우리는 다 함께 노력해야 합니다.


fabian-fauth-RiWvn39cZSQ-unsplash.jpg 사진: Unsplash의 Fabian Fauth


* Top 사진: Unsplash의 Vlad Tchompalo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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