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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국제교류 TAN TAN RoDee Jun 03. 2019

처음 만난 미국 청소년들과 소통하기

Odyssey of the Mind는 청소년들의 네트워크가 비젼이다. 

창의력을 겨루는 세계 대회였지만, 경쟁이 아니라, 팀웍에 중심축을 두고 대회는 조직되고 운영되었다. 출국 몇 주 전에 이메일로 버디 팀 멤버들의 이름과 학년을 코치 선생님은 보내 왔다. 캘리포니아 쪽에 위치한 고등학교에 다니는 6명 여학생들이었다. 우리 팀에는 남학생이 3명이나 있는데, 학년도 차이가 나는데, 과연 서로 조화가 될 것인가? 

버디팀의 모니카 코치를 만나서 인사를 나누었다. 

버디 팀은 자신들이 치루어야 할 대회도 여러 차례인데 불구하고 어느 사이인가 우리 팀을 응원하러 와 있었다. 우리도 이 친구들의 현장즉석과제 시합장을 챙겨서 갔다. 모니카 코치는 우리 팀이 올거라고 예상하지 못했던 것인지 무지하게 반가워 했다. 이 때 부터 우리 두 팀은 대회 기간도 짧고, 행사장은 만 5천 명이 넘는 인파로 정신이 없었지만, 버디팀과 우정을 키울 수 있는 시간을 챙겼다. 

현장즉석과제 시험을 보러 들어간 버디팀을 응원간 BMS

이번 대회를 준비하면서 한국 대표부는 과거에는 우리 청소년들이 시합에만 정신이 쏠려서 버디팀과 만나지도 않고, 서로 응원하는 것에도 서툴렀다는 이야기를 자주 했었다. 청소년들이라, 국제 무대에는 처음이라, 잘 몰라서 그런 것이라 이해를 한다고 했었다. 우리 팀은 글로벌 문화를 배우고 오도록 시간 관리에 신경을 썼다. 


버디친구들을 위한 선물을 짱이는 출국 길에 아주 정성껏 마련했다. 한글이 아름답게 그려진 볼펜 (샤프는 기능이 떨어진다며)을 파랑과 검정색으로 통일해서 고르고, 서울을 대표하는 장소들이 그려진 여러 가지 마그넷 중에서도 자기가 들려 주고 싶은 스토리가 담긴 것으로 신중하게 골랐다. 코치 선생님에게는 십장생이 그려진 파우치를, 팀 전체에게는 한국 전통 과자를 챙겼다. 물론 자신의 용돈에서 충당해야 했었고, 총액이 꽤 되었지만, 녀석은 아낌 없이 지출했다. 아주 흥미로웠던 것은 친구들에게 줄 개인 선물 봉투를 만들고, 자기 명함을 하나씩 넣었다는 점이다. 어디서 배웠는지 신기한 광경이었다. 짱이는 자기 선물을 전달할 때도 하나씩 설명하면서 건넸다.  

버디팀은 학교 티와 캘리포니아에서 대표적인 음식인 인앤아웃 기념품을, 짱이는 훈민정음으로 디자인된 펜과 서울 명소를 그린 마그넷, 그리고 자기 명함을 선물했다.

짱이는 선물로 받은 티 셔츠에 친구들이 사인을 해 달라고 했다. 평범한 티 셔츠가 특별한 의미를 갖게 되는 순간이었다. 한국 멤버들 중에 우리 나라 돈을 선물한 경우도 있었는데, 미국 버디들은 이 돈에도 한국 친구들이 사인해 줄 것을 요청했다. 미국 청소년들은 한글로 자기 이름을 쓰고 싶다고 하고, 우리 멤버들은 신이 나서 한글을 가르쳐 주었다. 모두들 이 티 셔츠는 절대로 빨지 않을거라는 재미있는 결심까지 했다.  서로의 이름을 적는 이 시간을 통해 두 팀은 진정 버디 팀이 되어 갔다.  

급격히 친해진 11명의 청소년들은 연신 웃고 떠들고 마치 오랜 시간을 함께 보낸 사이와 같았다. 영어가 다소 서툴었던 친구들도 준비해간 선물을 설명하면서, 친구들에게 자기 이야기를 들려 주기 위한 마음이 먼저여서 외국어임에도 불구하고 웃음을 섞어 가며 대화를 이어갔다. 

마피아 게임은 자정을 넘기도록 이어졌다. 

폐회식에서는 우승을 한 팀들이 발표가 되었다. 우리 팀은 물론이고 버디팀도 수상권에는 못 들어갔지만, 마지막으로 헤어지는 순간까지 함께 놀자는 마음은 통했다. 몇 달 동안 이 대회 준비만 했던 전체 참가자들이 너무 낙심하지 않도록 미국 세계대회 본부는 틴 파티를 야외 잔디밭에서 대규모로 펼쳐 주었다. 우리 팀과 버디팀은 인파에도 불구하고 틴파티에서 서로를 찾아 내고, 자신들만의 파티를 가졌다. 한적한 숙소에는 우리 팀들의 웃음 소리와 수다로 가득 채워졌었다. 자정이 가까워짐에도 불구하고 헤어지기 싫은 마음으로 함께 놀고 있는 이 청소년들을 나는 조용히 한참 동안 기다렸다. 무엇이 그렇게 웃기고 재미 있는지 마피아 게임은 끝날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드디어 자정을 한참 넘기고 내가 모습을 드러냈을 때 실망하던 얼굴들..... 청소년들은 그렇게 하나가 되어 있었다. 


이들이 다시 만나는 날이 있을까? 함께 했던 추억들은 아마 오래도록 기억할 것 같다. 이 친구들이 리드했던 미국 청소년들이 놀이 문화, 부러웠다. 비록 6명 남짓의 미국 청소년들을 만났지만, 이 짧은 시간 덕분에 이번 세계대회에 온 수천명의 친구들과도 소통을 한 느낌을 받았다.  

우리 팀끼리만 시작했던 세계 대회를 버디팀과 함께 마무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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