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국제교류 TAN TAN RoDee May 25. 2019

핀 트레이딩 하는 문화

창의력올림피아드는 다른 점이 있을까?

Odyssey of the Mind World Finals에서         핀 트레이딩 하는 장면

창의력의 기량을 펼치는 도전과제를 하기에도 벅찬데 이런 작은 놀이들을 넣는 이유를 이해하기가 어려웠다. 그냥 어린이 청소년들이 시간을 보낼 수 있게 형식적으로 자그만 하게 하는 것인가 보다라고 내 맘대로 추측을 했다. 그러나 예상과는 달리 메인 행사 중의 하나였다. 숙소와 대회장 곳곳에는 핀 트레이딩을 할 수 있는 장소가 마련되어 있었고, 어린이들은 아주 자연스럽게 자리를 잡고, 자신들의 핀을 다른 참석자들과 교환했다. 어린이들은 자신들이 좋아하는 문양으로 핀을 만들어 왔다. 준비해 온 천에 핀을 붙여서 디스플레이를 했다. 이 놀이를 하면서 아이들은 다른 나라, 다른 도시, 다른 문화에 대해 설명도 듣고, 자신의 스토리도 자연스럽게 전했다. 우리 팀원에게는 아침 식사 장소에서 두 명의 여자 아이들이 다가와서 트레이딩을 제안해 왔다. 예상치 않은 서프라이즈였지만, 아주 반가웠다.

우리와 핀을 교환하자고 다가온 어린이들

이건 어린이 청소년들이 재미 있게 즐길 수 있는 경제 활동으로도 볼 수 있다. 그냥 하나 갖고 싶다고 해서 다른 친구와 한 개를 바꾸는 것이 아니다. 어떤 경우에는 두 개 이상을 요구할 수도 있다. 상대가 제안하는 핀이 그닥 마음에 들지 않고, 자기 핀도 주고 싶지 않은 경우에는 망설이지 않고, 노 땡큐라고 한다. 우리 팀은 맴모스 사이즈로 제작을 해 왔다. 나름 인기가 있을 것이라고 상상하며, 자신 있게 가지고 나갔는데, 외국 어린이들이 “너무 커서 마음에 들지 않는다”는 반응을 보여와서 다소 놀라고 당황했었다. 큰 사이즈를 작게 만들 수도 없는 일이고 팀원들은 실망을 숨기지 못했다. 창의적으로 해결해야 할 난국이다.


핀 트레이딩 장소는 여러 곳에 펼쳐져 있었다. 다행히 우리의 빅 사이즈를 무척 좋아하는 어린이를 만났고, 무려 20개 이상을 바꾸자고 하기도 했다. 너무나 다양한 모양의 핀들을 보면서 마치 그 곳들을 다 가본 듯한 행복한 기분을 잠시 느끼기도 했다. 우리 멤버들은 어떻게 딜을 할지, 거절을 당하더라도 주눅들지 않고, 거절 당한 그 이유가 호감으로 받아 들여질 수 있는 친구들을 찾아서 열심히 다녔다.

지도가 그려진 멋진 타월에 자신의 핀을 디스플레이한 어린이

그렇다면, 왜 핀 트레이딩일까?

여러 나라에서 온 친구들과 한 핀 트레이딩

이번 대회는 창의력이 컨셉이다. 창의력은 팀으로 발휘될 때 가장 잘 발현된다고 한다. 나와 비슷한 성향을 가진 친구들이 전세계에서 왔고, 이들과 소통하고 교류할 수 있는 장치들을 만들어 놓은 것은 탁월한 이벤트였다. 수많은 핀들 중에서 내 마음에 드는 바로 그 핀을 찾아 내는 것, 그걸 꼭 얻는 것 등도 소통 연습이었다. 나와 상대가 만족할 수 있는 협상을 해 내는 것도 배움이었다.  

작가의 이전글 파티, 축제, 이벤트가 즐거운가? 어색한가?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