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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국제교류 TAN TAN RoDee Jun 21. 2019

"CTD에 합격 되셨습니다"

돌아 돌아 오느라, 마음 고생 제대로 하고 받아 들여졌구나. 

Acceptance Information to Center for Talent and Development (CTD), Northwestern University 


드디어 올 것이 왔구나! 

이건 내가 먼저 볼 내용이 아니구나. 


"짱아~~~~" 

"왔으! 왔으! 드디어 왔으! 네가 기다리던 그 메일이!" 

미국에서 어젯 낮에 보낸 메일이 우리 시간으로 아침이 되어서야 내 시선을 잡았다. 휴... 


화들짝! 

자세를 바로 하며 단방에 일어나 앉는 짱이! 


"됐다. 됐다. 됐어. 드디어 됐어. CTD는 나를 버리지 않았어. 우리 축하하자. 어떻게 파티할까? 우아! 우와!" 

"Welcome back~"이라니!! 얼마나 듣고 싶었던가! 


CTD. 우리 가족이 함께 보낸 여름 추억들이 곳곳에 남아 있는 곳. 미국 노스웨스턴대학 부설기관으로 짱이가 초등학교 4학년 여름일 때 우리는 이 캠퍼스를 물어 물어 갔고, 그 곳에서 공부할 수 있는 기회가 짱이에게 오기를 꿈꾸었었다. 4학년이란 어린 나이에도 불구하고, 한 달 동안 공을 들여서 지원서를 직접 썼고, 추천서도 처음 받았었다. 자기 자신이 이 공부를 왜 원하는지, 이 프로그램에서 자기를 뽑아 주어야 하는 이유 등을 정말 매일 밤 마다 우리는 쓰고, 지우고, 또 쓰고를 반복했었다. 처음에 A4용지 두 장으로 시작했던 글을 지원서에서 정한 제한된 글자 수에 맞추기 위해 줄이고 줄이고, 또 줄여서 결국 5줄 이하로 맞추어서 보냈었다. 코스를 고르는 일 또한 만만치 않았었다. 어린이 눈높이에서 흥미진진해 보이는 코스들이 너무 많았기 때문이다. 우리는 매일 밤 골라 내고 솎아내고 또 버리고 해서 골랐다. "아시아신화"가 짱이가 맨 처음 배웠던 온라인 코스였다. 공부라고 부르기에는 너무 재미 있어 했었다. 과학, 인문학, 예술 등 다방면에 걸친 컨텐츠로 정신을 차릴 수 없을 정도로 즐거워하며 신나게 배웠었다. 우리는 짱이가 이 탐험길을 헤쳐 나갈 수 있도록 옆에서 도와주면서 미국 온라인 교육을 간접 체험했다. 

CTD 웹사이트 동영상 https://vimeo.com/195523202 에서  

태평양을 넘어 다른 나라에 있는 우리 집 아이도 이런 교육 기회에 닿을 수 있다는 것도 신기했다. 짱이는 온라인 코스와 써머 프로그램을 고르면서 그 당시 마다 자신이 가장 관심 있는 주제들을 찾아 냈다. 그리고, 전세계에서 온 또래 청소년들과 어울려서 집중적으로 자신의 관심사를 파고 들수 있었다. 5학년 여름 때 처음으로 참가했던 써머 프로그램은 "From Page to Stage"로 하루 종일 다양한 주제에 대해 대본을 쓰고, 그 대본을 쓰기 위해 역사를 공부하고, 무대 디자인을 설계하기 위해 드로잉을 하고, 패션의 역사를 공부하고 의상을 만들면서 보냈다. 3주간의 집중 코스를 마무리 하는 날 Family Sharing Day를 열고 자신들이 공부한 것을 발표하고, 직접 대본을 쓰고, 연출을 한 공연을 무대에 올렸었다. 우린 아이들의 창의력에 무척 놀랐던 기억이 난다. 


메이커 캠프를 노스웨스턴대학에서 했던 그 해에 짱이는 "내년에는 CTD로 가고 싶지 않아. 그닥 도전적이지 않아. 이젠 진짜 메이커 스페이스에서 만들어 보고 싶어. 진짜 메이커들과"라고 했고, 우리는 CTD 대신 다른 지역을 탐험하기 시작했다. 그러면서 CTD에서 멀어져서 1년 11개월 동안의 공백을 보냈고, 짱이는 Algebra II 를 온라인으로 듣고 싶다고 했다. 써머 프로그램도 이제는 우리 집에 어느 정도의 경제적 부담이 되는지를 이해할 정도의 나이가 된 듯 하다. 이번 코스는 난이도가 상당히 높은데 비해 비용은 다른 프로그램들 보다는 낮다고 이제 써머도 온라인으로 하겠다고 한다. 짱이가 철이 들다니!!!! 굳이 그러지 않아도 되는데..... 



쿵!!!!! 

어쩌나!! 지금까지는 retunee로 신청을 하면 무난히 진행이 되었었는데, CTD를 1년 11개월 동안 비운 사이에 CTD 입학을 원점부터 새로 시작해야할 상황이 생긴 것이다. 그나마 1달 내에 신청하면 긍정적인 답변도 기대해 볼 수 있는 안심을 못하는 상황!!! 짱이는 지체 없이 바로 액션을 취했었다. "1달 만 더 늦게 왔더라도 나 진짜 아까울 뻔 했다"면서 스스로 원서를 쓰고 추천서를 부탁드리고 제반 서류들을 능숙하게 챙기기 시작했었다. 난 "그봐, 그봐... 내가 그렇게 그냥 끊지 말고 하나라도 계속 하자고 했었는데.... 그랬더라면 이번에도 큰 무리없이 네가 하고 싶은 공부할 수 있었을지도 모르는데..... 쯔쯔쯔....."라는 말이 목에서 간질 간질 했었지만, 녀석에게 찬물을 껴얹고는 싶지 않았다. "챙기는 모습 보니, 든든하다. 정말 1달 차이로 넌 참 운이 좋다. 그래, 최선을 다해 보는거야. 지원 결과는 네 몫이 아니고 하늘의 선택이야"라고 격려를 이어갔었다. 이번 여름에 수학을 무척 공부하고 싶어하는데..... 

CTD 웹 사이트 동영상 https://vimeo.com/195523202 에서 

그리고 "Congratulations. Welcome back"으로 시작하는 메일을 드디어 받은 것이었다. 휴..... 

녀석은 "진작 엄마말 들을걸. 그냥 하나씩이라도 계속 이어왔더라면, 내가 하고 싶은 과목을 이렇게 긴장하지 않고 할 수 있었을텐데...."라는 말을 했다. "이렇게 가니까 네가 진정 얼마나 원하는지도 알게 되고, 또 다음에도 네 reputation을 어떻게 관리해야 할지도 알게 되고 유익하네. 네가 서류 준비등을 그렇게 신속하게 하지 않았더라면 우린 아마.... 으으윽이다, 그치? 축하한다"라며 짱이의 해결력에 박수를 보내 주었다. 

    

https://vimeo.com/195523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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