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히 범접할 수 없게 여겨지던 대선배가 베푼 사랑
그녀를 처음으로 보았을 때 차갑다는 느낌과 진짜 매섭게 말한다고 생각했다. 전 세계 리더들이 TEDx 무대에 서고 싶을 때 찾는 세계적인 스피치 트레이너답게 그녀가 하는 말들은 군더더기가 없었다. 그리고 열정 가득한 마음으로 자신의 리더십을 캐내어 보려는 많은 여성 후배들에게 Nienke는 여러 번 특강을 해 주었었다. 그녀가 하는 일은 나에게 생소한 분야였는데다, 그녀가 나누어 주는 인사이트는 여러 번 나에게 신선한 충격을 주었었다. 믿을만한 친구에게서 들리는 이야기가 "친구에게만 제공하는 코칭비가 상상을 초월할 정도"라고 했다. 그럴 것 같았다.
이런 그녀가 풍부한 경험을 남김없이 풀어놓는 웨비나! 공지가 뜨면, 난 몇 주 전부터 기다렸고, 결코 빠지지 않았다. 90분간 이어지는 세미나에서 정말 한 마디도 놓치고 싶지 않았다. Nienke의 프로그램에는 세계 각국 기업에서 임원직을 맡고 있거나 맡은 경험이 있는 리더들이 평소에 갖고 있는 질문들을 쏟아 내었다.
"내가 하는 말은 직설적이란다, 다들 잘 알지? 난 네덜란드인들 특유의 직설화법이 있어. 감안하고 들어줘"라는 말로 몇 번이나 경고를 준다. 프로그램 중간중간에 그룹 코칭이 이어지다가, 대답을 하는 사람이 머뭇거리면, "바로 바로 바로. 그냥 말해! 네가 주저하는 이유가 뭔지, 넌 알지? 알길 바래"라는 말로 간결함과 강렬함으로 1시간 반을 꽉 채운다. 내용이 아무리 깊게 들어 가도, 어떤 방향으로 튀어도, 1시간 반이 되면, 어김없이 가볍게 손뼉을 치듯이 마무리 인사를 하고 마는 그녀!
2021년에 TEDx에서 내 이야기를 하는 것을 새해 소원으로 삼았다. 작년 크리스마스 때 나는 나에게 주는 선물로 TEDx 강연을 준비하기 위한 트레이닝을 신청했다. Nienke가 하고 있는 회사에서 하는 프로그램이었고, 1월 한 달 동안 스피치 트레이닝을 받았었다. 그때 그녀는 우리 교육생들 모두에게 직설화법의 질문을 던졌다.
"그래, 대영. 넌 언제 스피치 할 거니?"
"그게 말이야, 난 기념일, 기념 달 같은 것을 좋아하는 편이야. 그래서 3월을 생각하는데, 지금이 1월이니까 사실 현실성이 없기도 해. 그래서 7월도 생각하고 있어. 한국에서는 그때 여성 주간이 있거든. 그리고 흐흐흐 내 생일이 있기도 해."
"3월! 좋다! 3월에 해 봐."
"그러기에는...."
"내가 네 꿈을 이뤄줄 수 있는 방법을 찾아 볼게. 네 이야기는 전 세계의 많은 사람들이 들을만한 가치가 있어."
"고맙다 (하지만 어떻게 3월에...)"
Nienke는 자신이 세상을 위해 기여할 수 있는 것은 자기가 가장 잘할 수 있는 일을 통해서라고 말하고, 그 일을 사업으로 하고 있다. 즉 스피치 트레이너! 이런 그녀는 스토리가 사람을 바꾸고, 세상을 구한다는 생각으로 팟 캐스트를 열었다. 그리고, 나에게 연락이 왔다.
그녀: "내가 네 꿈 이뤄준다고 했지?"
나: "..........(설마)........."
그녀: "날짜 잡자. 다음 주 어때?"
나: "시간 많아."
그녀: "금요일은 어떠니?"
나: "그날이 딱 좋겠네."
Nienke는 인터뷰에 앞서서 나의 긴장을 풀어 주려는 듯 개인적인 이야기를 풀어놓았다. 마치 무대 뒤의 모습을 보는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내 기분을 솔직히 이야기했다.
그녀: "그 기분 알 것 같아. 너 쉴라 알지?"
나: (노벨상에까지 노미네이트 된, 그것도 여러 번 추천되었던 그 분을 어떻게 모를까) 응.
그녀: "쉴라는 2018년에 내가 가까이할 수 없다고 생각하고 우러러보던 롤 모델이야. 근데 지금은....."
이 둘은 세계평화협상 프로젝트 등 굵직굵직한 프로젝트에 함께 하고 있다. 막역한 사이가 되어서 자매처럼 지내는 둘. 한 명은 네덜란드에, 한 명은 영국에서 지내지만, 둘은 마치 옆 집에 사는 사이처럼 대화를 나누고 지낸다.
나: 너희 둘의 관계는 정말 멋있고 이해가 되지만, 내가... 그러기에는....
그녀: 난 너의 기분을 알아. 너 내가 어째서 너에게 이렇게 하는지 아니?
나:......... (착하니까?) 글쎄.....
그녀: 네가 내 입장이 되면 너도 아마 이렇게 할 거야. 난 그걸 알아. 그래서 지금 너에게 하는 거야.
"내가 받았으니"로 "너도 받아라"라고 전하는 에너지가 좀 더 넘쳐나면, 얼마나 좋을까?
"나도 힘들었으니 너도 힘들어봐라"말고. 그건 그냥 우리 세대에서 끊고.
"우리는 못 받았지만, 너는 받아 보아라"가 문화가 되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