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온라인고등학교, 그 상상 너머에는?

2021-22년 신학기를 맞이했다. 11학년이라는 제법 묵직한 시간을 맞이하는 우리로서는 대학입시라는 단어가 성큼 다가오고 있음이 느껴졌다. 텍사스 시간으로 오후 5시를 학교에서는 전 세계에서 우리 학교를 다니는 전교생들이 가장 편한 시간대로 생각하나 보다. 한국 시간으로는 아침 7시였다.


상상을 너머: 벌써 22년의 역사를 기록하다니!

항상 그렇듯이 웨비나에는 교장선생님이 주도적으로 역할을 한다. 이 번에도 설명의 대부분을 활기 넘치는 교장선생님의 목소리로 채워졌다. 교장선생님은 "1990년대 말에 인터넷도 잘 안 될 때 온라인 고등학교라는 걸 열었다"면서 무척 자랑스러워했다. 잠시 나도 그 당시로 기억을 더듬어서 가 보았다. 정말 이건 말이 안 되는 상상을 현실로 그때 이미 시도했던 것이구나. 이렇게 22년의 역사를 써 오는 동안 학교는 차곡차곡 노하우를 쌓아 왔었구나. 현대를 살고 있는 교육자들, 학생들, 학부모들이 상상할 수 있는 것이 교육의 현재를 만드는구나!


상상 너머: 우리 고등학교는 전교생이 4,000명!

교장선생님은 "세계 어디에서 이 웨비나를 들어오던지 여러분은 우리 학생이고, 환영한다"는 말에서, 온라인 고등학교 학생인 우리도 "여기요, 우린 한국이에요"라며 손을 흔들고 싶은 심정이었다. 교장선생님은 지난번 웨비나는 300명이 동시 접속해서 열기가 뜨거웠었다면서, "학교는 여러분들에게 도움을 주기 위해서 끊임없이 변화를 하고 있다"를 강조했다. 모두에게 골고루 기회를 주어야 하고, 그 누구도 불편함을 불균형적으로 받는 것은 온라인 고등학교로서 늘 경계하고 있는 부분인 것 같았다. 그러면서, 웨비나를 기획할 때도 미국 전역에서 다른 시차, 유럽 쪽의 시간, 그 외 지역을 고려해서 오후 5시로 한다고 했다. 이번 웨비나의 주제는 "2021-22년 신학기를 맞이해서 달라진 학교 시스템"을 설명하는 것이니 더욱 모두의 접근성에 대해 마음을 쓰는 것이 자연스러웠다.


상상 너머: 미국 공립학교이고, 우린 국제학교입니다.

온라인 고등학교는 시간표가 있을까, 없을까? 물론 있다. 하지만 "월요일 8시에 수학 수업, " 이런 건 없다. 우린 온라인 스쿨이기 때문에 각자가 가장 편한 시간에 자기만의 수업 시간표를 짜면 된다. 이 말이 처음에는 매력적으로만 들렸다. 매일매일 조금씩 모든 과목을 해야 할까, 좋아하는 과목을 집중적으로 쭉 할 것인가, 내용이 부담이 되는 과목부터 우선적으로 다룰 것인가, 짱이는 수업 시간표를 짜고, 실패하고, 또 짜고, 여전히 실패를 뼈저리게 느끼고 있다. 고등학생인데 부모인 내가 어느 정도 개입을 해야 할지, 자립심을 키우도록 하는 환경을 제공하기 위해 온라인 학교를 선택했고, 스케줄 관리는 최고의 연습 과정인데 부모의 역할은 과연 무엇일까? 학교는 미국 고등학교 청소년 문화에서 챙기는 것들, 즉 자립심과 자기 관리를 키울 수 있도록 시스템적으로 지지망을 구축해 두고 있고, 여기에 부모밖에 할 수 없는 역할을 "이건 꼭 해야 합니다, 우리 학생들이 무사히 졸업하기 위해서는 당신들이 역할을 해야만 해요"를 적극적으로 부모교육을 시키고 있다. 교장선생님은 "인터넷만 되면 우리 학교에 누구든지 다닐 수 있다, 부모님들은 학생들이 수업에 참여할 때 불편함이 없도록 인터넷 커넥션을 챙겨 봐 달라"고도 주문한다.


상상 너머: 텍사스 주에 사는 미국인들에게는 등록금이 전면 무료!

이번 학기부터 실시가 된다고 한다. 오랜 시간 동안 교육 관계자들이 이 일을 성사시키기 위해 노력을 했었고, 드디어 이번 신학기부터 텍사스 주에 사는 미국인들은 무료라는 일을 현실로 만들어 내었다고 한다! 이 말을 듣던 짱, "대단하다, 정말 이렇게 내 학교가 자랑스러울 수 없네."


물론 우리는 국제학생이라서 학비를 낸다. 매 학기마다 7과목을 들어야 하고, 한 과목당 260불이고, 과목당 한 학기에 한화로 30만 원이 조금 넘는다. 교과서는 온라인 학교라서 모두 전자이고, 1권 정도는 구입을 해야 한다. 과목에 따라서 어려움이 있다면, 튜터를 학교에서 붙여 준다. 우리는 아직 이 도움을 신청한 적은 없지만, 이렇게 도움을 청할 곳이 학교 내에 있다는 것이 안도감을 준다.

https://cbsaustin.com/news/local/ut-high-school-offering-free-virtual-tuition-for-fall-2021


상상 너머: 온라인 학교지만, 선생님과 소통은 언제나 바로바로!

이번 웨비나에서 우리 학교 선생님들이 얼마나 경험이 풍부한 분들 인지도 알게 되었다. 교사들의 평균 경력이 21년! 이라며, 전 교사들의 경력을 합하면 440년!이라는 재미있는 수치도 학교는 들려주었다. 신학기를 맞이하는 4,000명의 학생들에게 교장, 교감 선생님들은 웹사이트상에서 어디를 들어가면, 과목 담당 선생님들과 바로 연결이 되는지를 부모들에게 설명했다. 그리고, 과제나 질문을 제출하면 "48시간 내에 피드백과 점수가 오도록"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고 했다. 선생님들이 보내는 피드백을 언제나 놓치지 말고, 잘 챙겨서 읽어 보아라는 당부.


상상 너머: 온라인 학교지만, 공립학교에 있는 학업계획 어드바이저, 카운슬러 등 모든 지원체계를 구축!

수업 시간표를 어떻게 짜야할지, 대학 진학과 관련해서 무엇을 어디서 어떻게 준비해야 할지, 심지어 고등학생들이 겪는 심리적 정서적 어려움은 누구를 찾으면 되는지를 상세하게 설명해 주었다. 특히 학년이 11학년이 되고 보니, 진학 관련한 베트랑 선생님들에게 도움을 받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았는데 이렇게 화면을 통해서 얼굴도 보고, 목소리도 듣고, 연락처, 컨택이 가능한 시간과 방법 등등을 들으니 부모로서 마음이 한결 가벼워졌다. 우리 학교에서 제공되는 과목 이 외에도 다른 교육기관에서 수업을 받고 이걸 학점으로 인정받고 싶을 때는 또 누구를 통해라, 온라인 학교지만 체육수업도 있는데, 학교와 미리 의논해서 수업으로 인정받을 수 있는 방법은 어떤 것이고, 이건 어느 선생님과 의논하면 된다 등 4,000명의 개별적인 니즈를 세밀하게 챙겨 주는 게 신기했다.


상상 너머: AP 코스가 풍부하게, 모두에게, 높은 점수로!

미국에서 학교를 고를 때 학업 분위기가 더 좋고 덜 좋고의 차이를 학교에서 오픈하는 AP 코스라고 들은 적이 있었어요. 우리 학교는 "공립"이라, 그리고 "온라인"이라서 AP를 선택할 여지가 다양하기는 어려울 수 있겠다고 섣불리 판단했었다. 엄청 엄청 많았고 짱이도 선택을 했었지만 정말 어려웠다. 특이한 점은 재학생이면 누구든지 이 코스를 신청하는 것은 자유였다. 물론, 일정 점수를 받아야 수료가 된다. 이번 웨비나에서 가장 놀랐던 학교 자료 중의 하나! 텍사스 주에 있는 모든 고등학생들이 받은 AP 평균과 우리 UTHS의 평균을 비교한 표를 교장 선생님은 자랑스럽게 보여 주었다. 오 마이 갓! 우리 학교 학생들의 점수가 모든 과목에서 우위에 있었고, 심지어! 주 전체 평균보다 2배가 넘는 점수를 UTHS 학생들이 기록하고 있는 과목들도 눈에 띄었다! 공립학교가 이 정도로 우수하다니, 더구나 온라인인데! 교육기회는 누구에게나 공평하게 주어져야 한다는 것이 다시 느껴졌다.

UT.png 출처: https://www.greatschools.org/texas/austin/9657-University-Of-Texas-At-Austin-High-School/

상상 너머: 미국 공립학교니까, 국제학생들의 요구는 솔직히 들어주기 힘들겠지? 그럴까?

고등학교 전교생 4,000명 중이 다니는 국제학교이자 미국의 공립학교인 우리 학교 교장 선생님은 "우리 학생들은 전 세계에서 학교에 다니기 때문에 다양한 언어 코스를 요청하고 있다. UTHS는 이에 어떻게 지원할지를 여전히 고민하고 방법을 찾고 있다"라고 설명하는 대목에서 흐흐흐 또 즐거움을 느끼며 놀랐다. 온라인이니까 가능한 것일까? 국제학교니까 가능해야 하는 것일까? 학교는 그냥 학교다. 배우고 싶어 하는 사람들이 오는 곳이고, 배우고 싶어 하는 과목들을 여는 곳이 학교다. 이렇게 단순하게 생각하면 놀라울 것도 없는 일인데.


상상 너머: 고등학생들을 푸시할 수는 없지만, 모든 방법은 시도해 보아야!

학교가 이번 신학기에 가장 새롭게 시도하는 것은 학생들이 스케줄 관리를 할 수 있도록 모든 시도들을 해 보는 것이었다. 교장 선생님은 계속 "Soft"라는 단어를 쓰면서, "점수에는 영향이 없다, 다시 한번 말하지만, 0점으로 표시가 되어 있어도 영향력은 없는 점수이다, 놀라지 마라, 그냥 그다음 주에 하면 이 숫자는 없어진다"라고 계속 강조를 했다. 365일을 학생 개인이 스스로 자신의 학업 시간표를 관리해야 하니까 자칫 놓치게 되면 다시 쫓아오기가 어려운 일이라, 학교로서도 이렇게 시도를 하는 것 같았다. 학부모들이 학생들이 "어느 정도로 진도를 나가고 있는지 파악해 달라"라고 교장 교감 선생님들은 당부 당부를 했다. 전 과목에 적절한 시간표인 "Pacing Guide"를 제공하고 있고, 이 시간표를 각자의 일상에서 자유롭게 변경하여 사용하도록 하고 있지만, 부모들이나 다른 보호자들이 수시로 확인하고, 도와줄 일이 없는지를 확인해 달라고 강조했다. 압력을 가하고 싶지는 않지만, 당부를 하는 학교가 고마웠다.


짱이도 시간표로 2년 꼬박 고생을 하고 있었기에 이 대목에서 "나도 이번 학년에는 시간표를 정해 두고 매일 학교에 있는 것처럼 해 봐야겠어, 정말 너무 힘들었어, 이젠 시간 관리를 잘해 보고 싶어"라고 했다. 난 9학년에는 Pacing Guide를 들고 다니면서 가능한 한 매주 미팅을 해 보려 했던 것 같고, 10학년에는 Pacing Guide를 내가 사용하는 것 자체에 짱이가 스트레스를 느껴하는 것 같아서 짱이에게만 맡기고 더 거리를 두었던 것 같다. 짱이 본인만큼은 아니지만, 마음이 늘 시간표에 쏠렸었다. 올해도 짱이가 리드하는 방향으로 나는 부지런히 따라가면서 지원을 해야겠다.


상상 너머: 학교만 보내 두면 부모는 잊을 수 있을 거라 생각했는데, 많은 참여를 해야 한다니! 어쩌나!

온라인 학교 학생들이 성공하는 데는 부모의 역할이 무척 중요하다는 것을 강조! 또 강조하는 교장선생님. 일반 학교에서는 선생님이 리드하는 데로 따라가면 되지만, 온라인고등학교에서는 학생들이 집에서 혼자서 일정을 리드해 나가야 한다는 것, 어른들은 데드라인 등을 지켜갈 수 있지만, 학생들은 여전히 도움이 필요하다는 것 등을 학생들의 입장에서 강조하는 선생님들. 매주 가족회의를 가지면서 부모님들도 학교 진도를 살펴보도록 권하고, 학교 웹 상에서 어디를 들여다보면, 우리 아이가 어느 정도까지 진도를 나갔는지를 투명하게 알도록 공개하고 있었다. "온라인 학교도 학교"니까, 매주, 매일 일정 양의 공부를 할 수 있도록 시간을 확보해 주어라, 방해받지 않도록 도와주어라, 책상을 꼭 갖추어 주어라, 책상 옆에는 TV 등 집중력을 떨어 뜨릴 수 있는 것들은 두지 말아 달라, 교재는 거의 1-2권만 구입하면 되니까 부모들이 책을 제때에 잘 구입할 수 있도록 도와달라고 신신당부를 하는 학교. 다시 학사일정으로 돌아간다. 모든 중요한 날짜와 데드라인 등은 웹 상에서 유지되고, 전 과목에서 치르는 시험들은 점수가 모두 공개가 된다는 것, 그 주마다 과제물을 냈는지 안 냈는지는 투명하게 공개가 되니까, 꼭 지켜보고 온라인 학교라는 이 외롭고 도전적인 과정을 학생들과 함께 해 달라고 한다.


상상 너머: 11학년부터 이제 졸업을 슬슬 준비하네. "말하기" 수업, "이력서 쓰기"? 알아서 다 챙겨 주네.

졸업을 하기 위해 이수할 필요가 있는 과목 중에서 인상적인 것은 "말하기" 관련들이었다. 고등학교 졸업 후에 대학 진학도 하지만, 취업 등으로 바로 사회생활을 선택하는 학생들이 취업 면접 등에서 어려움을 겪지 않도록 학교가 트레이닝을 정규 교과목으로 하고 있었다. 안도의 탄성이 나왔다. 또한, 이번 학년부터는 전 학년들을 위해서 행정 지원팀들이 "상시로 웹 오피스"를 열어 두겠다고 했다. 전화로 연락하는 것뿐만 아니라, 실제로 사무실로 찾아가는 것처럼 웹으로 접속하면 늘 담당 선생님과 이야기를 할 수 있도록 한다는 정책! 또한, 11학년 이상들은 카운슬러 웨비나가 매달 진행되고, 이력서 쓰기 등을 할 거라고 한다.

미국 온라인 고등학교를 이제 3년 차로 시작하는 짱은 "이제는 학교 분위기도 익혔고, 학교에서 제공하는 웨비나는 가능한 한 모두 들어가 봐야겠어. 얻을 수 있는 정보가 쏠쏠해"라며 적극성을 띤다. 짱이는 우리가 근처에 있어서 필요한 경우에는 바로 도와줬으면 좋겠다는 의사는 분명히 표현했지만, 자기가 직접 찾아보는 것이 훨씬 효과적이라는 것을 이제 너무 잘 안다. 그래서 필요한 정보를 스스로 다 찾고, 우리에게 브리핑을 해 주면서 우리의 의견이나 자기 자신의 선택에 대해 다시 생각해 보는 시간을 갖고 있다. 짱은 자신도 대학 면접 및 인턴 등을 준비하기 위해서는 "말하기" "스피치" 등의 수업을 들어 두는 게 나은 것 같다면서 또 과목 변경 등 계획을 수정한다. 과목들은 학생들이 직접 고르고, 변경할 수 있는 여지는 늘 있다. 웹사이트 어느 폴더에서 어떤 양식(폼)으로 무엇을 적어서 누구에게 제출하면 되는지도 설명해 준다.


상상 너머: 미국에만 25개의 온라인 고등학교가! 25개 온라인 학교들 중에서 우리 학교는 랭킹 2위!

https://highschool.utexas.edu/news/uths-ranks-2-best-25-high-schools-online-two-years-row

온라인 고등학교가 더 낫고 더 낮고의 기준이 있을까? 그냥 온라인인데 배우는 거가 다 같은 것이 아닐까? <BestCollegereviews.org>에서 발표한 자료에는 다음과 같은 선정 기준이 있다.


1. AP 코스와 Honors, 등 얼마나 다양하고 수준이 높은 과목들이 제공이 되는가 (1-5점)

2. 고등학교 졸업장을 얻는 것이 얼마나 융통성이 있는지 (1-3점)

3. 온라인 고등학교 졸업생들과 가족들의 추천의 글 (1-3점)

4. 학교에서 제공하는 학업적인 도움과 커리어 가이드 (1-3점)

5. 온라인 수업에서 기술적인 면이 얼마나 뛰어난가 (1-3점)

6. 학계에서 평판이 나 있는 교육자들을 얼마나 확보하고 있는가 (1-3점)


Kick Off 사진.png 사진 - 지난 8월 23일 신학기 웨비나 장면

짱이는 공부운이 있나 보다. 중학교를 졸업하고 "아무 생각을 하지 않는" 몇 개월을 보내다가 우리 가족들이 모두 살짝 불안감을 느낄 때 "나 온라인고등학교라도 갈까?"라고 제안을 해서 시작되었던 이 길. 스스로가 학교 밖 청소년의 생활을 선택했고, 16세 청소년이 혼자 가기에는 복잡 다난했었을 감정을 인터넷 서핑으로 쏟고, 공부하고 싶은 것들을 따라서 따라서 들어가면서 찾았던 온라인 고등학교.

"이왕 가면 좋은 학교"를 원한다는 자신의 마음의 소리를 따라 다시 조사하고 선택했던 UTHS. 설마 공립일 수가? 설마 국제학생을 받을까? 했던 마음들을 하나하나 점검하고 학교에 입학을 했었다. 지난 2년 간 학비라는 것에 대해, 유학 비용이 어느 정도인지에 대해 깨닫게 된 짱. 자신이 이렇게 혜택을 받는 것에 대해 감사하는 마음이 제대로 생겼다. 감사한 일이다.



* Top Picture - Florence Jones on Unsplash

keywo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