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이 어떻게 지나갔는지도 잊을 만큼, 평생 기억이 날 것 같이 뜨거운 2021년 8월을 보냈다. 청소년센터에서 청소년 프로그램을 담당하는 한 사람의 판단과 말, 그 결정의 대상이 짱. 아무도 이 아이에게 "그랬니? 왜 그랬니?"를 묻지 않고, 일사천리로 이 아이의 인생을 단정 지워 버리는 것을 순식간에 목격하면서 8월을 열었다. 그리고, "왜 나에게는 아무도 묻지 않아? 왜 어른들은 자기들 마음대로 우리들을 판단해 버려? 이대로 그냥 포기해 버릴 수는 없어"라는 말로 시작된 짱이의 "저도 할 말이 있습니다"는 8월 낮과 밤을 새하얗게 밝혔다.
비로소 소통이 된 것 같다가도 다시 문제가 발생하고, 이제는 해결의 가닥이 보이는 듯했을 때 "설마, 또?"가 연속 발생했다. 짱이의 메시지는 청소년센터에서 공허히 부서지는 듯했다. 짱이는 자신에 대해 담당자가 내부에서 올린 사유서 2장을 겨우 받았고, 그 사유가 "청소년과 동등한 위치에서 작성된 것이 아님"을 설명하는 20장 가까운 소견서를 작성했다. 청소년 1인에 대해 담당자가 일방적으로 단정한 것이 "사실은 어떠했는지"를 그동안의 문자와 메시지들을 모두 추적하고, 분석해서 "자신에 대해 설명"했다. 청소년센터에서 청소년과 소통 없이 담당자가 혼자 작성한 공문이 청소년에게는 얼마나 어떤 문제를 야기할 수 있는지, 어떻게 미리 예방하고 보완할 수 있는지 17가지의 촘촘한 제안까지 해서 제출했다. 이 과정은 우리 가족들에게 너무 힘들었다. 일상의 일을 유지할 수도 없었다. 혼자서만 이 작업을 하게 하기에는 턱없이 손이 부족했기 때문이다.
그러던 어느 날 담당자는 "원래 오래전부터 사직하기로 되어 있었다"면서 늦은 밤 다시 일방적으로 연락이 왔다. 수많은 날들 동안 "소통"을 호소했건만 다시 맨 마지막 순간에 연락을 준 것이었다. 왜 이제야 이렇게 알려 주는지를 물었다. 이유는 "청소년이 마음의 상처를 입을까 최대한 배려해서"였다. 배려인가, 배제인가. 짱이는 자신이 제출한 소견서를 담당자가 읽어 보았는지, 사실이 아닌 것은 없는지, 아직도 여전히 담당자가 적은 사유서가 타당하다고 생각하는지, 앞으로 이 청소년센터를 찾아올 청소년들은 자기처럼 힘든 일을 겪지 않도록 센터는 무엇을 하려고 하는지를 직접 들어야겠다고 뜻을 전했다. 금요일 늦은 오후 5시 30분, 코로나 방역 규역을 준수하며, 담당자와 마주 앉았다.
청소년센터에서 나온 담당자들과 짱이는 마주 앉았다.
담당자는 짱이가 제출한 소견서가 사실에 근거한 것이라며 인정을 했고, 자신의 행동으로 마음과 정신적으로 고통을 주어서 미안하다는 사과의 말을 했다. 짱이는 십 대 청소년으로서 많은 용기를 내고 있는 것이 보였다. 집에서 보던 아이의 모습은 보이지 않고, 자신의 목소리를 상대가 들을 수 있도록 정중한 몸짓으로, 십 대의 나이를 보완하려는 노력을 기울이면서도 할 말은 다 해야겠다는 다부진 청소년 짱이가 내 앞에 앉아 있었다. 우리 가족에게도, 이 아이의 인생에서도 이번 경험은 크게 영향을 미쳤고, 이 날 마무리 말로 짱이가 했던 말은 나에게 뿌듯함과 자랑스러움을 안겨 주었다.
"저는 동등한 위치이구나라고 느껴지지 못했고, 협력 관계라는 것이 전혀 느껴지지 않았어요."
"(계약 변경, 혹은 계약해지) 사유서"를 작성을 할 때, (특히) 세부사항을 작성을 할 때, 이 과정에서 제가 포함이 안 되었잖아요. 저는 동의하지 않는 부분에서 (담당자가 혼자서만) 작성을 해서 (보고를) 올렸던 서류였습니다. 저는 이 부분에서 청소년도 동등하게 그걸 볼 수 있는 기회를 줘야 한다고 느껴졌습니다. 내가 무슨 이유로 해지를 하는 건지, 청소년도 직접 적도록 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저는 그걸 공식 서류 그런 것들을 청소년들은 모를 수 있으니까 그 부분에서 담당자들이 설명을 하고, 청소년들이 자신이 작성을 해야 한다고 느껴져요. 자기가 무엇 때문에 해지를 하는 건지 그걸 쓰고, 그 과정 속에서 담당자분께서도 이런 부분 때문에 혹시라도 활동에 어려움이 있는가 싶어서 해지를 하게 되었다고 적을 때 그게 해지 사유서가 된다고 느껴져요. 담당자분의 생각으로만 해지 사유가 되는 게 아니라. 그 과정에서 저는 동등한 위치이구나라고 느껴지지 못했고, 협력 관계라는 것이 전혀 느껴지지 않았어요. 그리고, 그 서류가 (제게는) 늦게 전해 왔던 것도 그런 느낌을 더 크게 했어요."
"이번 사건에서 저는 제가 피해자라고 느끼지는 않아요."
"저는 피해자보다는 이런 상황이 있을 수 있잖아요. 왜냐하면, 아직 그런 게, 그런 걸 만들어 가는 과정 속에 있으니까 있을 수 있는 거고, 그래서 저는 저 스스로를 이번 상황에 대해서 당사자라고 생각하고 싶고요, 그래서 저는 제가 피해자라고 느끼지 지는 않고요, 저는. 이런 사건에 대해서 당사자다, 그리고 이런 경험, 청소년들이 겪을 수 있는 문제에 대해, 그런 문제를 겪었을 때, 그런 청소년들 중에 한편으로는 대표로 이런 상황에 오게 된 거다라고 생각이 들고. 그래서 저는 제가 단어 선택을 잘못했던 것 같아요. 사과하라는 말은 적절치 않았고, 사과는 뭔가 가해자가 피해자에게 하는 그런 느낌이잖아요. 이건 그런 상황이 아니니까. 이런 상황이 있었고, 담당자님과 저는 둘 다 그 상황에 대한 당사자니까 서로 그거에 대해 책임과 의무를 다해야 하는 것으로 했었어야 하는데 제가 그 부분에서 단어 선택을 잘못한 것 같아요. 그래서 저는 이번 자리를 그런 책임에 대해서 이야기를 하고 싶었고, 담당자님께서 그것에 대해 책임을 느끼신다고 동의를 하신다고 하셨으니까 마음이 그러네요."
"청소년들을 좀 더 믿어 주셨으면 좋겠어요."
"저희도 상황에 대해서 알 수 있고, 거기에 대해 저희의 상황도 말할 수 있고, 그리고 저희도 그렇게 생각할 시간이 좀 필요한 부분이라서 저희를 믿어 주셨으면 합니다."
"이번 과정 중에 저도 많이 컸던 것 같습니다. 어떻게 이야기하자면, 저도 이 과정 속에서 굉장히 불편한 상황이었는데 그 속에 있어보는 경험도 가져봤고, 감사하게도 센터에서 변화를 말씀해 주시니까, 그 부분에 대해 굉장히 감사하고, 그 부분은 참 기쁘네요."
"저는 이런 상황들이 다시 안 일어나야 하는 상황이라는 것은 동의하지만, 다시 안 일어나는 건 너무 이상적인 것 같아요. 그런 이상은 저희가 원래 이뤄낼 수 있는 것보다는 추구하는 것이 이상인 것이라, 그 이상이 안 일어나는 건 불가능이잖아요. 일어날 수 있는 건데, 그런 상황이 일어났을 때 어떻게 대처를 할 것인가, 어떻게 그 상황에서 움직일 것인가, 어떤 식으로 책임과 의무를 질 것인가? 거기에서 저도 느낀 점이 있었고, 배운 점이 있었고, 변화를 일으키고 싶은 부분이 있었고, 그런 점이 잘 전달된 것 같아서 굉장히 기쁜데, 그래서 이 상황을 다시 있지 않게 만들겠다 하시는 것, 이런 상황이 굉장히 마음이 아프다고 하신 부분은 정말 감사하지만, 정말 이런 상황은 있을 수 있기 때문에 그 부분에 대해서는 너무 개의치 마시고, 이 상황이 다시 일어났을 때 우리 청소년센터라면 다르게 해 줄 것이라 믿기 때문에, 그래서 지금까지 여기까지도 올 수 있었고, 다시 일어날 수 있을 테지만, 제 상황이, 이번 상황이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이번 상황을 통해서 재발이 되었을 때 제가 소견서에서 말씀드렸던 부분들로 다음 청소년들은 좀 덜 이런 과정들을 당사자로서 직접적으로 안 겪었으면 해서 했던 부분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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