딴짓하는걸 즐긴 고딩이, 찐 진로교육에 빠져 버렸다

포스텍차세대영재기업인교육원에서 보낸 2년을 정리하며 (1/3편)

홈스쿨링이라는 불확실성의 세상을 17살이 스스로 선택하고 배움의 길을 혼자서 걸어가는 것은 결코 녹녹지 않았습니다. 우연히 시작했던 교육기회가 전국에서 비슷한 성향을 가진 청소년들에게 얼마나 큰 임팩트를 주고 있는지를 봤습니다. 비대면의 시대를 살고 있는 10대들이 온라인에서 어떻게 교류하고, 배우고, 우정과 공동체 의식을 키우는지 그 환경을 조성해 주기 위해 어른들이 얼마나 섬세하게 온갖 정성을 다하는지를 보고, 부모로서 그 감사함을 이루 말로 표현할 수가 없었습니다. 큰 비전을 품은 어른들이 오늘 당장 실천하는 액션들을 청소년들이, 청년들이 어떻게 이어가고 있는지를 지난 2년 동안 볼 수 있는 행운을 누렸습니다.


포스텍차세대영재기업인교육원의 11기로 정규과정인 4D 캠프를 마치며 짱이가 쓴 후기를 브런치에 담아서, 보다 많은 어른들이 주변에 있는 우리 아이들에게 이 프로그램을 소개하고, 참석할 수 있도록 도와주시기를 희망합니다. 후기를 "마음먹고" 썼다더니 짱이 진짜 PCEO과정에서 받은 것을 다 쓰고 싶었나 봅니다. 진짜 기네요. 브런치 3편으로 나누어서 담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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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끝판왕이었다"

이번 오프라인 교육은 지금까지의 교육들은 그냥 맛보기였다는 것을 알려주듯 정말 끝판왕이었다. 교육원에서 2년 간 배웠던 내용들을 총동원해서 프로젝트를 진행시켰는데 그래서 그런지 지난 3D까지의 오프라인들 교육보다 전체적으로 더 빡셌다. 이번 캠프는 전들과 다르게 캠프 시작 전 준비해야 할 것들이 있었다.


"그때의 내 뿌듯함은 글로 표현할 수 없을 만큼 엄청났다"

4D 온라인 교육 기간 동안 사업 기획 초안서를 작성했었는데 우리 기수의 모두가 제출했던 초안서들 중 14개가 뽑혀 4D 오프라인 교육의 경영 시뮬레이션 때 쓰였다. 실은 포스텍 영재 기업인 교육원에 합격하고 오리엔테이션 때 4D 오프라인 교육에서 경영 시뮬레이션을 하게 된다는 얘기를 들었을 때부터 나는 초기 창업가로 뽑혀 내 팀과 함께 경영 시뮬레이션에서 우승하고 싶었다. 그래서 교육원 활동 자체가 너무도 재미있기도 했지만 경영 시뮬레이션 때 조금이라도 더 도움이 될까 싶어 교육원에서 하는 활동은 최대한 모두 다 참여하려 하였다. 과제들도 기한에 맞춰 모두 제출할 수 있도록 노력해서 결국 그랜드슬램을 해냈고 매일 교육원 웹사이트에 로그인을 해 크레딧 점수도 올렸다. 그리고 감사하게도 내 사업 아이디어가 그 14개 중 뽑혀 14명 중 한 명의 초기 창업가가 되었다. 그때의 내 뿌듯함은 글로 표현할 수 없을 만큼 엄청났다.


드디어 대망의 4D 오프라인 교육 날, 14명의 초기 창업가들은 각각 자신의 사업 아이템에 대해 2분 발표를 하였고 그 후 면접을 통해 함께 사업을 펼쳐나갈 공동 창업가들을 모았다. 경영 시뮬레이션은 최대한 현실과 비슷하게 되어있었는데 1일 차에 바로 팀원들의 씨오들을 함께 모아 초기 투자금을 마련하였고 교육 2일 차, 3일 차에 14개의 기업들은 자신들의 사업 아이템에 대해 발표를 한 다음 당일 바로 투자도 받았다. 2일 차에는 대출을 받을 수도 있다. 이렇게 우린 돈을 벌기도 했지만, 돈을 오히려 내야 할 때도 있었다. 1일 차에는 사업 등록세를 내야 했고 5일의 교육 기간 동안 매일 기업 운영비도 내야 했었다. 또한, 대출을 했다면 이자를 갚아야 했고, 또 대출금을 상환하기도 해야 했다. 추가적으로 2일 차와 3일 차 아침에는 1분 간 각 사업들을 홍보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 졌는데 이것 또한 씨오를 내야 가능했다. 이렇게 경제적인 부분에서 신경 쓸 것도 많았지만 우리의 사업에도 소홀히 할 수가 없었다.


여기서 우리는 중요한 것을 배웠다.

5일간의 교육 일정 동안 총 3번의 발표를 준비해야 했고 그에 맞춰 피피티와 린 캔버스, 사업 제안서, MVP 등 여러 가지도 만들어야 했다. 피드백도 전보다 더 많이, 디테일하게 받았었는데 그러다 보니 서로 다른 여러 피드백들에 흔들리기 시작했다. 여기서 우리는 중요한 것을 배웠다. 피드백은 받을 수 있지만 그것을 받아들이고 적용을 하느냐, 안 하느냐는 우리의 마음이라는 것이다. 우린 피드백과 생각보다 적은 투자에서 사기가 좀 꺾이긴 했지만 끝까지 버티면서 우리가 가려는 방향으로 끊임없이 발걸음을 내디뎠고 결국 대출 없이 투자에만 의지하여 경영 시뮬레이션에서 흑자를 낼 수 있었다.


혼자 머리를 쥐어 싸매고 후회한 적도

이제 다 끝나서 하는 얘기지만 실은 내게 이번 경영 시뮬레이션이 정말 도전적이었다. 하지만 그 이유가 단순히 교육 내용이 어렵거나 시간이 없어서는 아니었다. 물론 항상 그랬던 것처럼 교육 내용도 난이도가 있었고 시간 또한 최대한 쪼개서 써도 촉박하다 못해 부족했지만 그보다 더 힘든 것이 있었다. 바로 팀장으로서의 역할이었다. 전에도 크고 작은 팀에서 팀장을 했었지만 이번처럼 큰 프로젝트는 없었었다. 특히나 내가 직접 구상한 사업 아이템이다 보니 더 정이 갔고 내 팀원들도 면접을 통해 함께 모인 것이다 보니 내가 정말 할 수 있는 한 최대로 노력해서 꼭 우리 팀에 우승을 안기고 싶었다. 하지만 어떻게 팀원들과 함께 나아가야 할지 모르겠었어서 나중에 쉬는 시간이나 그럴 때 혼자 머리를 쥐어 싸매고 후회한 적도 몇 번 있었다. 그렇지만, 팀장 혼자를 팀이라 부르지 않듯이, 팀원들이 먼저 나서서 적극적으로 아이디어를 내고 작업들을 분담하여 맡아주니 내 걱정이 조금씩 줄어들었다. 그 어느 팀처럼 우리는 한 결정에서 여러 가지 아이디어로 부딪히기도 하였고, 모두가 각자 생각했던 것을 다른 사람도 같이 생각했을 줄 알고 작업을 진행하다가 서로 on the same page를 하느라 고생을 했던 적이 한두 번이 아니었다. 하지만 그런 일이 있을 때마다 우리는 최대한 많이 서로와 소통을 하며 같이 나아갔다. 이러한 점 외에도 팀에 여러 위기가 있었다. 한 공동 창업자는 외부 일정으로 인해 교육 기간 뒤쪽에서 하루하고 반을 참여하지 못하였고, 다른 한 명은 피피티를 만들어주는 친구였지만 계속 컴퓨터가 에러가 났고, 또 다른 한 명은 교육 기간이 이어질수록 몸이 안 좋아졌었다. 이러한 걸림돌들이 우리의 여정에서 수 차례 있었지만 우리는 그것들을 모두 우리의 디딤돌로 사용하여 그것들이 전혀 느껴지지 않을 만큼 모두가 열정적으로 팀플을 하였고 결국 우리는 팀워크 상을 수상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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