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 고등학교에서 보낸 지난 3.5년간의 시간을 뒤로하고, 이제는 마지막 학기를 한 걸음 한 걸음 걸어가고 있습니다. 그다음 공부를 할 곳을 매의 눈으로 찾으면서 안간힘을 쓰고 있습니다. 저요? 엄마는 뭐 하냐고 물으신다면? Pace-maker로 “놀자, 쉬자, 좀 더 쉬자”를 하며 숨 고르기에 전념하고 있습니다. 앞으로 남은 5개월 남짓 동안 고등학교 4년을 잘 정리하는 시간을 가져 보자고 마음먹고 있습니다.
생전 처음 가보는 미국 학교, 그것도 온라인…… 주변에 물을 곳도 없고, 주변에 물어도 답은 나오지 않기에 짱이는 스스로 묻고 답하고를 하고 있습니다. 힘이 들거라 짐작은 하지만, 이렇게 심하게 오랫동안 힘들었는지는 이제야 알게 되었습니다.
한 번도 만난 적이 없고, 통화를 한 적도 없고, 그냥 온라인에서 수업 듣고, 시험 보고, 채점받고, 성적 받고를 반복한 선생님과 학생 사이인데도 사제간의 정은 드나 봅니다. 12학년 1학기를 마무리하면서 선생님들에게 감사 메일을 띄워야겠다고, 그런데 온라인 교실들이 모두 문이 닫혀 버려서 선생님들에게 연락할 방법이 없다고 하더군요. 태평양 건너 온라인 고등학교에 궁금한 사항이 생기면 늘 “Hello. My name is..”라며 편지를 보내면, 항상 대답하는 카운슬러 선생님에게 또 메일로 문의를 했어요. 선생님은 개인 메일을 알려 줄 수 없고, 자기에게 그 메일들을 보내면 대신 전달해 주겠다고 하시더군요. 고맙게도!
짱이가 보낸 메일은 본인의 동의를 구하고 포스팅합니다.
수험생들의 마음, 고등학생들의 마음, 아마 비슷비슷하겠지요? 번아웃…..이라는 단어를 보며…. 짱이가 겪었던 힘든 시기가 떠오르면서…. 어딘가에서 또 다른 청소년들이 겪을 수도 있는 상황을 떠올리면서…. 그 청소년들에게 응원을 보내는 마음을 담았습니다.
며칠이 지난 뒤 카운슬러 선생님에게 “혹시 보내셨나요?”라고 문의를 했더니, 따스한 답장을 보내 주셨어요.
번역
"물론 보냈지. 네가 선생님들에게 보내달라고 한 감사 메일들은 모두 전달했어. 선생님들이 너에게(큰 글자로) 정말 고맙다고 다들 답장 왔더라. 선생님들에게 이렇게 인사 메일을 보낸 게 그분들에게는 무척 소중했을 거야. 즐거운 하루 되렴!"
온라인 학교도 사람 사이의 애틋한 정은 전달된다는 걸 다시 한번 느꼈답니다. 비록 한 번도 가본 적이 없는 학교지만, 만난 적도 없는 선생님들이지만, 이 힘든 시기에 메일 한 통으로, 컴퓨터를 켜고 접속만 하면 그곳에서 자신을 맞이해 주는 사람들이 있다는 사실에 힘을 얻는다는 걸 보고 있습니다.
우리 어른들이 청소년들에게 줄 수 있는 건 생각보다 힘들지 않고, 아주 많은 것들이 있다는 걸 깨닫습니다.
* Top Picture - FernandoHernand @ unsplas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