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심만만한 여성을 보면, 기분이 매우 좋다.
내 딸이 야심 찬 모습을 보일 때면 "햐~~~~. 잘 컸다. 너희 엄마는 네가 이렇게 멋진 줄 알고 계시니?"라고 물어본다. 대학입시라는, 그것도 해외 대학 입시를 유학원은 커녕 학교의 도움도 없이 혼자서 꾸역 꾸역해 나가고 있는 모습을 보면 갖가지 감정이 오르락 내리락 한다. 지난 12월, 첫 지원서를 2곳에 제출했다.
마미: "그래서, 어디에 낼지 정했어?"
짱: "응, UT(미국 텍사스주립대학)."
마미:"(뭐??? UT??) 어머나, UT? 거기 센 곳 아니니?"
짱: "응. 제일 센 곳."
마미:"센 곳인데, 낸다고?"
짱: "응. 우리 학교잖아."
마미:"....... 센 곳인데도?"
짱: "센 곳이지만, 우리 학교잖아. 예의라고 생각하는데."
마미:"......(예의라니? 참말로 독특한 아이구나, 너.) 예의?"
짱: "응. 그래도 4년을 다녔는데, 지원은 해야지."
마미:"센 학교잖아. 합격 가능성이 있어 보여?"
짱: "센 학교니까 이럴 때 지원해 봐야지, 언제 또 해 보겠어?"
마미:"센데도 자신 있어?"
짱: "내 점수로는 아주 어려워. 학교 성적이 말도 안 돼. 그래도 해 보는 거지. 지금 말고 언제 또 해 봐?"
마미:".........(실망할 텐데.....) 그렇구나....."
짱: "엄마도 알겠지만, UT는 텍사스주의 서울대학교야. 아주 잘하는 애들이 와. 그래서 해 본거야."
마미:".........(그런데, 왜 너는?) 그렇구나....."
짱: "여러분, 나 UT에서 메일 받았어. 합격메일 같아. 근데 뭐가 조건이 붙은 것 같아."
대디: "뭐? 합격?"
마미:"무슨 말이야, 그게? 네가 어떻게?"
짱: "합격 메일 맞는 것 같아."
대디 & 마미: "헐......(여전히 안 믿김. 센 학교인데....)"
짱이가 받은 이 "조건부 합격"은 텍사스주립대학으로 2학년 때는 편입을 받아주는 것을 조건으로 주립대학교와 파트너 관계를 맺은 대학들에서 1학년을 보내고 오는 것이었다. 1학년 기간 동안 이수해야 할 조건들을 완수했을 때 편입을 우선적으로 받아 주는 제안이었다. 대학 입장에서는 정원 내로 선발할 수는 없지만, 그렇다고 다른 대학으로 입학해서 놓치게 되는 훌륭한 인재들을 1년 동안 확보해 두는 아주 고도의 전략이었다.
그런데 어떻게 UT에 붙는 상황이 생겼을까?
짱이는 나름의 분석을 했다. 성적이 부족했는 건 사실이고, 그렇다면, 이 사실을 뒤집을 정도로 강력한 무엇인가를 심사위원들이 높이 평가를 했다는 이야기인데, 과연 무엇이었을까?
짱: "미국 대학들은 성적만 보는 게 아니라고 하더니, 진짜라는 게 이번에 내 케이스로 확인이 된 것 같아. 내 성적만으로는 나는 턱없이 부족해. 근데 조건부 합격이 되었잖아. 미국대학은 골고루 균형 잡힌 평가를 한다더니, 그랬던 것 같아. 고등학교 시절 동안 내가 했던 많은 활동들을 분명히 좋게 보았나 봐. 또, 내 생각에 내 에세이가 마음에 무척 들었었나 봐. 내가 봐도 좀 잘 썼었거든. 미국 대학은 에세이가 입시 시험의 전부야. 근데 그걸 내가 잘한 것 같아. 그리고, 카운슬러 선생님의 추천서도 작용을 했었을 것 같아. 선생님이 내가 재시 등을 보면서도 끝까지 최선을 다한다는 걸 알고 계시잖아. 학교 선생님이 그렇게 추천서에 적은 게 심사 위원들에게 읽혔던 것 같아. 성적만으로 뽑았다면 난 안 됐을 거야."
UT에 들어가기 전 1년을 보낼 학교로 제안된 곳이 텍사스에 위치한 대학 6곳이었다. 이 대학들을 하나씩 읽어 가면서 감탄을 하는 수험생. 자신이 지금 원서를 준비하고 있는 곳들도 대학들의 이름도 있다면서 신기해한다.
"헐, 이 대학들은 아직 원서도 안 냈는데,
이미 나 이 대학들도 합격이네.
UT가 진짜 명문인가 봐."
대학 입시 과정에서 자신이 쏟고 있는 노력과 정성만큼 짱이는 자신의 모습을 발견하고 있다.
누군가의 조언이나 충고가 아니라 스스로의 판단으로 대학 지원을 소신껏 하고 있다. 어디서 무슨 공부를 어떻게...... 왜 하고자 하는지를 수 십 번 수 백 번 반복해서 쓰고 또 쓰면서 짱이는 야심만만한 자신의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그녀는 과연 어떤 선택을 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