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의 역할에 대해 또 도전을 받는다
짱이가 이번에도 멈추지 않는다. 세계대회에 나가는 것을 이 대회 포스터를 처음 본 바로 그 순간부터 꿈꿨다 한다... 그렇게까지.... 3.1절에 한 시간이나 전철을 타고 과천과학관까지 우린 따라갔다.
설명회 장을 가득 채운 참석자들은 부모님들과 지도 교사들이 거의 90프로를 넘었고 청소년 어린이들의 숫자는 적었다. 어른들의 적극적 지원과 관심이 고스란히 드러나는 광경. 세계대회는 그냥 열심히 해서 청소년들의 노력 열정만으로 되는 것이 아니었던 것이다. 참가비용이 공개되자 짱이와 같이 간 멤버는 책상에 엎드렸고 짱이는 대회관계자들을 찾아서 뛰어다니기 시작했다.
"저희는 지원이 필요합니다. 어떤 방법들이 있을까요?"
휴...! 찡..
"허망하고 허탈했어, 우리가 차에서 내리는데 다른 팀들은 버스를 렌털해서 부모님들과 선생님들이 우르르 내렸어. 우리가 준비해 간 것들이 유치원생들이 준비한 것보다 훨씬 더 초라했어. 우리가 실력이 있다는 건 분명해. 우린 우리가 할 수 있는 건 전부, 아니, 그 이상을 했어. 우린 지도교사가 필요했어. 우리가 그렇게까지 밖에 못한 건 그 이유였어. 우리가 할 수 있는 게 아니었어."
이번 대회는 준비예산이 163,500원으로 제한되어 있었다. 이 규칙을 지키기 위해 백 원 한 장에도 민감해했다. 하지만 현장에서 본 현실은 달랐던 것이다. 단체복을 갖추어 입고 무대 장치는 화려했고 예산 내에서는 불가능하다는 게 분명했으나 녀석들은 원칙을 지켰고, 초라했던 것이다.
대회 심사에서 짱이네 팀은 1번이었다. 만들어간 자동차를 타고 8분간 운행이 되는 것을 증명해야 했다, "파이팅"을 외치고 출발한 지..ㅜㅜ... 3초 만에 "뿌직"소리를 내며 무너지고, 순간 정적.... 6명은 망설임 없이 그대로 진행하고 애드리브를 더 크게 지르고 운전자는 두 다리?! 를 열심히 움직였고, "졌다"는 생각이 모두에게 들었지만 밀릴 순 없었다 한다. 주어진 8분을 끝까지 버텼다 한다. 짱이는 팀원들과 미친 듯이 하이파이프를 하고 "잘했어, 우린 해냈어, 진짜 멋져 멋져."라며 자기들끼리 격려를 나누었다고.... 너무 섭섭해서 그렇게 해서라도 자기 자신과 팀을 달래고 싶었다 했다, 팀이 해체되기 전에 마지막으로.
다른 팀은 무대가 무너지면 선생님들이나 어른들이 달려와서 바로 수정해 주었는데...... 녀석들이 본 참가팀 전체가 다 그랬다 한다. 이 팀만 아무도 없이 온 팀이었다. 짱이는 "우리 팀은 기억하고 싶지 않아도 기억나지 않을 수 없을 거야. 너무나 허접하게 만들어서,... " 짱인 슬펐다 한다. 정당하지 않았다고 느꼈다 했다. 그곳에서 다른 아이들이 도움 받는 것을 보고서 분노(?)가 났다 한다. 현장에 도착해서 다시 등록할지를 고민했다 했다. 남들 앞에서 부끄럽지 않고 싶었지만, 사람들이 저렇게 허접한 것을 가지고 왜 나왔는지 의아해할 것이라 상상이 되었다고 했다. 그냥 포기하면 창피는 면한다는.... 그러나 너무 멀리 왔고 거기서 포기할 순 없었다 한다.
이 녀석이 주절주절 말하는 걸 듣는 동안 마미 마음은 아팠다.
"원아, 굳이..... 굳이..... 너 이렇게 고생했는데 혹 다시 이 고생을 하고 싶은 건 (아니지)?"
"낄 물이 아닌 건 알겠는데......... 안 끼고 싶진 않아, 그런 물에서도 놀아는 봐야 한다고 생각해."
녀석과 우리 동네 녀석들이 느낀 허탈감과 서러움이 전해졌다.
"청소년연설대전처럼 이런 대회는 같이 준비할 멘토가 있어야 해."
"우리 팀은 최고였어. 걔들은 교과서에서 배운 걸 기억해 냈고 만들어낼 수 있는 걸 해 내었어. 자신들이 할 수 있는 걸 뛰어넘을 만큼 했어. 애들한테 진짜 고마워."
녀석들의 팀명은 B.M.S.였다.
메이킹스페이스를 빌릴 돈도, 이동할 시간도 없어서 우린 우리 공간이라도 쓰도록 내어 주었다. 대신 작업을 마치면 깨끗이 치워야 했다. 만날 때마다 치우는 수고를 반복해야 했다. 하지만 녀석들은 이곳에서 영화도 보고 핫도그도 만들어 먹고, 탁구도 치고, 보드게임도 하며 팀워크를 키웠다. 놀다가 만들다가 밤새워 작업하기도 하다 보니 이 공간이 무척 편했다고 한다. 그래서 팀명을 보물섬으로 등록하고 ㅋㅋ 영어이름을 BMS로 했다 한다. 난 BTS, BMW 뭐 이런 단어를 흉내 낸 줄 알았다... (부끄...)
이 녀석들은 인생에서 중요한 선택의 기로에 서 있다.
고 1 첫 기말고사를 앞두고 과연? 세계대회를 선택할 건지.....
이렇게 큰돈을 과연?
휴... 굳이... ㅜㅜ
#워킹패밀리육아전략 #세계창의력대회 #메이커스페이스 #메이커걸
"어디를 찾아가 보면 장학금을 지원받을 수 있을까요?"
"팀명이?"
"저희 BMS입니다."
"아, 보물섬~"
"어떻게 저희를?"
휴.........
중국은 전용기를 띄우고 참가한다네.... 국가대표로 뽑히는 순간 학교는 못 가고 합숙훈련....
한국대표는 자부담이 원칙??
*****************************************
2019.3.2. 우리 참 뜨겁게 살았구나.
사진: Unsplash의Josh Mill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