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는 홈스쿨링 2주차였다. 홈스쿨에 입학한(??) 3월 첫 주 마미의 해외연수로 짱이는 혼자서 "스스로 공부"(어릴 때 부터 "혼자"라는 단어 대신 "스스로"란 단어를 쓴다)를 시작했다, 이번 여름에 가고 싶은 캠프와 온라인 고등학교 준비가 수업일정을 채웠다. 둘째 주 목요일에는 수학 캠프 마감이, 토요일 오후 3시에는 온라인고등학교 마감이 버티고 있었다.
홈스쿨을 결정하고 아무런 고리가 없음을 걱정했었다, 그러자, 짱이가 제안한 스탠포드온라인고등학교......
"거긴 안 돼, 교육비가 너무 비싸"
.... 녀석은 financial aid 신청서까지 들고 왔다..... 부모의 경제적 여건으로 이 녀석이 지원을 시도해 보는 것조차 막을 수는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 어디까지 가는지 한 번 가보자라는 마음으로 지난 주를 실컷 즐겼다. 지원서를 펼치니 너무나 많은 질문들에 헉, 햐~ 역시 ~~ 를 연발하게 되었다. 짱이는 질문 하나 하나가 너무 awesome하다며, 들어다 보며, 고민하고, 웃고, 까불고, 쓰고를 반복했다, 우리가 함께한 9년 간의 놀이/공부를 되돌아 보는 추억의 시간이 되었다.
"너 원래 이랬어? 난 왜 몰랐니, 너를?" 이라는 대사를 나누며, 낮과 밤을 온통 쏟으며 지원서의 질문들에 답하기 위해 서로 대화를 이어갔다. 이 녀석이 리드하도록, 간섭하지 않으면서, 중요한 사항들을 놓치지 않도록 돕는다는 것.... 녹녹치 않았다. 짱이스럽지 않게 녀석은 한 번 의자에 앉으면 14시간 씩을 꼼짝하지 않고 에세이를 써 내려 갔다. 브레인 스토밍할 때 마미랑 하면 잘 된다나...... 새벽 2시까지 나를 못 자게 하면서 지원서를 적더니, "이제 엄마는 가서 자고, 아빠 차례야!"라며 잠자도 된다며 허락해 준다. 대디에게 성큼 성큼 가더니, 훌랄라....... 찰싹 찰싹 대디가 맞는(?) 소리가!! "아빠, 일어나, 얼릉 ~ ! 딸이 원서 쓰는 동안 어떻게 아빠는 잠을 잘 수 있니?" 오마이갓!! 아빠는 끌려서 등장하고, 짱이는 수학 문제에 대해 질문을 퍼붓기 시작한다. "눈 떠, 아빠! 잠깨." 흐흐.
신기한 건 수학이다.
중학교 3년 동안 메이커, 화학, 엔지니어링 등이 재미있다더니, 이번엔 수학캠프를 가고 싶다고 한다. 그것도 스탠포드수학캠프다. 지원서 질문 중에 "어째서 이 캠프를 오고 싶다고 생각합니까?"란 질문에 짱이스러운 답을 적는다. "딱 보는 순간 나를 위한 캠프임을 알아차렸다, 식사하고, 수학 풀고, 식사 하고, 수학 풀고, 식사 하고, 잠자고, 다시 식사하고, 수학 풀고를 반복하는 생활, 환상적이다"..... 짱아!!! 진짜? 왜? 너 진짜 (베)짱이 맞니?
"수학과 관련하여 가장 기억에 남는 일을 소개하시오"란 질문에 쓴 답은 코 끝이 찡했다. 짱이는 수학 학원, 수학 과외는 커녕 교육 방송에 수학 수업이 있는지도 모른다. 학교 수학 시험 점수는 늘 짱이의 고개를 떨구게 했다. 짱이는 중3 2학기 중간고사에서 받은 점수에 엄청 충격을 받았고, 문제집을 사달라고 해서는 매일 진짜 매일 풀었고, 기말 고사에서 중간고사의 2배가 되는 점수를 받아 왔다. 얼마나 낮은 점수였기에, 이 날 ㅋㅋ 짱이는 한참을 울었다. 이렇게 해 낸 자신의 모습이 자랑스럽다나.... 난 수학 문제집 한 권을 사 주는데도 엄청 불만을 쏟았었다. 굳이...라며.... ㅋㅋㅋ 스탠포드 수학문제를 짱이는 무척 좋아라 하며 혼잣말도 하고 웃어가며 풀었다. "답이 없는 문제가 있네, 이건 답이 없다는걸 증명해야 해. 근데 나 이런 문제 처음 봐, 진짜 재밌다.
"독특하구나, 짱아, 너!!!"
스탠포드온라인고등학교 문제에서 "지금까지의 활동 중 가장 소개하고 싶은 일, 10가지를 우선 순위로 적으시오"를 준비하며 9년 간의 활동을 적어둔 CV를 이리 보고 저리 보고, "엄마, 나 좀 멋진 것 같아! 우리 진짜 많이 했다,"라며 즐거워하고, "자신이 갖고 있는 물건 중 가장 소중한 것은?"이란 질문에는 "호주오픈테니스대회의 볼키즈 선발대회에 매년 도전할 때 마다 꺼내 입는 4년 된 티셔츠, 올해 또 입을 예정입니다"라고 적어서 웃고 울고, "지금 자신의 모습에서 바꾸고 싶은 점이 있다면?"에서는 "솔직히 말하겠습니다. 저는 완벽주의가 있어서 힘이 드는데, 심지어 화장실도 그냥 아무 곳이나 들어가는 것이 아니라 critical thinking을 한 후 가장 좋은 곳을 골라서 들어갑니다"라고 하고는 그 대답을 읽을 때마다 흡족하다며 박장대소를 한다. 내 딸인데 내가 몰라도 너무 몰랐다, 괴짜다.
작년 11월 부터 시작해서 세계창의력대회 출전, 스탠포드온라인고등학교 지원서 작성, 스탠포드 수학캠프지원서 작성, 거기다 졸업식, 홈스쿨링 입학식(?)... 굵직 굵직한 일들이 이 녀석에게 너무 한꺼번에 몰려왔었다. 모두 자기가 고른 것이고, 최선을 다해야 하는 성격이니.... 몸에 울긋 불긋 물집이 보였을 때 우리 가족은 혼비백산했다. 다행히 병원을 다녀오자 붉은 기운은 천천히 사라졌고 ㄷㅅㅍㅈ은 아니었다... 휴.... 무슨 홈스쿨링을 이렇게 빡빡하게 하는지..... 아! 홈스쿨링엔 급식이 없다. 이젠 짱이가 직접 음식을 "스스로" 챙겨 먹도록 연습을 도와야겠다.
"(베)짱이가 대상포진의 증상을 보여 병원에 가다" - 이건 사건이다!
4년 전 3월을 이렇게 보내고, 스탠포드는 우리 가족과 인연이 닿지 않았고, 텍사스주립대학교 온라인고등학교에 9월에 입학, 4년이 지난 3월, 이제 졸업을 앞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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