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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국제교류 TAN TAN RoDee Jul 23. 2019

고딩이, 인턴십 면접 간 날

홈스쿨링 예찬론. 세상이 학교다. 

숨 넘어 가겄다.... 

이 녀석은 이번 기회를 좋다했다가 조용하다가, 지원한다 했다가 글쎄 했다가, 안 한다고 하지도 않고, 더 생각해 본다고 하지도 않고. 나는 이런 이 녀석을 "네 결정이네"하며 던져 놓을 수도 없고, 모른 척할 수도 없고, 재촉할 수도 없고, 푸시할 수도 없고........ 으그그..... 


홈스쿨링을 하면서 하고 싶은 일들을 찾다가 짱이는 "목공기술"을 배우면서 아르바이트도 할 수 있는 일이 있다며 좋아라했다. 이 일이 1월이던가 2월이던가..... 원서 접수가 7월이니 시간이 넉넉하다며.... 우선은 급한 창의력대회에 3, 4, 5월 동안 온 마음을 쓰고, 6월 말에 LA로 댄스 배우러 잘 다녀와서, 7월 초에 마음 잡고 바짝 쓰면 되겠다고 했다. ..... 헝헝헝.... 그렇게 봄 시간을 다 보냈고, 지원서 마감일이 1주일이 남았을 때 짱이에게 "이제는...."이라고 넌지시 말을 건냈다. 


짱 - "Bob... 나 지금 안 할까 생각 중이야." 

나 - "엉? 왜?" 


엎치락 뒤치락 이유가 있었고, 짱이의 이유는 지당했고, 동시에 안 해야 할 이유도 그닥 없었고, 돌고 돌아 드디어 일단 원서나 써 보자까지 도달했다. 원서를 쓰기 시작했다. 한 문제에 대답을 적고, 이틀이 ..... 지났다..... 한 문제만 더 답을 쓰면 된다고 했다.... 원서 접수 마감일이 하루 앞으로 다가왔다...... "너 진짜!" 드디어 두 번째 질문에 대한 대답을 썼다. "더 잘 쓰려 하지 말자. 그냥 제출." 네 몫은 다 했다. 아유... 수고 많았다, 축하축하! 

짱이 지원서를 읽는 재미! 

어제 월요일 출장길에 짱이에게서 톡이 떴다. "목공 인턴십 1차 합격! 내일 면접! 오후 5시에 청소년 드림 센터 5층!"이라며 당당함이 담뿍 담긴 톡이 톡톡톡 떴다!! 우리는 빵빠레 톡을 띄우며 공감 퍼레이드!@소확행


인턴 면접을 가는 짱이는 면접에 정성을 다하기 위해 무려 14시간 동안 숙면을 취했다! 면접 의상을 고르며 "바지는 있는데 윗 옷이 없네. 아빠 옷 입을까?" 바지로 들고 나온 것은 헉~ 

"반바지! 그거 입게?" 

"왜 안 돼?" 

"글쎄." 

아빠의 초록색 셔츠를 입고 까만 긴 바지를 챙겨 입었다. 


면접 장소까지 전철로 1시간 30분이 걸렸다. 면접에 나올 질문들을 물어봐 달라며 준비도 했다. 나는 녀석이 하는 대답들을 들으며 이 녀석에 대해 또 파악이 되었다. 이렇게 먼 길을 올만한 가치가 있는지도 녀석은 생각하고, 체험해 볼 수 있었다. 

청소년 인턴십은 내가 더 관심이 많은 주제라 이 녀석이 가는 길을 뒤따라 가면서 건물 위치를 파악해 두고 싶었다. 이렇게 가면 좀 쉽게 가 볼 수 있을 듯 했다. 평소와는 다르게 떨렸는지..... 초행길이라 그런지 ... 면접 장소를 찾느라 이리 저리 헤매고, 땀을 꽤 흘렸다, 나까지... 


짱이는 면접 가고, Bob은 근처 편의점에서 이 글을 쓰고 있는데 "면접 완료"라는 톡이 떴다. 내가 있는 위치를 알려 주고 오라고 했다.


앉자 마자 수다를 한 바구니를 와르르 쏟아 놓는다. 인턴십교육을 주 2회씩 두 어달 먼저 받게 되고, 이 때는 하루에 7천원을 받는다며. 제작 과정이 시작이 되면, 한 시간에 6천원씩을 받게 되고 역시 주 2회로 몇 주간 제작한다고 강조했다. 교육비, 시설 사용비 등도 전부 무료라며. 


"잘 됐으면 좋겠어. 재밌을 것 같아. 이번에도 잘 짚은 것 같아." 




고등학생이 되면 인턴과 아르바이트를 꼭 권하겠다고 오랫동안 마음 먹었었다. 실제 세상에서 자신의 가치를 파악하는 것을 청소년기 때 부터 시작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어떤 일을 더 좋아하는지, 어떤 파트에서 더 잘 하는지, 어떤 재능이 사회에서 더 쓰임이 있는지, 내가 하고 싶은 일을 하는 어른들은 어떤 생각과 생활을 하는지, 내가 그 길을 걷고 싶다면, 혹은 지금 보이는 그 길 너머를 걷고 싶다면 어떤 준비를 해야 하는지 등등을 파악하는 시간이 필수로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다행이다, 짱이도 내 제안을 동의했다. 홈스쿨러는 이 프로그램이 꽤 마음에 드나 보다. 


우리가 마음을 쏟는 것은 여기까지..... 

결과는 우리가 할 수 있는 부분이 아니니, 일상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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