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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6일 매일 글쓰기 후기

by 김콤마

오늘의 말씀

습관을 만들려면 같은 행동을 66일간 반복해야 한다.

—습관 형성에 대한 연구 결과



묵상

1일 1글쓰기가 오늘로 69일 차에 접어들었습니다. 후기를 적어봅니다. 정리하기 편하게 인터뷰 형식으로 쓸게요. 언젠가는 인터뷰할 날도 올 테니까.


정말 66일간 반복하면 습관이 되나요?

아니요. 제가 어제까지 68일간 매일 글을 썼는데 여전히 의지로 써야 해요. 습관은 의지와 상관없이 무심코 하는 행동이잖아요? 가령 저는 매일 무심코 책을 펼쳐서 읽어요. 거기에 어떤 의지 같은 건 개입하지 않아요(독서를 20분 이상 지속하려면 의지가 필요하긴 하지만요). 그런데 글쓰기는요, 매일 밤늦게까지 미루고 미루다 써요. 여전히 부담스러워요. 이건 습관이 아니라 의무적으로 쓰는 거예요.


근데 왜 써요?

글쓰기에 대한 부담감과 두려움을 없애려고요. 명색이 번역가지만 언제부턴가 글 쓰는 게 망설여지고 꺼려졌어요. 잘 써야 한다는 압박감 때문에요. 그래서 그런 마음을 극복하고 편하게 글을 쓰는 사람이 되겠다는 목표로 매일 글쓰기를 시작했고 지금까지 이어 오고 있습니다.


매일 글쓰기가 부담감을 줄이는 효과가 있나요?

네, 확실히 그렇습니다. 여전히 부담스럽긴 하지만 예전처럼 글을 쓰려고 책상 앞에 앉을 생각만 해도 가슴이 답답하진 않아요. 왜냐하면 첫째, 누워서 쓰거든요. 아이패드로. 둘째, 못 써도 그만이라고 생각하거든요. 사람이 어떻게 맨날 좋은 글을 쓰겠어요. 잘 쓰는 날도 있고 못 쓰는 날도 있죠. 일주일에 1편이라도 만족스러운 글이 나오면 다행이라고 생각해요.


브런치 구독자는 늘었어요?

네. 제가 기억하기로 1일 1글쓰기 시작하는 시점에 구독자가 200명 대였는데 지금은 400명 대예요. 근데 이게 순전히 1일 1글쓰기의 효과라고 보긴 어려운 게 비슷한 시기에 우주 명작(제 기준이니까 토 달지 마시길) <젊은 번역가의 공부 습관> 연재를 시작했거든요. 그게 초반에 반응이 좋아서 구독자가 많이 는 것 같아요. 요즘은 구독자 수 증가가 정체기입니다.


그 외에 브런치 활동과 관련해 달라진 점이 있다면요?

우선은 조회수가 늘었어요. 아무래도 글이 늘어나니까 그만큼 많은 사용자에게 노출이 되는 것 같아요. 이건 어떻게 아는가 하면 브런치 홈 화면에서 나한테 내 글을 추천해줄 때가 많더라고요. 아, 브런치 팀이 선정해서 모든 사람에게 공통으로 추천되는 글 말고 각자의 성향에 맞춰 알고리듬이 추천해주는 글요. 그런 식으로 브런치가 나를 위한 글이라면서 내 글을 20번도 넘게 추천해줬어요. 그러면 또 다른 분들에게는 얼마나 추천해줬겠어요? 그만큼 조회수가 많아졌어요. 그리고…….


그리고 또 어떤 변화가 있었죠?

브런치 작가님들에게 동료애 같은 걸 느끼게 됐어요. 매일 글을 쓰니까 매일 브런치에 접속하고 그러면 매일 제가 구독하는 작가님들의 글을 단 1편이라도 보거든요. 그렇게 자주 보니까 그분들이 왠지 내가 잘 아는 사람처럼 느껴지고 가끔 출간 소식이 들리거나 라이킷과 구독자가 폭발적으로 증가하면 저도 뿌듯하더라고요. 부럽기도 하지만.


작가님의 브런치를 그런 식으로 자주 찾아오는 분들도 있나요?

예, 있어요. 제가 올리는 글에 꼬박꼬박 라이킷을 박아주는 분들이 있어요. 매일 쓰는 거 힘들어도 포기하지 말라고, “옜다, 관심, 이거 받고 더 써라!” 하는 응원의 뜻으로 그러시는 것 같아요. 정말 감사하죠. 아무도 관심을 가져주지 않았다면 진작 때려치웠을 거예요. 물론 종종 찾아와 주시는 분들에게도 감사합니다. 그 모든 분의 브런치에 들어가서 글을 읽고 흔적을 남길 수 있다면 좋겠지만 시간적 여유가 없는 게 유감입니다.


매일 글 쓰는 게 힘들진 않나요?

힘들어요. 무엇보다도 소재를 찾는 게 점점 어려워져요. 두 달 정도 글을 써보니까 제가 활용할 수 있는 콘텐츠의 범위가 번역, 육아, 글쓰기 정도로 제한되어 있더라고요. 매번 비슷한 얘기를 하는 것 같은 느낌도 들어요. 이 문제를 어떻게 극복해야 할지 고민 중입니다.


매일 글을 쓰는 비결이 있다면요?

퇴고를 안 하는 겁니다. 글이란 건 다듬으려고 들면 한도 끝도 없어요. 예전에 글쓰기가 부담스러웠던 것도 퇴고에 무지막지한 시간이 들어갔기 때문이에요. 그때는 초고는 참고만 하고 거의 처음부터 새로 쓰다시피 했거든요. 근데 요즘 매일 쓰는 글은 머릿속에 생각나는 대로 초고를 쓰고 그걸 그냥 한 번 쓱 읽으면서 크게 거슬리는 부분만 빨리 수정하고 바로 발행해버립니다. 퇴고를 안 하니까 마음이 한결 편해요.


그러면……

벌써 11시네요. 인터뷰는 이것으로 마치겠습니다. 안녕.



다짐

기필코 365일을 다 채우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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