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월 20일에 야심 차게 시작한 1년간 1일 1글쓰기 프로젝트를 오늘부로 중단합니다.
습관 형성을 위한 행동 지속 기간이라고 하는 66일을 넘겼을 때 100일을 넘기면 다시 소감을 적겠다고 했는데 100일을 못 채우고 중도하차를 결정했습니다.
그 이유는, 세 가지입니다.
첫째, 재미가 없다. 66일 시점까지는 힘들어도 재미있었어요. 매일 되든 안 되든 글 한 편씩 쓰는 게요. 그런데 이제는 딱히 글 쓰고 싶은 소재가 없는데 억지로 소재를 쥐어짜서 쓰는 날이 늘다 보니 재미있다기보다는 귀찮아요. 억지로 쓴 글은 재미가 없고 그런 글을 그대로 공개하는 게 반복되다보니까 ‘오늘도 한 건 했다’ 하는 만족감보다 ‘오늘도 대충 때웠는데 내일은 안 그러리란 보장이 없어’ 하는 실망감이 커져요.
둘째, 소기의 성과를 달성했다. 저는 글쓰기가 두려웠어요. 완성도를 따지다보니 글을 쓸 엄두를 잘 못 냈죠. 이 1일 1글쓰기 프로젝트를 시작한 이유가 바로 그런 태도를 극복하기 위해서였습니다. 매일 쓰려면 완성도를 따질 여유가 없을 테고 그러다 보면 글쓰기가 만만하게 느껴질 거라 생각했어요. 실제로 석 달간 매일 글을 썼더니 글쓰기가 귀찮으면 귀찮았지 무섭진 않게 됐습니다. 매일 누워서 쓰니까 더 만만해진 것도 같아요.
셋째, 내가 정말 쓰고 싶은 글을 못 쓴다. 하루에 글을 쓸 시간이 많진 않습니다. 종일 번역하고 아내를 보조해서 애 보고 집안일하느라고 제 시간이 별로 없어요. 그런데 그 시간을 쪼개서 매일 뭐라도 완성된 글을 쓰려다 보니 정작 정말 쓰고 싶은 글, 오랜 시간이 걸려야 완성되는 글은 쓸 시간이 없었어요. 그게 뭐냐고요? 소설이요. 그리고 며칠 전 글에서 말했지만 성악 콩쿠르 도전(예정)기도 쓰고 싶어요. 매일 글을 쓰는 것도 분명히 의미가 있긴 하지만 정말 쓰고 싶은 글을 쓰는 게 더 의미가 있을 것 같습니다.
그래서 매일 글쓰기를 그만둡니다. 아니, 엄밀히 말하면 매일 공개하는 글 쓰기를 그만두는 거죠. 브런치에 다 올리지만 않을 뿐 매일 소설이든 콩쿠르 도전기든 뭐든 여하튼 계속 쓸 예정이거든요.
그간 부족한 글을 읽고 응원의 말씀을 남겨주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혹시나 싶어 하는 말인데 브런치 접는다는 말은 아니에요. 글 올리는 빈도만 늦춰질 뿐 앞으로도 틈틈이 올릴 겁니다. 일단 나의 콩쿠르 도전(예정)기란 매거진부터 만들어야겠어요.
그럼 오늘은 이만 안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