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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런치 글쓰기가 즐거운 이유

by 김콤마
스피커스 트라이브(Speakers Tribe)의 창립자 샘 코손(Sam Cawthorn)은 언젠가 이런 말을 했다. “가장 행복한 사람은 최상의 것을 갖고 있는 사람이 아니라, 오히려 갖고 있는 것을 최대한 즐겁게 이용하는 사람이다.”

–라이더 캐롤, 《불렛저널》


내가 브런치 최상위 작가는 아니다. 구독자도 약 1700명으로 2017년부터 5년 넘게 이용한 것에 비하면 그리 많은 수가 아니고 라이킷도 글마다 다르지만 대략 30~70으로 적은 편은 아니지만 아주 많은 것도 아니다.


나는 자기객관화가 잘 되는 사람이라 내 글을 평가하자면 그 퀄리티가 여기서 최고인 것도 아니다. 막 날림으로 쓰는 건 아니지만 그렇다고 막 공들여서 몇 시간씩 쓰지도 않는다. 지금 이 글만 해도 휘리릭 써서 올린다.


그런데 나는 요즘 브런치가 어느 때보다 재미있다. 예전과 달리 수치에 미련이 별로 없고 글의 품질에도 막 집착하지 않기 때문이다. 아 물론 구독자 막 1만 명 되고 글만 썼다 하면 라이킷 100개씩 받으면 좋겠지. 글도 사람들이 감탄해마지 않을 정도로 멋지게 쓸 수 있다면 영광이고.


하지만 안 그러면 또 어떤가. 내 글이 누군가에게 읽히고 도움이든 재미든 공감이든 주는 것만으로, 그래서 라이킷이든 댓글이든 긍정적인 반응을 얻는 것만으로 충분하다. 최고의 자리는 열심히 노력하고 애쓰는 자들에게 양보하고 나는 그저 글을 쓰는 순간과 누군가 그 글을 읽었다는 증거를 보는 순간을 즐길 뿐이다.


내가 꾸준히 온라인에 글을 쓰는 이유는 그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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