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라고 눕히고 불 껐는데 첫째가 물 마시러 나간다니 둘째도 쪼로록 따라 나간다. 귀찮아서 놔뒀다. 잠시 후 투욱 떨어지는 소리. 정적.
"물 쏟았니?"
"응."
"가만 있어. 미끄러지니까."
아니나 다를까 바로 콰다앙.
가보니 첫째가 둘째 물병에 물 받아주려다가 떨어뜨려서 바닥에 물이 한 사발이요, 둘째는 그 위에 미끄러져서 옷을 갈아 입혀야 할 판이다. 화를 꾹 참고 수건을 가져다가 닦으려고 허리를 숙이는데 복압이 올라서인지 분노가 갑자기 올라오면서 수건을 파악 걷어차고 끄아아아 괴성을 지르고 말았다.
하루 종일 짜증을 참은 게 무색하게 결국엔 또 폭발하고 말았다.
진정한 후 첫째에게는 "너한테 화낸 거 아니야. 상황 때문에 화난 거지"라고 말했다. 다시 눕히고 또 "아까 동생 물 받아주려던 건 잘했어"라고 말해줬다.
결국엔 화낸 나만 이상해지는, 늘 똑같은 결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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