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 쓰는 거 별로 좋아하지 않던 첫째가
일곱 살이 되더니 조금씩 달라진다.
원래는 놀이터에서도
뛰어놀기보다 상황극에 매진하던 아이였는데
요즘은 집에서 앞구르기 연습도 하고
아빠와 칼 싸움 비슷한 것도 한다.
오늘은 아이를 바닥에 엎어트려놓고
굴리고 또 굴리고 올라타서 바닥을 치며
“원 투 쓰리”를 외치자 그게 뭐냐고 묻는다.
프로레슬링이라니까 유튜브로 한번 보잔다.
WWE 영상을 보여줬다.
날아서 깔아뭉개고 기둥에 얼굴 찍고
거꾸로 들어서 바닥에 패대기치고…
1분 만에 껐다.
애들이 보기에 너무 폭력적이었다.
우리 땐 그 나이에 그거 다 보고 헐크 호건이니
워리어니 흉내 내며 놀긴 했지만.
영상을 보고는 재미있겠다고 프로레슬링을 하자길래
둘째까지 포함해서 매트 위에서 적당히 잡고 굴리고
들어올리고 눕히고 나도 좀 눕고 구르고 피하면서
땀이 나도록 놀았다.
솔직히 재미있었다.
애들과 논 것 중에서 제일 재미있었다.
역시 남자들은 적당히 폭력적으로 놀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