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사람이 번역가라고 하면 카페에서 일하는 모습을 떠올립니다. 하지만 번역가가 카페를 작업실처럼 이용하긴 어려워요. 분위기 좋고 깨끗하고 쾌적한 작업 공간 같지만 단점이 있습니다.
1. 시끄럽다. 음악도 나오고 옆 테이블 대화 소리도 들리고. 특히 전 청각이 예민한 편이라 그런 소리가 집중에 방해가 돼요.
2. 돈이 든다. 아메리카노 한 잔 시키고 종일 앉아 있을 순 없잔아요? 하루에 2잔 먹는다 치면 1만 원이죠. 20일 일하면 20만 원. 거기에 점심 사먹으면 밥값 추가!
3. 목, 허리 나가요. 카페 테이블은 업무용으로 설치된 게 아니잖아요. 의자도 그렇고요. 더욱이 작은 노트북 화면으로 일하니까 자세가 망가지기 쉬워요. 사람들이 있으니까 스트레칭도 시원하게 못 하고요.
4. 주위 사람들 신경 쓰인다. 방구도 맘대로 못 뀌어요. 저자가 무슨 소리인지 알 수 없는 문장을 써놓았을 때 시원하게 욕도 못 하고.
5. 나가기 귀찮다. 옷 차려 입고 걸어서든 운전해서든 이동해야 하잖아요. 귀찮아.
그래서 카페는 기분 전환용이나 잠깐 작업하긴 좋지만 본격적 작업 공간으로 삼긴 어렵습니다. 그러면 어디서 일하느냐? 집 놔두고 어딜 나가요. 집에서 하면 대충 추리닝 입고 방구 뿡뿡 뀌면서 일할 수 있는데. 물론 개인 작업실이 있으면 좋겠지만 비싸니까요. 제 소원은 한 30평짜리 널찍한 작업실을 얻는 겁니다. 거기에 98인치 텔레비전 달아놓고 영화도 보고 게임도 하고, 물론 일도 하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