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 한 번의 삶>에서 김영하 작가가 그랬죠. 대학에서 소설 강의를 할 때 자기가 소설가가 될 수 있겠냐고 물은 학생 중에서는 소설가가 한 명도 나오지 않았다고요.
예술가가 되기 위해서는 이것저것 따지는 현실 감각보다 그냥 좋아서 하는 마음이 더 중요한 것 같습니다. 번역도 예술에 반 발짝쯤 걸친 분야다 보니 번역가가 되려면 현실 감각이 적당히 떨어지는 편이 유리해요. 번역계의 현실을 듣고도 "아, 몰라, 일단 해볼래!"라고 말하는 사람이요. 어떻게 보면 자기 팔자 자기가 꼬는 것이지만 별수없죠. 원래 그렇게 생겨먹은걸요.
저도 그렇게 생겨먹은 사람이라 이제는 또 소설가에 도전합니다. 소설가도 배고픈 직업이라지만 하고 싶은 걸 어떡하겠어요. 어차피 저 같은 애들은 평생 정신 못 차리거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