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몽상 Inside]

에르빈(Erwin)의 고양이

by 글쓰는 몽상가 LEE


따사로운 여름,

나는 휴가를 맞이해서 비엔나의 어느 마을로 여행을 갔다.



배낭하나 들고 떠난 여행이라 목적지는 따로 없었고 생각을 비우기 위해 무작정 길을 걸었다. 그러면서도 아름다운 건축물과 풍경이 눈에 들어왔는데 걷다보니 건물 사이로 두 갈래의 길이 보였다.



마치 암막커튼처럼 외부와 차단된듯한 이질적인 공간이 긴장감과 설렘을 주어 나도 모르게 틈을 비집고 몸을 밀어 넣었다.




‘으.. 생각보다 길이 많이 좁네. 갈수록 좁아지는 느낌이야!’




걸으면 걸을수록 꽉 조이는 바지를 입은 것처럼 부담스럽게 숨이 차오르기 시작했다.



‘휴.. 힘들어. 으.. 으악!’




발밑엔 생쥐가 빨리 가라고 재촉하는 듯 찍찍거리며 발등을 올라탔는데

생쥐 덕분에 초인적인 힘이 나왔는지 골목길을 무사히 빠져나올 수 있었다.




‘아 정말 세상에서 쥐가 제일 싫어. 근데 여긴 생각보다 볼게 없네.

어? 웬 오두막이지?’




그곳에서 작은 오두막을 발견했는데 창문하나 없이 밀폐되어서

안에 누가 있는지 볼 수 없었고 자물쇠로 굳게 잠긴 문과

그 앞에 팻말이 호기심을 자극했다.


《*주의*

에르빈(Erwin)의 고양이 거주 중》










「아 고양이 집이었구나? 에르빈이라는 사람이 집사인가본데.

왜 이렇게 답답한 곳에 고양이를..」



혹시나 고양이가 학대를 당하는건 아닌지 걱정이 되어 주위를 맴돌았다.

안절부절 하고 있는데 백발의 노인과 안경 쓴 남자가 산책하는 모습이 보였다.




왜인지 모르겠지만 마치 들어오면 안 될 곳을 들어온것처럼 재빠르게 나무 뒤로 몸을 숨겼다. 둘의 목소리가 점점 가까이 들리기 시작했고

꽤 격앙된 듯 보였다.



《그래, 베르너랑 내기는 어떻게 되어가고 있나? 난 당최 시간낭비 하는 이유를 알 수가 없군.》




『저도 마찬가지입니다. 선생님. 그래도 베르너가 말하는 건 인정하기 힘듭니다!』



한눈에 봐도 똑똑해보이는 안경 쓴 남자가 씩씩거리며 말했다.




《나도 자네와 같은 생각이야. 내 평생 알아온 지식으로는 도저히 납득할 수가 없거든. 휴. 그나저나 저 고양이는 어떻게 할거지? 이제 논쟁은 그만하고 다음 연구에 매진해야 되지 않겠나?》




『네, 선생님. 여기서 베르너를 만나기로 했으니 이번엔 담판을 지으려고 합니다. 선생님도 같이 계실거죠?』




〔이봐! 에르빈!!〕




양복을 차려입은 멀끔한 남자가 여유롭게 그들에게 다가왔다.










『베르너! 아직도 네 말이 맞다. 이거지!!』




나는 고양이의 안전만 확인하고 돌아가려고 조용히 그들을 뒤따랐다.



〔몇 번을 말해! 누군가 확인하기 전까지 고양이는 살아있는 동시에 죽어있는 상태라니까. 불확정하다고!〕



『그게 말이나 되는 소리야? 살아있거나, 죽어있거나 둘 중에 하나로 결정되어 있는거지 살아있으면서 동시에 죽어있는 상태로 존재할 수 없어. 네가 말하는 건 틀렸다고!』




《자자. 싸우지들말고 어서 오두막을 열어보도록 하지.》




기분탓인지 숨어서 그들을 지켜보는 나를 누군가가 관찰 하는듯한 느낌이 들었다.


『이제 열어보자고!』




안경 쓴 남자는 자물쇠를 열기 시작했고 드디어 오두막이 열리는 순간!

나는 사라졌다.










*글 쓰는 몽상가 LEE의 메시지:


오늘 이야기는 어떠셨나요?


저는 고양이를 너무 사랑하는데, 집사는 아니랍니다.

고양이를 키우는데 고려해야 할 사항들이 참 많더라고요.

사랑은 아낌없이 줄 수 있지만 고양이가 원하는 것을 제공해주려면

집사가 어느 정도의 능력은 있어야 하니까요.


이번 몽상은 [슈뢰딩거의 고양이]로 유명한 에르빈 슈뢰딩거와

베르너 하이젠베르크의 양자역학에 관한 이야기로 풀어보았어요.

과학과 우주에 관심이 많은 편인데, 양자역학은 들어도 들어도 참 어려운 영역인거 같아요. ^^;


코펜하겐 학파(하이젠베르크)에서 말하는 '관측하기전까지는 살아있으면서도 동시에 죽어있다.'

불확정성, 중첩현상에 따르면 '독자님들이 글몽이의 글을 읽기전까지는 글이 존재하면서도 동시에 존재하지 않는 것이다.' 라고 할 수 있는 것일까요?


슈뢰딩거의 고양이 실험과 양자역학에 대한 이야기에 대해 자세히 알고 싶으신

독자분들은 https://youtu.be/hg798x6rAnU?feature=shared추천드립니다!



오늘도 몽상 인사이드를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행복한 하루 보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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