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공황장애 케어를 위한 어플리케이션 개발
* 해당 저널은 Science ON에서 열람이 가능한 학술 논문으로 Science ON에서 전체 내용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본 매거진에서는 해당 내용이 흥미로웠던 이유를 중심으로 간략히 요약하고자 합니다.
어느 날 갑자기 찾아온 불청객인 공황발작과 증상은 나의 일상에 많은 제약을 남겼다. 출퇴근길 만원 지하철에서 숨막혀 죽을 것 같은 두려움과 공포로 땀과 눈물범벅이 되어 대중교통 자체가 불안의 대상이 되었고, 일상의 선택 하나하나가 조심스러워지기 시작했다.
공황장애(Panic disorder)는 예기치 못한 공황발작이 반복적으로 발생하고, 다시 발작이 일어날지 모른다는 지속적인 두려움과 회피 행동이 동반되는 불안장애의 한 유형이다. 공황발작은 특별한 위험 상황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갑작스럽게 극심한 불안과 공포가 몰려오는 상태로 심장이 빠르게 뛰거나 숨이 가빠지고, 어지러움·흉통·식은땀·손발 저림 등의 신체 증상이 동반된다. 이러한 증상은 실제로 생명에 위협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당사자에게는 ‘이대로 죽을 것 같다’는 감각을 강하게 유발한다.
공황장애의 특징은 공황발작 자체보다도 발작 이후에 남는 예기불안(anticipatory anxiety)이다. 한 번의 강렬한 경험은 일상적인 장소나 상황을 위험 신호로 인식하게 만들고 결국 대중교통, 밀폐된 공간, 혼잡한 장소 등을 피하게 되는 회피 행동으로 이어진다. 이로 인해 삶의 반경이 점점 좁아지고, 일상 기능과 삶의 질이 크게 저하될 수 있다.
나 역시 초반에 공황발작 증상을 보였지만 병원에 바로 방문하기까지는 많은 용기가 필요했다. 병원에 매번 내원하지 않고 좀 더 편하게 케어할 수 있는 치료가 있다면 좋다는 생각을 했다.
오늘은 나의 이러한 바람과 관심사인 공황장애를 케어하는데 도움을 주는 디지털치료제와 관련된 논문이 있어 소개하려 한다.
리뷰할 논문의 정보는 다음과 같다.
출처: [논문]공황장애 케어를 위한 디지털 치료제 어플리케이션 개발
* 저자: 윤주희, 김동근
* 발행기관: 한국정보처리학회
* 학술지명: 정보처리학회논문지. 컴퓨터 및 통신시스템(KIPS Transactions on Computer and Communication Systems), Vol.13 No.7 [2024], p. 319-325
소개할 논문은 공황장애를 앓고 있는 사람들의 공황발작 예방과 증상 관리를 돕는 것을 목적으로 한 디지털 치료제 어플리케이션 개발에 대한 내용을 담고 있다.
디지털 치료제(DTx)는 개인의 건강 데이터를 수집하고 저장 및 전송하는 프로그램을 일컫는 '디지털 헬스케어'에서 확장되어 '개인의 신체적, 정신적, 행동적 상태를 예방과 관리, 또는 치료하기 위한 증거기반의 치료개입을 수반하는 소프트웨어 프로그램으로 정의한다.
기존에 개발된 공황장애 디지털 치료제를 살펴보면 연세대학교 강남 세브란스병원의 '챗봇 토닥이, 패닉케어'가 있다.
'토닥이'가 제시하는 질문에 사용자가 선택지를 고르는 방식으로 답변하여 이루어지며 공황장애의 개념, 증상등에 문의할 수 있다. 또한 호흡훈련을 비롯한 근이완훈련, 인지행동치료 등 공황발작시 대처방법도 제공한다.
*이미지 출처: 보건타임즈 : 챗봇 활용한 공황장애 인지행동치료 '효과' 있다
해당 연구에서 개발한 어플리케이션은 공황장애를 자가 진단하여 사용자 스스로 공황상태를 인지할 수 있고 인지행동치료을 비롯한 이완훈련, 호흡훈련 등의 다양한 비대면 치료법을 제공한다. 또한 자신의 상태를 일기처럼 기록할 수 있고 구글 맵 API를 통해 공황이 발생한 장소에 도달하면 알람이 울려 개인별 맞춤 관리를 할 수 있다.
*해당 어플리케이션의 시스템 구성에 대해서는 본문에 상세히 서술되어 있어 구조가 궁금하신 독자님들은 본문에서 확인가능 합니다.
본 연구에서 개발하려고 하는 어플리케이션의 이점은 직접 내원하지 않고도 인지행동치료를 할 수 있으며 사용자가 원하는 시간과 공간에서 치료를 도울 수 있다. 이를 통해 대면 치료의 한계를 극복할 수 있으며, 환자의 치료 거부감을 줄일 수 있다. 또한 지속적인 관리와 치료법을 제공하기 때문에 질병의 자가관리 기반을 마련 할 수 있으며 국가적으로도 의료비 절감에 효과가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
이 논문에서 인상깊은 내용은 공황장애를 ‘발작이 발생했을 때의 응급 상황’으로만 다루지 않고 발작 전후의 불안과 회피까지 포함한 일상의 맥락 속에서 바라보고 있다는 점이다. 공황장애는 증상이 없는 시간에도 이미 마음과 몸을 긴장 상태에 두고 삶의 선택을 제한하는 질환이기 때문에 병원이라는 특정 공간을 벗어난 관리 방식은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
디지털 치료제 어플리케이션이 제공하는 인지행동치료, 호흡 훈련, 이완 훈련은 기존 치료에서 이미 검증된 방법들이지만 손에서 언제든 접근 가능하게 만들었다는 점에서 치료의 문턱을 낮춘다. 특히 공황이 발생했던 장소에 접근했을 때 알림을 제공하는 기능은 회피를 강화하기보다 스스로 상태를 인지하고 준비할 수 있도록 돕는 장치라는 생각이 든다.
무엇보다 사용자가 자신의 상태를 기록하고 돌아보는 과정을 치료의 일부로 포함시켰다는 점은 나의 신체 반응과 감정 패턴을 이해해가는 과정으로 전환시키는 계기가 될 수 있다. 다만 디지털 치료제가 효과를 발휘하기 위해서는 기술의 정교함보다도 사용자에 대한 세심한 배려가 전제되어야 할 것이라 생각한다. 불안을 다루는 도구가 오히려 부담이나 강박으로 작용하지 않도록 개인의 속도를 존중하는 설계가 가장 중요하다고 느꼈다.
공황장애는 개인의 일상을 깊이 침식하는 질환이다. 그렇기 때문에 치료 역시 증상이 폭발하는 순간뿐 아니라 불안이 스며드는 일상에서 함께 있어야 할 필요가 있다. 이번 논문에서 제시한 디지털 치료제 어플리케이션은 이러한 점에서 현실적인 해답을 제시하고 있다.
물론 디지털 치료제가 정신건강 치료의 모든 해답이 될 수는 없다. 대면 치료가 지닌 관계적 요소와 전문적인 개입은 여전히 중요한 역할을 한다. 그렇지만 병원을 찾기까지의 망설임과 치료 지속의 어려움을 줄여주는 보조적 수단으로서 디지털 치료제는 충분히 의미 있는 가능성을 보여준다. 또한 공황장애를 관리의 대상이 아닌 이해와 돌봄의 영역으로 확장시키며 정신건강 치료가 더 일상에 가까워질 수 있음을 시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