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로움
외로움은 꼭 혼자 있을 때 찾아오지 않는다. 오히려 사람들 속에 있을 때 연락할 사람도 있고 이야기할 상대도 있을 때 문득 나타난다. 그래서 외로움은 설명하기 어렵다. 겉으로 보기에는 부족한 것이 없어 보이기 때문이다.
외로움을 느끼는 자신을 이해하지 못하고 괜히 더 말문이 막힐때가 있다. 외로움은 단순히 사람이 없는 상태가 아니다. 상대와 내가 연결되어 있지 않다고 느끼는 상태에 가깝다. 같은 공간에 있어도 같은 이야기를 나눠도 마음이 닿지 않는다고 느낄 때 외로움은 생긴다.
이 감정은 종종 오해가 된다.
“연애를 하면 괜찮아질 거야”
“사람을 더 만나면 나아질 거야”
하지만 외로움은 관계의 수보다 관계의 깊이와 더 밀접하다. 외로움을 오래 품고 있으면 사람 앞에서 더 조심스러워진다. 상처받지 않기 위해 기대를 줄이고 기대가 줄어든 만큼 거리도 생긴다. 그러다 보면 외로움은 더 더 깊어진다.
외로움이 힘든 이유는 이 감정이 쉽게 입에서 나오기 어렵기 때문이다. 괜히 약해 보일까 봐, 괜히 의존적인 사람처럼 보일까 봐 입 밖으로 꺼내지 못한다. 그래서 외로움은 감정노트에 적어보는 게 도움이 된다.
말로 하기 어려운 감정일수록 글로 쓰면 조금 덜 부담스럽다.
외로움을 이렇게 기록해본다.
나는 지금 누구와 연결되고 싶을까?
외로움 속에 섞인 감정은 무엇일까?
이 감정은 관계를 원하는 걸까 이해를 원하는 걸까?
나는 나 자신과는 잘 연결되어 있을까?
이 질문들에 답하다 보면 외로움은 단순한 결핍이 아니라 관계를 향한 신호처럼 느껴진다. 외로움은 부끄러운 감정이 아니다. 누군가와 혹은 나 자신과 조금 더 가까워지고 싶다는 마음의 표현에 가깝다.
오늘 외로움을 느꼈다면 그 감정을 밀어내지 말고 숨기지말고 적어보자.
외로움이 가리키는 방향을 따라가다 보면 필요한 연결이 무엇인지 조금은 선명해질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