쉽게 쉽게

by 글객

하루를 모두 의미 있게 담는 것은 어려울 수도 있다. 애매한 크기의 시간들이 파편으로 나뉘어 있으면 어떻게 하루를 보내야 할지 감이 잘 안 올 때가 있다. 그런 시간 안에 있다 보면 고민하는 시간이 차지하는 비중이 커지며 허무하게 시간을 잃기도 한다. 고민이 어떤 것도 해결하지 못한다는 말의 또 다른 증거이지 않을까 생각한다.


고민 없이 생각한 대로 사는 것은 가능할까. 머릿속에 가장 먼저 떠오른 생각을, 기회비용을 생각하지 않고 실행해나가며 살아갈 수 있을까? 돌이켜보면 어떤 일을 해야 최대의 가치를 보상받을지(정신적+물질적), 어떤 선택을 해야 금전적 손해를 최대한 덜 볼지 고민하느라 보낸 시간을 모두 더하면 어마어마한 양이 될 것이라 생각된다. 고민하고 애써서 취득하게 된 가치가 그것을 고민하느라 흘려보낸 시간에 대한 가치를 넘어서지 못할 수 있는 것이다. 이런 패턴의 반복은 나 자신으로 하여금 단순한 행동 결심에 가치를 두도록 만들기는 했지만 선천적으로는 그런 행동 과정을 취하는 것은 쉽지만은 않다. 나 자신을 아는 것과 그에 따른 개선점을 아는 것은 그 개선사항에 완전히 동화될만한 타당성을 얻는 것과는 조금 다른 일일 수도 있다는 생각을 해본다.


세팅을 잘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발전이 중요하기는 하지만 기준도 없이 무한대의 높이를 그리다 보면 길을 찾지 못할 수도 있을 것이라 생각이 든다. 일상을 어떻게 구성할 것인가도 중요한 문제일 수 있다. 일상을 구성한다는 것은 결국 어떤 원칙의 테두리들을 만든다는 것이고 그렇게 세팅된 하루라는 판 안에서 할 거리들을 고민하느라 흘러가는 시간이 발생하는 것을 막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머릿속이 복잡한 사람일수록 가치와 상관없이 행해지는 원칙이 좀 더 필요하다고 판단이 된다.


쉽게 쉽게 갈 줄 알아야 한다. 어차피 사회라는 곳 안에서 내 뜻대로 될 수 있는 것들은 극히 일부에 지나지 않는다. 확고해질수록 그것이 현실과 다를 때 오는 데미지도 크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2016.8.20


이미지 출처 : https://pixabay.com/ko/photos/%EC%89%BD%EA%B2%8C-%EA%B1%B8%EB%A6%B4-%EA%B1%B1%EC%A0%95%EC%97%86%EC%9D%B4-%EA%B2%A9%EB%A0%A4-384247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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