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들의 블루스, 나중은 없다는 동석의 그 말 그대로
tvN 드라마 우리들의 블루스를 재미있게 보고 있다. 요즘에는 이병헌과 신민아가 주인공인 시기이다. 이병헌은 왜이리 잠도 안자고 제 멋대로 꼴통같이 사느냐는 신민아의 말에 나중은 없다고 대답한다. 어렸을 적 맛있는 음식을 혼자 다 먹은 누이에게 요강단지를 집어던진 적이 있는데 내일 사과해야지라고 마음먹었다가 다음날 바다에 빠져 주검으로 돌아온 누이를 봐야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병헌은 나중은 없다고 생각하며 살아간다. 마음이 시키는 것을 그냥 지나치지 않고 바로 바로 행동에 옮기는 듯한 삶의 모습을 보여준다. 그것이 좋은 것이든 나쁜 것이든
이병헌의 말 그대로 나중은 없는 경우가 많다. 내가 생각하는 그 나중이란 막상 그 나중이 나에게 닥쳐왔을 때는 내가 생각하던 모습이 아닌 경우가 많다. 무엇이 됐든 조건이 변해있는 경우가 많다. 그건 굵직한 일상이 똑같이 반복된다고 해서 그 파편들마저 똑같을 것이라는 착각이 만들어내는 오판이다. 내일은 오늘과 같으리라는 보장이 없다. 어떤 것을 해야겠다고 느꼈을 때 그것을 실행하기 가장 적합한 시기는 그 생각이 떠오른 바로 그 지점이다. 어떤 것을 해야겠다고 느꼈다는 사실 자체가 그것을 실행할 최적의 조건들이 뒷받침하고 있다는 것을 말해주고 있기 때문이다. 모든 것이 모든 것에 영향을 주는 이 세상 속에서 시간이라는 변수가 변화하면 그에 따라 다른 변수도 바뀌기 마련이다. 조건이 바뀌면 도출되는 결과도 바뀔 수 밖에 없다.
집안일을 조금만 소홀히해도 집안이 너져분해지는 것만 봐도 순간을 놓치는 것이 우리에게 얼마나 겉잡을 수 없는 해악을 제공하는지 알 수 있다. 집안일을 미룰 때 만나게 되는 것은 더 엉망이 된 집과 그래서 그것을 더 하고 싶지 않은 마음 상태의 자기 자신 뿐이다. 그래서 나는 매일매일 청소를 하고 될 수 있는 한 집안을 치운다. 매일 매일 그 문제가 선결이 되지 않으면 그 다음 문제를 해결할 여유가 찾아오지 않는 것 같기 때문이다. 나중이 존재한다고 생각하는 것은 시간이 언제고 내편으로 존재할 것이라는 오판이다. 시간이란 있는 힘껏 꽉 부여잡지 않으면 벌어진 손틈사이로 언제나 빠져나갈 준비를 한다. 그래서 나중이란 존재하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