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리석음의 깊은 의미

어리석다는 것은 슬기롭지 못하다는 것이다. 슬기롭다는 말에서 슬기라는 단어는 사리를 바르게 판단하고 일을 잘 처리해 내는 능력을 말한다. 다시 일이란 무엇을 이루거나 적절한 대가를 받기 위하여 어떤 장소에서 일정한 시간 동안 몸을 움직이거나 머리를 쓰는 활동을 말한다. 처리한다는 것은 어떤 것을 절차에 따라 치르고 마무리하는 것이다. 어리석다는 말은 결국 일에 있어서 온당한 프로세스를 알지 못하고 그래서 잘못된 행동을 범하여 주어진 시간 동안 그 일이 목적하는 바를 실현시키지 못하는 것이다.

어리석지 않으려면 이것이, 이 일이 추구하는 목적은 무엇인지. 그리고 본질은 무엇인지를 잘 이해하여야 한다. 그렇지 않을 경우 합리적인 절차를 밟지 못하고 합리적인 결과를 만들어낼 수 없다. 합리적이라는 말도 뜯어서 생각해 보면 전체적으로 이치에 맞다는 뜻으로 일이 합리적이라는 것은 그 일이 응당 품어야 할 여러 가지 가치를 빠지는 것 없이 두루두루 잘 품고 있다는 것을 말한다. 그 일이 흘러가고 이뤄지는 과정 속에서 도무지 이해가 안 가는 점이나 의구심이 남은 것, 동의가 안 되는 것들이 계속해서 발견되고 그러한 현상이 해결되지 않고 계속해서 반복된다면 그것은 어리석은 것일 것이다.

시간을 추구하지 않고 돈을 추구하면 일의 본질이 흐트러지고 어리석어지는 경향이 있다. 가만 생각해 보면 일이란 인류의 역사에서 돈보다 먼저 생겨났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그러니 돈을 추구하면 그 본질에 역행하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 일지도 모른다. 돈을 위해 시간을 잃으면 계속해서 돈만 남는 구조 속에 빠진다. 하지만 가치는 시간에 있다. 양질의 시간을 확보하는 것, 그리고 시간 그 자체인 사람을 더 많이 확보하는 것에서부터 여러 가치가 피어오른다. 돈이란 교환의 수단이며 그 교환의 대상이 값어치가 떨어지는 시간에만 국한된다면 우리는 그저 저질의 시간만이 우리를 찾아오게 만드는 어리석음을 발휘하는 것일 것이다.

23.10.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