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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Alicia Aug 04. 2019

9월 휴가, 스위스 여행을 앞두고

이번엔 스위스다! 

충동적인 여행지 선정


1년 일찍 얼리버드 항공권을 구매해 저렴한 가격으로 항공권을 사둔다? 나에게는 불가능에 가깝다. 

여러가지 이유가 있는데 첫째는 중요한 업무가 언제 몰릴지 잘 가늠이 안돼 휴가 일정을 미리 확정해두기 어렵고, (연중 상시 바쁠 수도 있고^^;) 또 원하는 여행지를 1년 일찍 선정한다는게 어렵다. 가고 싶은 나라야 끝없이 많지만 여행지를 정하는데 꽤나 기분을 탄다.


작년 11월, 스페인 포르투칼 여행을 결정할 때는 일에서 번아웃된 상태로 새로운 자극과 열정이 필요했다. 조용한 자연보다는 에너지를 얻을 수 있는 새로운 문화의 도시에 가고 싶었다. 일에서 고민이 많던 당시 어렵게 얻은 2주의 휴가동안 지친 머리를 충전하고 싶었다. 세계 곳곳의 다른 사람들은 어떤 문화와 삶을 살아가는지 보고 영감을 얻거나 또는 자극 받고 싶었다. 아시아가 아닌 대륙에서 색다른 문화를 경험하고 싶었고, 이왕이면 높지 않은 건물과 역사의 흥망성쇠가 깃든 도시에 들어가보고 싶었다. 도시, 건축, 역사, 자연을 가진 대, 중, 소형 도시로 꽉꽉 찬 최적의 두 나라가 바로 스페인과 포르투칼이었다. 그렇게 휴가 2개월을 앞두고 9월에 비행기표를 끊었다. 


올해 5월, 체코 오스트리아 헝가리 여행을 결정할 때는 엄마와 함께 보고 바로 이야기 나눌 예쁜 나라에 가고 싶었다. 동시에 물가가 높지 않아 먹고 자고 사고 싶은 걸 사는데 제약이 크지 않은 나라를 찾았다. 첫 모녀여행이기에 엄마에게 한 여행에서 유럽의 도시와 자연을 모두 보여주고 싶기도 했다. 역사 이야기도 하고, 문화 이야기도 하고, 사람 사는 이야기도 하고, 술도 마시고, 동시에 멋진 대자연을 보고 그저 감탄하는 순간까지 함께 하고 싶었다. 그렇게 할슈타트와 프라하, 비엔나, 부다페스트를 여행지로 결정했다. 이 여행은 무려 출국일 3일 전에 비행기표를 끊었다. (퇴사와 동시에 이직 성공이라는 기쁜 소식과 함께) 


왜 대학생 때 유럽으로 교환학생가서 유럽 여행하라고 하는지, 유럽은 30일 이상 잡고 한 번 비행기표 끊고, 유레일 패스 끊어서 다녀오라고 하는지 알겠다. 무려 1년도 안되는 시기에 유럽 왕복권을 3번 끊는구나! 그것도 출국 두 달 전, 한 달 전, 3일 전에 결정해서..! 


다음 달, 9월에는 스위스로 휴가 여행을 다녀오기로 결심했다. 이유는 다음과 같다. 


자연


이번 여행은 콘크리트 고층 건물을 보고 싶지 않았다. 초록색 산과 하얀 눈과 파란 하늘이 보고 싶었다. 

매일 컴퓨터 툴(머신이..)을 모니터링하고 데이터를 보고 업데이트하는 일을 하다보니 휴가에서는 기계와 조금 동 떨어지고 싶었다. 그러다보니 너무 큰 도시는 제외됐다. 

생각난 여행지는 호주, 뉴질랜드, 몽골, 미국 서부, 캐나다 등등.

가본 곳, 가본 곳 옆이어서 이왕이면 갈 때 호주도 같이 다시 들리고 싶은 곳, 여름 시즌을 놓쳤고 버스를 너무 오래타야 하는 곳, 되게 가보고 싶은 나라, 미국(이지만 꼭 가고 싶은 도시가 있어 자연이 아니었달까), 어떤 곳인지 잘 가늠이 안되는 캐나다까지. 제각각의 이유로 소거되었다. 그리고 다시 유럽이 남았다. 


아, 아시아는 휴가 여행지에서 우선 제외다. 출장과 업무차 동남아시아에 자주 다녀오다보니 가면 자꾸 일이 생각난다. 흥미로운 아시아지만 더 이상 첫 발을 디딘 순간이 새롭진 않기에, 익숙함보다는 낯섬을 만나고 싶은 휴가지로는 제외다.


여유롭고 풍족한 나라


오빠가 물었다. 너 설마 건후보고 스위스 가냐? 아니라고는 말 못하겠다.

'슈퍼맨이 돌아왔다'라는 방송 프로그램의 나은건후의 이모 팬이다. 지난 달 방송에서 나은건후가 외가인 스위스를 다녀온 내용이 나왔고 바젤 시내와 리기산, 스위스 자연의 모습에 넋을 놓고 감탄했다. 그리고 알아갈수록 스위스는 참 여유롭고 풍족한 나라다. 기본적인 생활 수준 자체가 높고 관광객에게 받는 물가도 상상 이상으로 높다. 점심 식사에 기본적으로 2-3만원대는 생각해야 한다. 바젤 출생에다가 매년 외가집에 다녀오며 독일어, 영어를 습득하는 나은건후를 보며 이 아이들이 이렇게 자연스럽고 밝고 활기차고 스스럼없는데는 스위스의 여유롭고 풍요로운 문화의 영향도 분명 있지 아닐까 항상 생각했다. 부유한 유럽 국가는 아직 못가봤다. 스페인, 포르투칼, 체코, 오스트리아, 헝가리 모두 한 때 부흥했지만 지금은 경제위기에 사회의 안정감과 풍족함이 느껴지지는 않았다. 이왕이면 이번에는 1인당 GDP가 우리나라보다 높고 사회 복지 수준이 높은 나라에서 여유로운 현지인들의 모습을 보고 싶었다. 


8월의 준비


그래도 8월, 9월, 10월 공휴일이 중간중간 자리 잡았다. 9월의 공휴일에 살을 붙여 여행 7박8일, 돌아와 정리하고 업무 복귀를 준비하는 휴식 1박2일을 만들었으니 8월은 휴가를 보고 열심히 일하고, 10월은 공휴일에 쉬며 또 추석 이후의 일들을 열심히 해나가면 올해가 꽤 빠르게 지나갈 것 같다.


그만큼 바쁠게 예상되니 9월 휴가동안은 스위스에서 하루를 천천히 눈과 마음에 담으며 쉬다 와야겠다. 찾아보니 워낙 날씨가 변화무쌍하고 비가 오기도 하고 구름과 안개가 산에 잔뜩 껴 당일 일정이 자주 바뀔 수 있다고 한다. 흐리면 다음에 독일갈 때 잠깐 또 오지 :) 하며 소도시에 지루하게 머무는 순간까지도 받아들여야지. 이동하며 오가는 기차에서 풍경을 보며 글도 틈틈히 써야지. (사진은 호주 애들레이드. 저 날 저 정도의 평온함을 만난다면 이번 휴가도 참 소중할 것 같다.)


1개월 앞두고 항공권을 막 결제했으니 이번에도 충동적인 여행의 값은 치른 듯 하다. 가치있는 여행으로 하나씩 채워가는 준비, 시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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