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사회생활을 하면서 배운 가장 큰 깨달음이었습니다. 산업기능요원을 마치고 대학으로 돌아온 저는 생각했습니다.
졸업하면 무조건 돈 많이 주는 대기업에 입사하겠다. 회사는 돈 많이 주는 곳이 최고다.
대학교 2학년 2학기에 복학을 하였습니다. 그리고 그때부터 대기업에 입사하기 위한 준비를 하였습니다. 산업기능요원으로 일하고 대학으로 돌아오니 학교 수업들이 너무 시시하고 재미없었습니다. 교양수업은 모두 시간낭비에 쓸데없는 수업이라는 생각이 들었고 대학에서 배우는 전공의 수준도 너무 낮았습니다. 더 이상 대학에서의 배움은 저에게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사실을 깨달았습니다. 그리고 그때부터 대학은 졸업장을 따기 위해 다니는 것으로 생각하기 시작하였습니다.
그리고 대학을 다닐 시간에 경력을 쌓기로 결정하였습니다. 대학교 공부를 할 시간에 프리랜서로 일하며 이력서에 넣을 경력을 쌓았고 돈을 벌었습니다. 대학을 다니며 필요 없는 수업은 듣지 않았습니다. 대학 졸업을 위해 최소한의 노력만 하였습니다.
그렇게 경력을 쌓던 중 삼성전자에서 운영하던 삼성소프트웨어 멤버십이라는 연구소를 알게 되었습니다. 삼성소프트웨어 멤버십은 대학생들 중 개발 분야에 재능이 있는 학생들을 찾아 선발하고, 과제를 진행하며 학생들을 성장시켜주는 연구소였습니다. 또한 과제를 진행하며 과제비도 지원해 주었고 삼성전자연구소와 함께 프로젝트를 진행할 수 있는 경험도 쌓을 수 있었습니다. 심지어 대학을 졸업할 때 삼성전자에 입사할 수 있는 기회도 주어졌습니다.
삼성소프트웨어 멤버십이라는 것을 알게 된 순간 이곳이 저에게 꼭 필요한 기회라는 것을 느꼈습니다.
'돈도 벌고, 경력도 쌓고, 대기업에 입사까지 할 수 있는 이런 곳이 있었구나. 무조건 들어가야 한다.'
저는 몇 달을 멤버십에 들어가기 위해 준비했고 높은 경쟁률을 뚫고 멤버십에 합격하였습니다. 멤버십에 들어가자마자 바로 과제를 시작하였고 동시에 프리랜서로 일도 하였습니다. 삼성멤버십을 통해 삼성전자연구소의 과제를 하게 되면 한 달에 150만 원이라는 과제비가 나왔습니다. 짧게는 2달, 길게는 반년 이상 삼성전자 연구소와 과제를 같이 하였습니다. 산업기능요원을 하며 쌓은 경력으로 어렵지 않게 과제를 따올 수 있었습니다. 삼성전자연구소와의 과제 이외에도 프리랜서로 활동하며 많은 돈을 벌었고, 학생으로서는 벌기 어려운 큰돈을 벌기 시작하였습니다.
그 당시 저는 돈을 모을 생각이 없었습니다. 하고 싶은 것도 너무 많고 사고 싶은 것도 많았습니다. 대학생이었지만 한 달에 300만 원 이상을 매달 벌었고 부족함 없이 살았습니다. 친구들과 매일 맛집을 찾아다니고 최신 카메라, 게임기 등 사고 싶은 대부분을 샀습니다. 돈은 졸업 후 모아도 된다는 생각으로 원 없이 쓰기 시작했습니다.
그렇게 2년 반을 보냈습니다. 그리고 슬슬 모든 것이 지겨워지기 시작했습니다. 생각보다 돈을 쓰는 즐거움은 오래가지 않았습니다. 아무리 비싸고 좋은 물건을 사더라도 그 기쁨은 3달을 넘어가기 힘들었습니다.
모든 것이 지겨워질 무렵 문득 책상 위 먼지 쌓인 물건들이 보였습니다. 그리고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렇게 사고 싶었던 물건들이 이제 지겹고 쓸모가 없어졌네…. 물질적인 것들은 언젠가 다 사라지는구나..'
정말 후회 없이 돈을 써보니 물질적인 것들에 대한 허무함이 밀려왔습니다. 그리고 이런 생각도 들었습니다.
'물질적인 것들은 언젠가 전부 사라지는데 내가 이렇게 돈을 벌려고 노력하는 이유가 뭘까?'
모든 것이 허무했습니다.
'이렇게 열심히 일하고 경력을 쌓고 돈을 벌어서 원 없이 썼는데…. 남은 것은 허무함 뿐이구나'
허무함에 빠져있던 저는 그때부터 물질적인 것들이 아닌 평생 사라지지 않을 저에게 남는 것들에 투자하기 시작했습니다.
다양한 취미를 만들고 배웠으며, 많은 곳을 여행하였습니다.
그리고 나에게 돈이 의미하는 것이 무엇인지, 왜 내가 돈을 벌어야 하는지, 돈을 어떻게 내 행복으로 바꿀 것인지에 대해 생각해 보게 되었습니다.
비록 눈에 보이지 않는 곳에 돈을 투자했지만 눈에 보이는 것보다 많은 것을 알려주었습니다.
그리고 이 깨달음은 저에게 돈이란 어떤 의미가 있는지 생각하게 해 주었고, 왜? 내가 돈을 모아야 하는 것인지에 대한 목적을 만들어 주었습니다. 제게 돈의 의미를 단순히 물질적인 만족을 채워주는 도구가 아니라 저의 행복을 만들어 줄 수 있는 도구로서의 의미를 갖게 해 주었습니다.
그리고 지금까지도 전 물질적인 것에는 크게 관심이 없습니다. 지금 제 방에도 40인치 티브이와 게임기 한대가 제 물건의 전부입니다. 하지만 부족함을 느끼지는 않습니다.
“여러분에게 돈은 어떤 의미인가요?”
무작정 돈을 벌어야겠다는 결심 이전에 본인에게 돈이 어떤 의미가 있는지, 내가 왜? 돈을 벌고 싶은지부터 자신에게 질문해 보셨으면 좋겠습니다.